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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화/생활
[2557호] 2019.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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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통신]‘스코틀랜드 여왕 메리’의 시얼샤 로넌

“메리는 배짱 있는 여왕 연기하면서 나도 강해졌다”

LA= 글·사진 박흥진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 회원 

시얼샤 로넌(24)은 영화 ‘스코틀랜드 여왕 메리’에서 영국의 통치권을 놓고 라이벌인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1세(마고 로비 분)와 겨룬다. 하지만 끝내 처형당하고 만다. 비운의 스코틀랜드 여왕 메리 역을 맡은 시얼샤 로넌과의 인터뷰가 최근 할리우드의 ‘런던호텔’에서 있었다.
   
   창백할 정도로 하얀 피부를 지닌 로넌은 아직도 귀여운 소녀 모습이었는데 질문에 악센트가 있는 콧소리로 야무지고 똘똘하게 대답했다. 아역배우 출신인 로넌은 뉴욕의 브롱스에서 태어났으나 부모와 함께 세 살 때 아일랜드로 이주해 현재 더블린에서 살고 있다. 로넌은 ‘레이디 버드’를 비롯해 모두 세 차례 오스카상 후보에 오른 연기파다.
   
   
   - 역사극에서 여왕 노릇하기가 힘들었는가. “감정적으로 도전적이었는데 내가 여왕 역을 한다는 사실을 머릿속에 각인시키는 것 자체가 도전이었다. 왜냐하면 여왕이라는 것은 하나의 개념이지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메리에 관한 역사책들을 통독했다. 이런 접근 방식을 때론 내려놓고 내가 과거에 맡았던 다른 허구의 인물을 대하듯이 메리 역에 다가갈 필요도 있었다. 악센트와 의상, 분장과 헤어스타일 및 메리의 동작 등을 갖추고 배워가면서 메리와 한사람이 되려고 노력했다.”
   
   - 가장 최근에 당신이 감정적으로 깊은 감동을 받은 예술작품은 무엇인가. “얼마 전에 처음으로 본 마이크 리 감독, 레슬리 맨빌과 짐 브로드벤트 출연의 ‘어나더 이어(Another Year)’다. 레슬리의 연기는 지금까지 내가 본 연기 중에서 가장 눈부신 것이었다. 그런 강렬한 연기를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보면서 마치 바늘방석에 앉아 있는 기분이었다. 난 지금 ‘작은 아씨들’(Little Women·오는 12월 개봉 예정)을 찍고 있는데 레슬리의 연기가 내 역을 표현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 당신은 연기뿐 아니라 용모도 메릴 스트립과 닮았다고들 하는데 이에 대한 느낌은 어떤가. “그렇게 재능 있는 사람과 연기와 용모가 닮았다는 말을 듣는 것은 참으로 멋진 일이다. 그보다 더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도 없다.”
   
   - 엘리자베스 역의 마고 로비와의 관계는 어땠는지. “우린 리허설 중에도 서로 멀리 떨어져 있기로 했다. 촬영 전에 잠깐 몇 차례 만났을 뿐이다. 그래서 분장한 마고 로비의 모습이나 그녀가 어떻게 역을 해낼지에 대해서도 전연 몰랐다. 그건 그쪽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서로를 모른다는 것이 내 역에 큰 도움이 되었다. 거의 영화 마지막 부분에 가서 우리가 처음으로 만났을 때의 표정은 연습한 것이 아니라 실제의 것이었다. 우린 한 달 만에 처음으로 만나 감정적이 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너무 격해 몸이 떨릴 지경이었다. 그것은 내가 영화 세트에서 겪은 가장 강렬한 경험 중 하나였다.”
   
   - 분장한 마고 로비의 모습을 보고 얼마나 놀랐는가. “인상이 너무 강해 대단히 놀랐다. 혹독하도록 엄격한 모습이었다. 실제 엘리자베스 여왕의 모습을 그대로 닮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내가 원래의 마고 로비 얼굴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토록 달라진 모습에 충격을 받았을 정도였다. 그에 반해 내 모습은 너무 누추해 우린 서로 극과 극에 서 있는 셈이었다.”
   
   - 역사적 관점에서 메리라는 여자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스코틀랜드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이다. 지금도 메리는 스코틀랜드 문화와 독립성을 대변하면서 스코틀랜드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영국이 아닌 순수한 스코틀랜드의 상징이다. 그것은 매우 귀중한 사실이다. 그리고 메리는 강한 사람이었다. 난 사람들 기분을 상하게 하기를 꺼려하는 약골인데 그런 내가 배짱 대단한 메리 역을 하면서 나도 모르게 강해지고 결단력을 갖게 됨을 알 수 있었다. 메리는 자신의 본능을 믿은 사람이었다. 우리가 무언가를 결정하려면 메리처럼 자신의 배짱을 믿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역은 젊은 여자인 나를 고무시켜주었다. 또 직업인으로서도 내가 할 일을 결정하는 데 큰 힘이 되었다.”
   
   - 메리 얘기는 그동안 영화와 TV 작품으로 여러 차례 만들어졌는데 그것들을 참고했는지. “아니다. 내가 할 일을 다른 사람이 한 것과 비교하지 않기 위해서 안 봤다. 메리에 관한 책과 그 시대에 관한 책들은 많이 봤다. 그러나 어느 순간에 가서 나는 책에서 배운 것을 다 접어놓고 배우로서 느끼는 바를 역에 투입해야 했다. 그것은 내가 다른 영화에서 역을 맡았을 때의 자세와 마찬가지였다.”
   
   - 젊은 여성으로서 연기한 역사적 인물이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그것이 실제 인물이든 아니든 간에 어떤 인물을 연기하려면 그 사람을 실제 인물로 취급해야 한다. 그래서 그 인물에 대해 알아야 한다. 그 사람이 잘났건 못났건, 또 똑똑하건 멍청하건 간에 그 사람은 본질적으로 연기하는 사람의 한 변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마치 새 사람을 친구로 맞아 그로부터 새 아이디어나 의견을 취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 메리는 ‘그 누구에게도 머리를 숙이지 말라’고 말하는데 이 말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것은 자신을 잘 알아서 타협할 때와 아닐 때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남의 말을 무시하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하겠다고 하면 그 사람은 매우 고독한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중간 지점에서 사람을 만나 그의 얘기를 듣고 타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자신의 입지를 지켜야 한다. 타협은 하면서도 자신을 아는 것과 함께 자신에게 중요한 것을 버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난 집에서 그런 교육을 받으며 자랐다.”
   
   - 메리는 당신과 같은 24살 때 아들을 낳았는데 당신도 아이를 낳고 싶은가.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 아이들을 낳고 싶다. 내가 늘 바라는 바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개를 갖고 싶다.”
   
   - 이 영화에 나오기 전에 메리에 대해 잘 알고 있었나. “학교에서 역사를 공부할 때 들은 적이 있다. 그러나 다 단편적인 것으로 완전한 내용이 아니었다. 역을 맡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메리에 관해 파고들었다. 그러면서 메리에 관한 많은 문서들이 얼마나 허위이고 불공정한지를 알게 되었다.”
   
   - 메리에 관해 공부하면서 가장 놀랐던 것은 무엇인가. “메리가 정치적으로 상당히 기민한 사람이고 훌륭한 정치인이었다는 사실이다. 메리는 스코틀랜드로 돌아오기 전까지 어렸을 때부터 궁정에서 프랑스 왕비로 자랐기 때문에 궁정 안에서 돌아가는 일에 정통했다. 그런데도 역사가들은 메리를 그렇게 묘사하지 않았다.”
   
   - 휴가는 가는지. “될 수 있는 대로 자주 가려고 한다. 최근에는 이탈리아에 다녀왔다.”
   
   - 최근 전 세계적으로 여성이 집권자가 된 나라가 많은데 그런 면에서 이 영화가 현재 국제 정세를 어떻게 반영한다고 생각하는가. “역을 맡으면서 나는 이 영화가 정치인과 왕실 사람들을 보다 인간적으로 그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린 그들을 신문이나 TV로 보면서 그들이 사람이라는 것을 잊곤 한다. 이 영화를 통해 그들의 막후 얘기를 들려주면서 사람들이 형식적으로만 알던 정치인이나 왕실 사람들의 인간적인 면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우리가 실제의 그들을 보는 시각을 새롭게 해주었다고 생각한다.”
   
   - 요리는 하는가. “주로 엄마가 한다. 난 요리 솜씨가 아주 서툴다. 그러나 먹긴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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