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하게 살아야 존엄하게 죽을 수 있다

존엄하게 산다는 것

게랄트 휘터. 인플루엔셜. 1만4800원

지난해 2월 존엄사법이라고 불리는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되고 나서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3만6000여명이 연명치료를 받지 않거나 중단했다. 존엄성을 잃지 않은 채로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서 독일에서 손꼽히는 지식인인 뇌과학자 게랄트 휘터가 질문을 던진다.

“당신의 죽음이 존엄하길 원한다면 먼저 삶이 존엄해야 하지 않는가.”

존엄한 삶이란 철학책에서나 나오는 이야기처럼 보이는 시대다. 갑질이 일상화되고 혐오표현이 난무하는 시대에 존엄하게 살기란 도대체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게랄트 휘터는 존엄이란 인간만이 지닌 감각으로 반드시 다시 되살려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저 말 몇 마디로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뇌과학자로서 게랄트 휘터는 왜 존엄을 되찾는 것이 중요한지 뇌의 기능과 역할, 발달단계를 통해 설명한다. 철학, 뇌과학, 심리학과 교육학이 한데 얽혀 있다. 술술 읽히는 쉬운 문장으로 구성돼 있지만 쉬이 책장을 덮을 수 없는 책이다.

침묵하는 우주

폴 데이비스. 사이언스북스. 2만2000원

세티(SETI)는 외계 지성체를 탐사하는 프로젝트로 60년째 계속돼왔다. 그러나 여전히 우주는 침묵하고 있다. 세티 프로젝트를 주도해온 저자가 이에 대해 설명한다. 우주에 우리밖에 없다면 그건 어떤 의미인지, 세티의 모든 내용이 실려 있다.

어른은 어떻게 성장하는가

존 헤네시. 부키. 1만6000원

빌 게이츠,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부 장관,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 등 이 책을 추천하는 이들의 면면이 화려하다. 스탠퍼드대 총장을 지낸 저자가 리더십의 10가지 조건에 대해 얘기한다. 구체적이고 혁신적이다.

노래하는 페미니즘

박준우. 한길사. 1만4500원

팝 음악은 그동안 다른 어떤 예술 장르보다 더 소리 높여 페미니즘을 말하고 힘을 모아온 장르다. 미국의 흑인 민권운동을 지지한 니나 시몬, 빌리 홀리데이부터 최근의 비욘세와 쟈넬 모네에 이르기까지, 팝 음악과 페미니즘의 연대기가 정리돼 있다.

부모가 된다는 것의 철학

진 커제스. 클. 1만6000원

부모가 된 철학자가 질문을 던진다. 친부모는 아이에 대해 특권을 가질까. 아이를 위해 거짓말을 해도 될까. 다 큰 아이를 위해서는 어떤 일을 해야 할까. 육아지침서가 아니다. 부모가 접할 수 있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 묻고 답하는 철학서다.

자금성의 보통 사람들

왕이차오. 사계절출판사. 1만6800원

자금성은 중국의 황제가 살던 곳으로만 기억된다. 그러나 거대한 자금성을 움직인 것은 수많은 보통 사람들이었다. 하급관료, 환관, 궁녀와 장인, 수위병, 시장 상인과 외국인 선교사에 이르기까지 자금성에 살던 사람들의 역사를 재구성한 책이다.

그리스도는 에볼리에 머물렀다

카를로 레비. 북인더갭. 1만5800원

대표적인 현대 이탈리아 작가로 꼽히는 저자의 책이 처음으로 번역 출간됐다. 기독교 문명에서 외면받은 남부 이탈리아 지역의 척박한 역사를 그린 작품으로 정치적 격동의 시기에 생생하게 펼쳐지는 인물과 사건이 아름다운 문장으로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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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단신
김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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