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의 판타지 ‘신작’ ‘죽음’을 바라보다

진이, 지니

정유정. 은행나무. 1만4000원

죽음, 그리고 보노보다. 전작 ‘종의 기원’으로 ‘스릴러의 여왕’이라는 이름까지 얻은 정유정 작가의 신작을 두 가지 단어로 요약하자면 그렇다. ‘진이, 지니’는 교통사고로 의식불명이 된 사육사 진이의 영혼이 보노보의 몸에 들어가면서 일어나는 판타지소설이다. 전작과 달리 개성 있는 판타지소설이지만 다루는 주제가 결코 가벼운 것은 아니다.

작가는 30년 전 자신이 간호사로 일할 때 겪었던 어머니의 죽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니까 이번 신작은 죽음에 대한 이야기다. 죽음을 맞이한 화자가 죽음을 수용하는 과정에 대한 글이다. 그런데 왜 보노보일까. 인간과 유전자가 98.7% 일치한다는 보노보는 “인간만큼 공감능력과 연대의식이 뛰어난 존재”라고 작가는 말한다. 결국 연대와 공감, 죽음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판타지로 풀어나갔다는 설명이다.

읽기에는 쉽지만 책장을 덮고 나서는 곱씹게 되는 글이다. ‘따뜻하고 다정하고 뭉클하다’는 출판사의 소개말이 딱 어울린다.

죽음

베르나르 베르베르. 열린책들. 각 1만4000원

열렬한 팬을 거느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이 출간됐다. 이번에는 추리소설이다. 갑자기 죽음을 맞이한 추리작가가 누가 자신을 죽였는지 파헤쳐나간다. 소설가 본인을 닮은 주인공이 등장해 프랑스 문학계에 대한 이야기까지 풀어놓는다.

국보를 캐는 사람들

김상운. 글항아리. 1만9500원

유물과 유적을 발굴한다는 것은 역사를 발굴하는 일이다. 1970년대 본격화된 유물·유적 발굴사업은 한때는 어설펐지만 날이 갈수록 전문화되고 있다. 단지 흙만 파헤치지 않는다. 역사학자·건축가·공학자·고고학자의 일이 어우러진 글이다.

세계는 들끓는다

놈 촘스키. 창비. 1만6000원

아흔을 넘긴 노학자는 여전히 희망을 이야기한다. 환경문제와 전쟁의 위협, 민주주의의 위기와 테러와 가난에 시달리는 세계의 문제를 짚어내고 원인을 분석하며 해결책을 제시하는 그의 시선이 날카롭다. 12번의 인터뷰를 묶은 대담집이다.

아름다운 미생물 이야기

김완기·최원자. 사이언스북스. 2만5000원

미생물의 역사는 지구의 역사다. 40억년 전에 처음 지구상에 모습을 드러낸 미생물은 모든 생물의 원류다. 미생물학자 두 명이 힘을 합쳐 낸 책에서는 미생물의 진화사뿐 아니라 생활 속 미생물, 미생물 산업에 대한 이야기까지 두루 실렸다.

행동하는 종이 건축

반 시게루. 민음사. 1만3800원

세계적인 건축가 반 시게루는 확고한 건축 철학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전 세계 재해현장을 돌며 공공건물을 지어 피해자를 도왔고 사회적 약자의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종이 건축’이라고 부르는 사회적 건축에 대한 그의 철학이 담겼다.

호모 사피엔스, 그 성공의 비밀

조지프 헨릭. 뿌리와이파리. 2만8000원

진화는 생물학적으로만 진행되지 않았다. 문화가 인류의 진화를 이끌고 인류는 진화하면서 문화를 발전시켰다. 문화는 어떻게 인간을 영리한 존재로 만들었을까. 하버드대 진화생물학 교수인 저자가 문화와 유전적 진화의 접점에 대해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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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단신
김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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