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책임’이라는 위선

엘리트 독식사회

아난드 기리다라다스. 생각의힘. 1만8000원

100년 전의 세상을 두고 말한 오스카 와일드의 문장은 지금에도 적용된다.

“최악의 노예 소유주는 자신의 노예들에게 친절하게 대해서 그 시스템으로부터 고통받는 이들과 그 시스템을 심사숙고하는 이들이 그것이 가진 끔찍함을 깨닫거나 이해하지 못하게 했던 사람”이라는 거다.

‘사회적 책임’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 같은 단어로 무장한 엘리트들이 사실은 변화시키려는 시스템을 만든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엘리트들은 비싼 양복을 갖춰입고 산을 깎아 만든 호텔에서 ‘세상을 바꾸는 자리’ 같은 포럼을 만들어 책임을 회피해왔다. 이런 전략은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표면적으로는 상황을 변화시킴으로써 실제로는 아무것도 변화시키지 않는 다양한 방식을 발견”한 것이다. 그 과정을 새로운 용어 ‘마켓월드’라는 것으로 설명한다.

그러니 우리는 불평등과 승자독식, 환경파괴의 책임이 있는 엘리트들에게 모든 것을 맡길 수 없다. 그들이 어떻게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친절한’ 전략을 채택해왔는지 낱낱이 파헤치는 책이다.

안정효의 자서전을 씁시다

안정효. 민음사. 1만9800원

요즘 자서전이란 치열한 취업과 입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그러나 저자는 진짜 자서전을 쓰는 일이야말로 삶을 반성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작은 혁명이라고 말한다. ‘나’의 역사를 기록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디지털 미니멀리즘

칼 뉴포트. 세종서적. 1만6000원

디지털 과잉은 이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늘 스마트폰을 붙들고 사는 아이부터 소셜미디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CEO까지. 자신을 통제하고 관계맺음을 정리하며 디지털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30일 디지털 정돈 프로젝트를 다룬 글이다.

해마를 찾아서

윌바 외스트뷔·힐데 외스트뷔. 민음사. 1만6800원

기억은 현대과학에서도 가장 미스터리한 영역으로 남아 있다. 바다생물을 닮은 뇌의 한 부분 해마는 기억을 관장하는 곳이다. 우리는 어떻게 특정 부분을 기억하는가, 허위기억과 망각은 왜 일어날까, 기억과 관련된 연구 성과를 되짚으며 알아본다.

미리 가본 내일의 도시

리차드 반 호에이동크. 세종서적. 1만8000원

네덜란드는 헬스·바이오산업에 특화된 나라다. 영미권이 아닌 네덜란드의 미래학자가 보는 미래도시 모습은 더 구체적이다. 미래에는 어떤 도시가 구성될 것이고 그 안에서 어떤 생활이 이뤄질지 예상하는 것은 물론 그에 따른 문제점도 예측한다.

어두운 시대의 사람들

한나 아렌트. 한길사. 2만8000원

‘어두운 시대’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 전후를 일컫는다. 이 책은 한 사람이 어두운 시대를 거치면서 어떤 영향을 받았고 어떻게 극복하려 했는지를 다룬다. 카를 야스퍼스, 로자 룩셈부르크, 벨터 베냐민 같은 시대의 선구자들의 모습이 담겼다.

도쿄가 사랑한 천재들

조성관. 열대림. 1만8800원

문화기행작가이자 천재연구가인 저자의 여덟 번째 책이 발간됐다. 도쿄의 천재를 다룬 책에서는 작가 나쓰메 소세키, 무라카미 하루키, 영화감독 구로사와 아키라, 애니메이션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기업가 도요다 기이치로의 이야기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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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단신
김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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