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탑
서울의 탑

한·중 양국의 풍경을 담은 ‘신수묵’이 한국을 찾는다. 노주 주칭준 작가 특별전이다. 신수묵(新水墨)은 이름 그대로 새로운 수묵화다. 기존의 수묵화에 다양한 기법과 소재를 도입해 현대적으로 해석한 화풍을 뜻한다. 도시의 풍경을 담거나, 수묵에 채색을 가미하는 식이다. 2012년 이래 중국 미술계의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폴리, 가디언 등 중국 국내 미술 경매에선 신수묵 작품들이 여러 번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치바이스 같은 전통 수묵의 거장을 넘어 신수묵에까지 컬렉터들의 관심이 넓어졌단 얘기다.

주칭준(73) 작가는 장쑤성 출신으로, 송대 사상가 주희의 32대 후손이다. 중국에서 서예와 그림을 전수받은 후 1991년부턴 핀란드와 스페인, 미국 등의 외국에서 전시회를 열고 강연을 했다. 미국에선 예술학교를 운영하며 중국 서화를 서양에 알렸다. 2006년엔 미국계 유대인인 그의 제자가 중국의 예술 경연에서 서예 부문 금상을 타기도 했다. 지금은 베이징에 거주하며 신수묵으로 작품 활동 중이다. 주 작가는 그의 글에서 신수묵을 논하며 ‘시대성’을 강조했다. “변화하는 사회상과 경관을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가의 문제다. 어떻게 하면 수묵의 전통을 지키면서 문인화의 관점으로 새로운 예술을 창조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이번 전시에선 신수묵 70여점을 볼 수 있다. 한국과 중국의 요즘 풍경을 그린 작품을 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서울의 경우, 남산의 서울타워와 경복궁의 모습을 수묵으로 그렸다. 중국은 롄윈강의 풍경을 포착했다. 롄윈강은 중국 장쑤성에 있는 항구 도시다.

이번 전시는 베이징 강소기업상회와 베이징 강소기업상회 서화예술원이 함께 주최한다. 베이징 강소기업상회는 베이징에 있는 기업 중 장쑤성(江蘇省·강소성) 출신 기업들의 모임이다. 회원사는 1만곳 이상이다. 장쑤성은 중국 지도에서 보면 동쪽 해안지역에 위치해 있다. 산둥성과 상하이시 중간 지역이다. 성도는 난징시. 중국 내에서도 경제 수준 최상위권에 속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지역내생산 총액이 약 9만2600억위안이다. 우리돈으로는 약 1557조원이다. 1636조원을 기록한 광둥성에 이어 중국 31개 지역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장쩌민과 저우언라이, 후진타오 모두 장쑤성 출신이다.

전시회가 열리는 동안 장쑤성 롄윈강의 인사들이 교류를 위해 한국을 찾는다. 롄윈강은 중국 14개 연해 개방 도시 중 하나이기도 하다. 전 세계 86개국 270여개의 항구와 해운으로 연결되어 있는 교통 중심지다. 중국과 중앙아시아, 유럽을 잇는 중국횡단철도(TCR)의 기점이기도 하다. TCR로 운송되는 화물 중 90% 가까이가 롄윈강에서 출발한다. 주칭준 특별전은 7월 5일부터 21일까지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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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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