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주간조선 로고

상단주메뉴

  • [할리우드 통신] ‘롱샷’서 대통령 후보役 샤를리즈 테론을 만나다
  • kakao 플러스친구facebooktwiteryoutube
  • 검색
  1. 문화/생활
[2567호] 2019.07.22
관련 연재물

[할리우드 통신]‘롱샷’서 대통령 후보役 샤를리즈 테론을 만나다

LA= 박흥진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 회원 

늘씬한 키다리 샤를리즈 테론(43)은 거의 위압감마저 느껴질 정도로 차가운 분위기를 지닌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최근 LA 비벌리힐스 포시즌스호텔에서 가진 인터뷰 때는 웬일인지 다정했다. 테론은 로맨틱코미디이자 정치 영화이기도 한 ‘롱샷’(한국 7월 24일 개봉)에서 미 대통령 선거전에 뛰어든 국무장관 샬럿 역으로 나온다. 대통령 후보가 된 샬럿이 우연히 자기가 16세 때 돌봐준 3세 연하의 기자 프레드(세스 로건 분)를 만나 그를 자신의 연설문 작성자로 고용하면서 둘 사이에 로맨스가 영근다.
   
   차기작을 위해 단발을 한 테론은 큰 소리로 웃으면서 역동적인 제스처와 함께 질문에 대답했다. 상소리도 거침없었다. 정치적 물음에는 대답을 회피하거나 한두 마디로 짤막하게 대답했다.
   
   - 당신이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된다면 최우선으로 할 과제가 무엇인가. “이 영화를 정치 영화로 보자는 얘기인가. 로맨틱코미디 영화를 놓고 실제 정치 얘기를 한다면 영화의 재미를 빼앗는 셈이 된다. 그래서 단지 지나치게 타협하지 않는 세상에서 열심히 일하는 정치가가 되겠다고만 말하겠다. 제발 부탁인데 난 지금 코미디를 팔고 있으니 정치 얘기로 날 못살게 굴지 말아달라.”
   
   - 16세 때 품었던 꿈이 이뤄졌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어렸을 때부터 현실성과는 관계없이 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언제나 내 삶은 스토리텔링과 연관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꿈이 이루어졌으니 믿을 수 없는 선물을 받은 셈이다. 무한히 감사한다. 난 매일 내가 사랑하는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배우를 직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어린 내 두 딸에게도 커서 그들이 사랑하는 일을 찾으라고 말한다. 그래야 행복하기 때문이다.”
   
   - 당신이 미국 대통령이라면 트럼프와는 어떻게 다른 정치를 하겠는가.(이 질문에 테론은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쥐고 고개를 테이블 위로 숙이면서 “아이고 맙소사. 또 정치 얘기야”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대통령이 돼도 그냥 여자로 남아있겠다.(이 말은 여자를 노리개로 아는 트럼프에 대한 조롱이다.) 그것만 해도 트럼프와 엄청나게 다른 것이다.”
   
   - 영화 속 샬럿이 어떤 점에서 요즘 여성을 나타낸다고 보는가. “영화를 기획할 때부터 샬럿을 실제로 자신들을 대변하는 매우 현대적인 여성으로 보이게 하려고 애썼다. 현대 여성이란 단순히 독립적이고 남자 알기를 우습게 아는 경직된 여자가 아니다. 현대 여성이란 존경과 함께 여성적인 면과 능력을 인정받기를 원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사랑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는 것이 이 영화의 의도이다.”
   
   - 세스 로건은 당신과 함께 일하면서 위압감을 느꼈다고 말했는데 실제로 그런 느낌을 지녔던 남자와 만나본 적이 있는지. “과거 사귀던 남자와의 관계를 보다 편안하게 하려고 나 자신을 내리누른 적이 있었다. 나를 실제보다 여러 면으로 작게 만들면 그 남자와의 관계가 원만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내 자신의 삶을 충분히 살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그 남자를 원망하게 되더라. 그래서 그렇게 살 바엔 독신으로 있겠다고 결심했다.”
   
   - 당신은 얼마나 정치적인가. 정치인들에 대해 분노를 느껴본 적이 있는가. “내가 얼마나 정치적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의식하면서 살기를 원한다. 정치인들의 정책이 어떻게 나와 내 아이들 그리고 이 지구의 질을 변화시킬 것이냐에 대해서도 외면하고 싶지 않다. 물론 정치인들이 하는 일에 대해서 분노를 느낀 적이 있다. 그러나 분노에 집착하다 보면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여자가 분노하면 흉을 보는 반면 남자들이 분노하면 줏대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난 요즘 사람들이 매우 분노하고 있는 것에 대해 동감한다.”
   
▲ 영화 ‘롱샷’의 한 장면.

   - 세스 로건은 로맨스 영화의 주인공으로 보기엔 쉽지 않은 외모인데 그와의 로맨틱한 호흡은 어땠는가. “사람들은 보통 영화의 상대역을 맡은 배우에게 성적 매력을 느껴야 섹스신에서 호흡이 맞는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완전히 오해다. 나는 성적으로 전연 이끌리지 않는 배우들과 공연하면서도 호흡이 잘 맞았던 경험을 여러 번 했다. 반드시 서로 사이가 좋아야 호흡이 잘 맞는 것은 아니다. 세트에 들어섰을 때 상대 배우가 날 안 좋아한다고 느낄지라도 ‘큰일 났네’ 하고 생각할 게 아니라 배우로서 그런 느낌을 고쳐 호흡이 맞도록 해야 한다. 그러려면 서로가 상대를 존경해야 한다.”
   
   - 학교 다닐 때 어떤 스타일의 남학생을 좋아했는가. “고등학교 때 나는 남들이 따돌리는 공부벌레를 좋아했다. 그때 신체 건강한 미남 아이에게 반한 적이 있었는데 그는 내게 전연 관심이 없었다. 반면 공부벌레와 데이트를 하다 보니 그 아이가 날 매력적인 여자로 여기더라. 그래서 몸과 마음이 후끈 달아올랐었다.”
   
   - 샬럿은 일에 빠져 요즘 유행하는 대중문화에 대해 무지한데 당신도 그런가. “난 어려서 대중문화에 대해 통제가 심했던 남아공에서 자라 그런 것에 대해 무지했다. 대중문화에 대해 완전히 무지하진 않았으나 아는 것이 별로 없었다. 요즘도 마찬가지다. 딸이 가수나 노래 제목을 말하면 구글을 찾아봐야 하는데 그 노래가 12년 전의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혀를 찬다.”
   
   - 점성술을 믿는가. “가끔 훑어보긴 하나 믿는다고 말하긴 어렵다. 나는 보이지 않는 것은 잘 믿지 않는 회의론자다.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해선 강한 연대감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아이를 가졌을 때는 ‘뭐 하는 짓이야’라면서도 중국 점책을 들춰보았다.”
   
   - 예쁘다는 말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난 어려서부터 ‘예쁘니 당연히 모델이 된다’는 말을 들으면서 자랐다. 그 당연이라는 것이 아주 싫었다. ‘미모’라는 말과 평화를 유지하게 된 것은 불과 10년밖에 되지 않는다. 이젠 더 이상 그것을 증명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나라는 존재는 미모를 넘어선 그 무엇이다. 미모라는 것 때문에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을 달성하는 데 지장이 많았다. 아이들은 나 같은 경험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
   
   - 작품은 어떻게 고르는가. “흔한 얘기지만 감독과 각본 그리고 공연 배우를 보고 고른다. 지난 10년간은 관객보다 날 위해서 작품을 선택했다. 사람들이 내게 갖고 있는 선입관을 떨쳐버리게 하기 위해서였다. 지난 25년간 배우 생활을 해왔는데 쉬운 일이 아니었다. 타협을 하지 않고도 성공했다는 것에 대해 자랑스럽고 아울러 감사한다. 이 영화처럼 전연 생각하지 않았던 로맨틱코미디에 나올 수 있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매우 재미있었지만 한편으론 겁도 났다.”
   
   - 데이트를 할 때 남자와의 관계에 대해 자신만만하게 생각하는가. “어떤 확신을 갖고 데이트에 임하긴 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멋진 결과를 가져온다는 뜻은 아니다. 그보다는 데이트를 통한 자신의 가치 판단에 대한 확신이라고 하겠다. 그것을 제대로 판단하기까지 수년이 걸렸다. 관계에 있어 중요한 것은 정직이다.”
   
   - 각본을 읽었을 때 어느 대목이 매우 우스웠는지. “첫 각본은 완성된 영화의 그것과 매우 달랐다. 첫 각본은 시대가 요즘이 아니고 장소도 달랐다. 그래서 각본을 재구성하기로 결정했다. 세스와 나를 비롯해 각본가들과 제작자들이 함께 앉아 다시 만들었다. 유머리스한 대사도 거기서 나온 것이다. 아주 즐거운 경험이었다.”
   
   - 고약한 농담을 할 줄 아는지. “고약하다 못해 냄새 나는 농담을 한다.”
   
   - 데이트를 생각할 때 아이들 문제가 개입되는가. “아이들(7살과 3살)이 아기였을 때는 그들이 내 삶을 완전히 장악했었다. 난 어머니가 너무나 되고 싶었기 때문에 아이들을 키우는 데 전력투구했다. 하고픈 일을 하고 난 뒤 집에 돌아와 아이들을 돌보는 일이 너무나 좋았다. 그래서 다른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이들이 점점 자라면서 자신의 삶도 빠끔히 열리게 마련이다. 난 데이트를 해도 대뜸 이 남자가 내 남편감이 될 것인가 하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멋진 친구로 함께 지내다 보면 더 진척이 되겠지라는 자세로 한다. 집착하는 것은 내 스타일이 아니다.”
   
   - 언제 감독으로 데뷔할 예정인가. “모르겠다. 그걸 많이들 묻곤 한다. 결코 안 한다고는 말하지 않겠다. 생각하지 않았던 제작자가 된 것도 마찬가지다. 되겠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과정을 통해 배우면서 자연적으로 그 일도 하게 된다고 본다. 확실히 감독을 할 것이다.”
   
   - 남자로부터 퇴짜를 맞아본 적이 있는지. “물론이다. 데이트 후에 전화를 하지 않더라.”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주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