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에서 서울을 읽다

갈등 도시

김시덕. 열린책들. 2만원

김시덕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HK 교수는 전작 ‘서울 선언’을 통해 대로(大路)와 높은 빌딩이 아닌 골목을 살피며 서울을 읽어냈다. 그에 대한 주변의 반응 중에 이채로운 것이 있었다고 한다. ‘서울 선언’이 ‘서울 패권주의’가 아니냐는 얘기였다. 서울 주변의 도시에 뻗치는 서울의 영향력을 인정하면서도 서울과 ‘수도권’을 분리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김 교수는 새로운 개념을 들고나왔다. ‘대서울(Great Seoul)’이다. 아마도 영국의 런던 광역권을 지칭하는 ‘그레이터 런던(Greater London)’에서 착안한 것으로 보이는 이 개념은 서울에서 인천까지 한강을 따라 이어지는 거대한 도시 광역권이 하나의 유기적인 공동체를 구성하고 있다는 데서 나왔다. 서울 영등포에서 구로로, 안산과 인천으로 이전되는 공업 지역을 떠올려 보자. 서울의 서북부 가좌 지역과 고양시는 경계가 분명하지도 않다. 이 얽혀 있는 커다란 서울(대서울)에서 저자는 ‘밀려나는’ 사람들과 공간을 읽었다. 혐오와 갈등은 중심부에서 밀려나 주변으로 향한다. 서울의 중심에서 주변까지 모두 직접 답사하며 보여주는 글이다.

가짜 민주주의가 온다

티머시 스나이더. 부키. 2만원

소련이 해체됐을 때 전 세계 모두가 민주주의의 승리를 이야기했다. 그러나 저자는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 민주주의로 가장한 신권위주의가 부활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러시아에서 미국까지 권위주의가 어떻게 자리 잡고 있는지 살펴본다.

국밥

한국음식문화포럼. 따비. 1만3000원

한국 서민에게 가장 익숙한 음식은 국밥이다. 지역마다 특색 있는 국밥이 존재할 정도다. 설렁탕, 부산의 돼지국밥, 대구의 따로국밥과 남도의 간국은 어떻게 생겨났고 어떤 역사를 품고 있을까. 국밥을 통해 지역의 삶과 문화를 읽을 수 있다.

여성혐오의 시대

크리스틴 J 앤더슨. 나름북스. 1만6000원

페미니즘은 효용을 다했을까. ‘성 평등은 이미 이루어졌다’며 ‘포스트 페미니즘’을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안티 페미니즘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사회심리학자인 저자는 이에 반대한다. 더욱 은밀해진 여성 혐오의 양상을 파헤치는 글이다.

도서관의 삶, 책들의 운명

수전 올리언. 글항아리. 1만9000원

1986년 4월 40만권의 책을 태워버린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공도서관의 화재사건을 파헤친 논픽션 글이다. 화재가 왜 발생했는지, 책은 얼마나 훼손되었고 어떻게 복원되었는지, 도서관의 모든 것을 유기적으로 얽어 풀어낸 흥미진진한 글이다.

그들 뒤에 남겨진 아이들

니콜라 마티외. 민음사. 1만7000원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2018년 공쿠르상 수상작이 번역·출간됐다. 탈공업화로 텅 빈 지역이 되어가는 프랑스 북부 도시에서 태어나 자라는 아이들의 성장기를 다룬 소설이다. 다양한 층위의 갈등이 입체적이고 세밀하게 그려진 글이다.

한식 인문학

권대영. 헬스레터. 3만5000원

한식에 대한 음식 인문학적이고 과학적인 분석이 담긴 책이다. 식품공학을 전공한 저자가 한식의 유래와 인문학적인 지식을 폭넓게 조사해 풀어냈다. 한식은 다른 나라 음식과 비교해 어떻게 다를까. 한식 조리법에 대한 과학적 분석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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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단신
김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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