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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화/생활
[2583호] 2019.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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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통신]갱 영화 ‘아이리시맨’의 로버트 드 니로

세계적인 대배우 로버트 드 니로(76)는 최근 넷플릭스가 만든 3시간30분짜리 대하 갱영화 ‘아이리시맨’에 출연했다. 드 니로는 이 영화에서 이탈리아 범죄조직 두목 러셀 버팔리노(조 페시 분)에 고용돼 근 30년간 충실한 킬러 노릇을 한 아일랜드계 프랭크 쉬란으로 나온다. 실화를 바탕으로 마틴 스콜세지가 감독한 ‘아이리시맨’에는 배우 알 파치노도 등장한다. 그는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다 1975년에 실종된 미 트럭 노조위원장 지미 호퍼로 나온다.
   
   최근 LA 비벌리힐스 포시즌스호텔에서 인터뷰를 가진 드 니로는 생각했던 대로 침울한 표정에 무뚝뚝했다. 대답도 처음에는 사무적이었다. 하지만 나중에는 ‘이게 웬일인가’ 할 정도로 달라졌다. 시간이 가면서 긴장이 풀려서인지 특유의 우는 것 같은 미소를 지으면서 농담까지 했다. 놀랄 정도로 친화적이었는데 나이 때문일까 생각도 들었다. 인터뷰 후 사진을 찍을 때 필자가 “당신은 훌륭한 배우”라고 추켜세웠더니 “생큐”라며 미소를 지었다.
   
   
   - 상영시간 3시간 반짜리 영화를 찍는 일이 쉽지가 않았을 텐데. “좋은 경험이었다. 시간대도 수십 년에 걸쳐 변하고 수많이 여러 장면을 재촬영했지만 넷플릭스가 전적으로 우리에게 모든 것을 맡겨 매우 편안하게 영화를 만들었다. 영화에서 할 얘기가 많아 쉬지 않고 끊임없이 촬영을 해야 했지만 최선을 다한 결실을 맺었다. 그 결과에 행복감을 느낀다.”
   
   - 이 영화는 잠시 극장에서 상영된 후 TV를 통해 방영될 예정인데 그에 대한 소감은 어떤지. “그런 추세는 불가피한 일이다. 어떤 매체를 사용하든지 하고픈 얘기를 가장 훌륭하게 하면 된다고 본다. 요즘에는 TV가 엄청나게 커져 집에서 봐도 옛날과는 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나도 영화는 극장에서 보기를 원하나 모든 것은 변하게 마련이다. 10년 후 어떤 변화가 올지 누가 알겠는가.”
   
   - 영화는 역사적 사실을 극적으로 만들려고 왜곡시켰는데. “난 영화의 원작인 책을 읽었을 때 그 내용을 믿었다. 사소한 것들이 축적돼 대단원의 막을 장식하는 과정이 신빙성이 있었다. 매우 사실적이었는데 모든 것이 그렇게 사실적으로 느껴지고 신빙성이 있다면 그것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괜찮다고 생각했다. 물론 영화이니만큼 허구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것은 영화 제작의 한 부분이기도 하다. 반드시 모든 것이 정확해야 한다고 보진 않는다. 이 영화는 사실과 엄청나게 다른 것은 아니다. 난 그런 허풍을 좋아하지 않는다.”
   
   - 당신과 알 파치노는 젊었을 때부터 잘 아는 사이로 알고 있다. 하지만 함께 일한 경우는 극히 적은데 이번에 본격적으로 연기한 느낌은 어떤가. “우린 20대부터 알고 지내왔다. 가끔 만나서 영화와 변화하는 영화계에서의 우리의 처지를 얘기했다. 오래전에 우리가 함께한 영화의 시사회에 참석했을 때 팬들이 열화와 같은 호응을 하는 것을 보고 그들을 위해서라도 언젠가 같이 자랑할 만한 영화를 만들자고 얘기했다. 그래서 이번 영화의 마지막 촬영이 끝났을 때 알 파치노에게 ‘우리 함께 영화 만들자고 얘기한 것 기억하느냐’고 물었다. 영화를 찍으면서 우린 모두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이 영화야말로 우리 둘에게 딱 맞는 작품이었다.”
   
   - 할리우드 황금기의 가장 훌륭한 배우들이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내가 말할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전성기의 말런 브랜도와 그레타 가르보를 들겠다. 더 있을 텐데 당장 생각이 안 난다.”
   
   - 당신은 LA 스시집 ‘노부’의 공동 주인인데 스시집에 얼마나 자주 들르는지. “내 아이들과 함께 정기적으로 단골집인 ‘노부’에 간다. 얼마 전에 와규 소고기를 먹었는데 진짜 맛 좋더라.”
   
   - 언제 배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는가. “어렸을 때 TV로 서부극을 보면서 ‘저 사람이 할 수 있다면 난들 왜 못 해’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이 내 생계수단이 됐다.”
   
   - 영화에서 당신의 젊었을 때 모습을 컴퓨터로 재생했는데 그 모습을 본 소감은. “처음엔 나와 알 파치노와 조 페시의 젊었을 때 역을 젊은 배우들을 기용해 촬영할 것을 논의했었다. 그러나 결국 마티(스콜세지의 애칭)는 넷플릭스의 동의하에 엄청나게 발전한 컴퓨터 기술을 쓰기로 결정했다. 우린 그 덕분에 영화 전체에 나올 수 있어 아주 흡족했다. 테스트틀 거쳐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 우린 최선을 다해 보는 사람들이 진짜처럼 느낄 수 있도록 만든다는 것에 흥분했다.”
   
▲ 영화 ‘아이리시맨’의 한 장면.

   - 젊었을 때는 어떻게 연기했는가. “동작코치의 지도를 받았다. 걷는 동작과 등을 굽히는 동작, 또 계단을 내려가는 동작 등 모든 동작에 관해 코치로부터 지도를 받았다. 계단을 내려가는 연기를 할 때 코치가 너무 느리다고 말해 30대 시절처럼 뛰듯이 빨리 걸어 내려갔는데 그 장면을 나중에 마티가 잘라버렸다.”
   
   - 당신은 마티와 함께 여러 편의 영화를 찍었는데 둘의 절묘한 콤비네이션의 비결은 무엇인지. “나는 마티와 오래 함께 일할 수 있는 행운을 가졌다. 난 참으로 운이 좋다. 마티는 나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들에게도 자신이 가진 아이디어를 보여주라고 말하곤 한다. 그는 늘 우리가 하는 말을 경청한다. 아주 엉뚱하지만 않으면 아이디어를 실천해보려고 시도한다. 그는 완전히 마음의 문을 열어놓은 사람이어서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다. 그를 믿을 수 있는 만큼 우리도 그를 위해 무언가를 보다 많이 하려고 애쓰게 마련이다. 앞으로도 마티와 함께 일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럴 것이다. 그에겐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마티와 만든 영화는 매우 특별한 것으로 누구도 그것을 우리에게서 빼앗아갈 수 없을 것이다.”
   
   - 이런 무거운 영화 말고 가벼운 영화를 만들어볼 생각은 없는가. “가벼운 것이 자주 주어지진 않지만 작품만 좋다면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누구와 같이 영화를 만드는지가 중요하다. 특별한 것을 만든다는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 최근에 한 제작자가 새 작품에 단역으로 나와달라는 제의를 해왔다. 아직 출연을 결정한 것은 아니나 좋은 영화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것이었다.”
   
   - 인정사정없이 살인을 하는 프랭크의 도덕관을 어떻게 보는가. 그의 살인에 대한 무감각은 2차대전에 참전했던 경험의 결과라고 보는가. “그가 전장에서 많은 살상을 목격한 것이 살인에 대한 무감각의 한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마티는 살인 장면을 너무 과격하게 묘사하길 원치 않았다. 프랭크가 2차대전 전투에서 독일군 포로를 살해하지 않았더라면 나중에 그렇게 쉽게 살인을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가톨릭 신자로 자랐기 때문에 후에 나이가 들어 죄의식에 시달리게 된다. 그러나 죄의식을 느끼는 것은 반드시 가톨릭 신자여서만은 아니다. 무슨 종교를 믿건 자기가 잘못을 저질렀기 때문에 느끼게 되는 것이다.”
   
   - 당신이 더 나이를 먹었을 때의 모습으로 분장한 것을 보고 어떤 심정이었는지. “얼굴을 늙게 만드는 것은 젊게 만드는 것보다 훨씬 쉽다. 그리고 믿을 수 있도록 보이기만 한다면 늙은 내 얼굴을 보는 것은 별 문제가 아니다. 때론 약간 허영심이 발동해 늙은 내 얼굴을 수정하는 문제를 편집자와 논의해 고치는 경우도 있었지만 난 그런 문제는 담당자에게 맡기고 별로 간섭을 하지 않는다.”
   
   - 죽을 때까지 연기할 생각인가. “나에게 어디로 가란 말인가. 난 꾸준히 바쁘게 일하는 것을 선호한다. 물론 때론 속도를 늦춰야 할 때도 있지만 내겐 쉬기 위해서라기보다 내가 하는 일에 대해 똑바로 정신을 집중하기 위한 감속이다.”
   
   - 음악이 당신 연기에 어떤 도움을 주는가. “연기할 때도 그렇지만 특히 감독을 맡았을 때 영감을 주었다. ‘브롱스 테일’과 ‘굿 셰퍼드’를 연출할 때 음악이 큰 도움이 되었다. 음악은 하나의 성격을 지닌 개체로 이야기 진행에 필수적이다. 나는 음악을 사랑하는데 무언가를 위해 바른 음악을 찾는 것을 즐겨한다. 연기할 때 종종 한 장면을 시작하기 전에 음악을 듣는다.”
   
   - 연기에 무슨 비법이라도 있는가. “없다. 자기가 하는 연기에 대해 생각하면 안 된다. 그저 그 순간에 빠져들어야 한다.”
   
   -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장르는 무엇인가. “이 영화와 같은 갱영화다. 마티와 이런 영화를 여럿 만들어 이제 어떤 것을 만들어야 하는지, 우리가 할 일에 대해 훤히 알고 있다. 그러나 이런 장르 외에 만들고 싶은 영화들도 있다. 지금 그 내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데이비드 러셀 감독과 이 영화와는 전혀 다른 것을 논의하고 있다.”
   
   - 당신이 시작한 뉴욕의 트라이베카영화제에 아직도 깊이 관여하고 있는가. “물론이다. 깊이 관여하고 있다. 사소한 실무적인 일에는 관여하고 있지 않으나 전 세계의 다양한 영화인들과 함께 생동감 넘치는 영화제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최고의 이야기들을 선보이려고 애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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