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한 산골마을의 유랑책방 이야기

몬테레조 작은 마을의 유랑책방

우치다 요코. 글항아리. 1만4000원

일본의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이탈리아 동북부 베네치아에 머무르며 낡고 작은 책방들을 탐험하고 있을 때 4대째 책방을 운영하고 있다는 이탈리아 남자가 자신의 고향을 소개했다. “몬테레조입니다.”

지도에서도 찾기 힘든 이탈리아 서북부 산골에 있는 작은 시골 마을, 조금만 걸어나가면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몬테레조의 특산품은 책이다. 몬테레조 사람들은 자신의 아버지, 할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이탈리아 도시 곳곳을 돌아다니며 헌책을 파는 ‘유랑책방’으로 생계를 이어왔다. 여름이면 와인도, 빵도 아닌 책을 옆에 끼고 축제를 보내는 마을이다. 자연히 ‘도대체 어떤 곳이기에’라는 의문이 들 법하다.

저널리스트의 호기심이 발동한 저자가 몬테레조를 직접 찾아 풀어낸 이야기들은 깊고 풍부하다. 단순한 기행기가 아니다. 괴테와 나폴레옹, 파시스트당을 아우르는 역사 속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탐험하고 추적하는 음유시인의 시 같은 글이다. 한 유랑책방에서 시작한 이야기의 무게가 무겁다.

특권

셰이머스 라만 칸. 후마니타스. 2만원

백인 상류층 자녀들로 가득하던 미국의 명문 사립고등학교에도 다양한 인종의 학생들이 채워지기 시작했다. 이제 ‘공정’한 사회가 온 것일까. 교육학자인 저자가 신엘리트들이 어떻게 새롭게 사회의 불평등을 만들어내는지 탐구해 밝혀냈다.

서른다섯, 내 몸부터 챙깁시다

최혜미. 푸른숲. 1만7000원

서울대 의류학과를 졸업해 패션잡지 기자로 일하다가 한의사로 전직한 저자의 이력이 흥미롭다. 저자는 늘 불편함을 느끼지만 막상 몸을 돌아본 적 없는 여성들에게 몸의 하나하나를 짚어 설명한다. 몸을 점검하고 몸에 대해 배우는 글이다.

뉴스를 묻다

크리스토퍼 앤더슨 외. 한울엠플러스. 3만2000원

뉴스에 대한 90가지 넘는 질문이 실렸다. ‘세계 최초의 신문은 언제 발간됐는지’ 역사적 사실에서부터, ‘왜 언론에는 익명의 정보원이 등장하는지’ 뉴스의 구조를 밝혀내는 데까지 다양한 질문이 있다. 뉴스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알 수 있다.

대전환

앨프리드 맥코이. 사계절출판사. 2만5000원

역사학자인 저자는 미국은 2030년 몰락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중국과 인도의 경제성장만 미국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다. 세계 외교무대에서 미국의 리더십은 약해지고 있다. 단순한 비관론이 아니라 세계 정세를 다차원적으로 분석하는 책이다.

베를린, 베를린

이은정. 창비. 1만6000원

장벽의 도시 베를린은 지금 전 세계의 청년들이 몰려오는 통합의 공간이 됐다. 한국인으로서 독일에 한국학을 자리 잡게 한 저자가 동·서독이 베를린 안에서 어떻게 어우러졌는지, 역사적 사실과 지리적 탐구를 중심으로 풍부하게 그려냈다.

집을 위한 인문학

노은주·임형남. 인물과사상사. 1만6000원

집에는 그곳에 사는 사람의 삶과 가치관이 묻어 있다. 복잡한 아파트공화국에서도 자신의 삶이 담긴 집을 짓고 사는 것을 꿈꾸는 사람이 많은 이유다. 건축가 부부가 지금까지 지어온 집과 세계 곳곳의 건축물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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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단신
김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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