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건물에 텃밭 만드니 총기 사고가 줄었다

도시는 어떻게 삶을 바꾸는가

에릭 클라이넨버그. 웅진지식하우스. 1만7500원

사소한 무질서를 통제해야 범죄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깨진 유리창 이론’은 지난 30여년간 여러 차례 비판받은 이론이지만, 사회학자 에릭 클라이넨버그는 다소 다른 관점에서 이 이론을 살펴본다. 애초에 왜 유리창이 깨진 빈 건물이 도심 한복판에 있었을까.

버려진 건물 주변에 텃밭을 만들고 건물 내부를 복원하는 사회학 실험이 있었다. 미국 필라델피아의 도심에 있는 버려진 건물을 복원해보니 건물 내부와 주변에서 일어나는 총기 폭력 사건이 39%나 감소했다. 도시의 경관이 도시의 삶을 바꾼다는 걸 입증하는 실험이다.

지난해 번역 출간된 ‘폭염사회’로 세계적 사회학자의 반열에 오른 저자는 이번에 도시 공동체에 집중한다. 도시 경관을 조성하는 일은 도시 공동체를 엮고 ‘사회적 인프라’를 강화하는 길이다. 도시 안에서 벌어지는 불평등을 해소하는 첫 번째 방안일 뿐 아니라 소멸한 도시의 민주주의를 되살리는 방법이다. 풍부한 사례와 읽기 쉬운 서술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책이다.

짐 로저스 앞으로 5년 한반도 투자 시나리오

짐 로저스·백우진. 비즈니스북스. 1만7000원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가 요즘 주목하는 곳은 한반도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가치는 복잡한 세계 경제의 변화 속에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 시나리오가 어떻게 펼쳐질지, 한국의 경제 전문가와 함께 서술했다.

밀레니얼, 386시대를 전복하라

백경훈 외. 글통. 1만5000원

한국에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고 경제 발전을 이끌어낸 “386세대의 역할은 여기까지다”. 1980~1990년대에 태어난 밀레니얼이 단호하게 주장하는 책이다. 386세대가 만든 사회가 어떻게 청년을 괴롭히고 있는지 11명의 밀레니얼이 직접 썼다.

0 영 ZERO 零

김사과. 작가정신. 1만2000원

젊은 작가들의 중편소설을 발굴해 출간하는 ‘소설, 향’ 시리즈의 첫 번째 소설이다. 폭력적인 사회를 노골적으로 그려내는 소설가 김사과의 신작은 도시의 포식자가 되고자 하는 ‘나’의 독백을 통해 불온한 세계를 낯설게 인식하도록 한다.

엘리트가 버린 사람들

데이비드 굿하트. 원더박스. 2만2000원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 유럽의 인종주의적 극우 정당의 발흥은 정치적인 유행이 아니다. 엘리트 중심의 정치에 빠진 진보세력에 주는 노동자와 서민 계층의 경고다. 왜 포퓰리즘이 득세하는지, 비판적인 시각에서 읽어볼 만한 책이다.

칼 폴라니-왼편의 삶

개러스 데일. 마농지. 2만9000원

시장의 허구성을 지적해온 20세기 좌파 경제인류학자 칼 폴라니는 금융위기를 겪은 2000년대 들어와 가장 주목받는 사상가 중 한 명이다. 1940년대에 이미 시장근본주의를 비판한 그의 사상과 저서를 집대성한 책이 번역 출간됐다.

나는 미디어 조작자다

라이언 홀리데이. 뜨인돌출판. 1만9800원

베스트셀러 작가인 저자는 마케팅 전문가로 여론을 형성하고 미디어의 내용을 조작하는 일을 계속 해왔다. 그가 어떻게 미디어를 조작했는지, 가짜뉴스와 잘못된 정보는 어디서 생산되고 어떻게 전파되는지 상세하게 폭로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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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단신
김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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