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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화/생활
[2590호] 2020.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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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단신]빅데이터는 당신이 내일 뭘 먹을지 알고 있다

▲ 빅데이터, 사람을 읽다 임세현 외. BC카드 빅데이터센터. 1만9000원
우편함에 배달된 지난달 신용카드 사용 내역 청구서를 바라보면서 과거의 행적을 되돌아본 기억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친구들 앞에서 호기롭게 지른 술값 결제내역 문자를 다음날 보고 머리를 감싸쥔 아픈 기억, 홈쇼핑 채널에서 쇼호스트가 우렁차게 외치는 무이자 할부의 유혹에 거금을 덜컥 지른 슬픈 기억까지, 카드는 우리가 무엇을 먹고 어떤 걸 마셨으며 어디에서 누구를 만났는지를 우리보다 더 잘 기억하고 있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카드 사용이 빠르게 보편화된 나라다. 한국은행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2018년 한 해 동안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로 결제된 금액은 832조원에 달한다. 민간소비지출 867조원 중 96% 규모다. 다시 말하자면 국내에서 발생하는 거의 모든 소비 활동은 카드 사용 내역 조회를 통해 추적할 수 있다는 의미다.
   
   소비는 사람의 활동만이 아니라 감정과 감성 등 내밀한 심리적 본성까지 드러낸다. 경제학 원론에서의 인간은 합리적인 동물이지만, 현실 세계에서의 사람은 감정적이고 비합리적이다. 홧김에 ‘지른’ 명품백 값, 술김에 ‘긁은’ 택시비까지 데이터가 빠뜨리는 것은 하나도 없다.
   
   인간의 소비 패턴은 ‘데이터’를 남기고, 방대한 소비 데이터는 인간의 생활을 그대로 보여준다. ICT기업 아마존이 어느 여성의 아버지보다 딸의 임신 소식을 먼저 알고 관련 상품을 추천·배달했다는 이야기는 더 이상 태평양 건너에서 전해지는 ‘전설’이 아니다.
   
   ‘빅데이터 혁명’ 운운하는 책들은 출판 서가에 깔려 있다. 논의가 너무 만연해 오히려 그 의미가 모호해질 지경이다. 이 책은 방대한 데이터를 다루는 카드사 실무진들이 소비자들의 카드 사용 내역을 분석해 직접 써낸 책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물론 실제의 개인들은 모두 익명의 모델 뒤에 숨겨져 있다.
   
   많은 기업들이 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의 근본 니즈를 이해하는 것을 차별적 경쟁력이자 핵심 자산으로 여긴다. 실제로 전 세계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중 7개 기업(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MS, 알리바바, 텐센트)이 대규모의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 책은 소비 활동을 하는 개인을 유형화해 분류하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소비 패턴을 지역별로 분석한다. 이를 통해 기존 지도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실제로 최근 뜨는 상권, 사람들의 생활 패턴 변화까지 데이터를 통해 읽어낼 수 있다. “새로운 발견은 새로운 땅을 찾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 눈앞에 있는 땅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라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말이 있다. 빅데이터 시대, 우리 주변의 일상과 소비의 흔적을 어떻게 정리하고 활용할지를 이 책이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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