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이 지난 뒤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을 것인가

전염의 시대를 생각한다

파올로 조르다노. 은행나무. 8500원

전 세계로 확산된 코로나19는 상상과 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인간 사회를 공포에 빠뜨리고 있다. 발병 시기는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이 기간 동안 우리 모두의 일상은 산산조각이 났다. 유례없는 패닉이 지나고 난 뒤 우리는 어떤 변화를 맞을 것인가.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을 것인가.

이탈리아의 지성 파올로 조르다노가 코로나19의 한가운데서 이 현상에 대해 냉철하게 사유한다. 그는 지금을 ‘전염의 시대’라고 진단하고, 이 이례적인 사태 앞에서 허무와 고통만을 느낄 게 아니라 우리가 왜 오늘에 이르렀는지 현상 이면을 섬세하게 읽어내야 한다고 말한다. 담담하고 간결한 문장으로, 전염병이란 패턴에 다시 묶이지 않고, 묶이더라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각자가, 그리고 함께 이 현상을 성찰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 성찰의 끝엔 개인주의와 혐오, 인간의 실책들, 이 문명의 엉성함, 그리고 인간이 섬세하고 숭고한 생태계에 가한 오만이 놓여 있다.

민주주의 쇄신

네이선 가델스·니콜라스 베르그루엔. 북스힐. 1만5000원

우리의 민주주의는 과연 성공한 시스템일까. 이 책은 치열하고 명료한 확신을 통해 우리의 근본 구조를 허물고 거버넌스의 새로운 틀을 생각하게 한다. 현재의 글로벌 시스템을 진정으로 쇄신하고 거버넌스에 긍정적 변화를 이끌기 위한 제안을 담았다.

정치적 부족주의

에이미 추아. 부키. 2만원

오늘날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립’과 ‘혐오’의 원인을 기존의 좌우 구도가 아닌 ‘부족주의’의 관점에서 분석한다. 저자는 인간의 ‘집단 본능’은 ‘소속 본능’인 동시에 ‘배제 본능’이라며 세계적으로 정치적 부족주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한다.

도시생활혁명

어반플레이. 어반플레이. 1만5000원

한 호에 한 동네를 10개 내외의 키워드로 취재하여 담는 매거진 ‘아는동네’의 특별판 격으로 나왔다. 스타트업은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있으며 도시와 산업의 구조를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스타트업이 도시를 어떻게 바꾸는지 확인해보기 바란다.

미술시장의 탄생

손영옥. 푸른역사. 2만7900원

재벌 탈세 의혹 기사 등에 종종 유명한 미술작품이 등장한다. 오늘날 어떤 미술작품은 단순한 감상의 대상이 아니며, 미술시장은 막대한 규모로 형성되어 있다. 이 책은 묄렌도르프에서 간송 전형필까지, 미술시장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준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찾아서

존 그리빈. 휴머니스트. 2만1000원

양자역학을 다룬 대중서의 고전이 번역돼 나왔다.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살아 있으면서 죽은 고양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양자역학의 전통적 해석을 포용하면서 그것을 한 단계 뛰어넘는 새로운 해석에 도달할 수 있다.

마음을 치료하는 법

로리 고틀립. 코쿤북스. 1만9800원

심리치료사이자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자신의 심리치료 경험을 통해 누구나 일상에서 마주칠 만한 심리적 위기에 대해 말한다. 상담실 안에서 치료사와 환자가 나누는 대화는 너무나 솔직해, 읽다 보면 웃음이 터지고, 때로는 눈물이 흐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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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단신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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