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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8호] 2020.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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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통신]‘토르’ 감독 케네스 브래너가 만든 또 다른 모험극

LA= 글·사진 박흥진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 회원 

12세 천재 범죄 소년의 아버지 찾기 모험과 액션을 그린 ‘아르테미스 파울’을 감독한 북아일랜드 출신 케네스 브래너(59)와 영상 인터뷰를 했다. 동명 아동소설이 원작. 범죄 가문의 소년 아르테미스 파울(퍼디아 쇼 분)이 실종된 아버지(콜린 패럴 분)를 찾으러 지하세계로 내려가면서 강력한 힘을 지닌 요정 및 괴물들과 대결한다는 내용의 디즈니사 영화다. 영국 런던의 자택에서 인터뷰에 응한 브래너는 큰 제스처와 함께 다양한 표정을 지으면서 활기차게 질문에 답했다. 브래너는 셰익스피어 전문가로 ‘햄릿’을 비롯한 여러 편의 셰익스피어 작품을 연출하고 주연도 했다. ‘아르테미스 파울’은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에서 볼 수 있다.
   
   
   - 내용상 특수효과를 많이 사용했는데 만들기가 힘들었는가. “요정과 괴물들이 사는 지하세계의 얘기여서 특수효과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 특히 원작소설의 팬들과 판타지영화에 익숙한 팬들에게 그들이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새롭고 다른 것을 보여주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작가의 상상력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했다. 신통력을 지닌 작가의 상상의 꽃가루가 영화에 새롭고 다른 분위기를 조성토록 하려고 최선을 다했다.”
   
   - 이 영화도 당신이 감독한 ‘토르’에서처럼 부자관계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는데 부자관계를 통해 무엇을 얘기하고 싶었는가. “10년 전에 ‘토르’에서 보여줬듯이 ‘또 부자관계 얘기냐’는 질문 같은데 12살 소년에겐 아버지만큼 필요한 것이 없다. 소년은 아버지를 통해 어른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소년과 아버지의 얘기 외에도 소녀와 성숙한 여성 간의 아름다운 관계 등 다양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토르’와 이 영화의 음악을 모두 패트릭 도일이 작곡했다.”
   
   - 원작이 틴에이저 이전의 아이들을 위한 소설인데 어떤 면을 특별히 영상으로 표현하고 싶었는가. “아르테미스 역을 찾으려고 1년 반 동안 많은 아이를 만났다. 흥미로운 사실은 그들이 소설 속 마법에 대해 훤히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내가 12세였던 때와 달리 특수효과와 상상력에 관해 훨씬 앞질러 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모두 잽싼 위트와 함께 지적으로 영리했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의 이런 점을 존경하기로 했다. 아이들을 훈육한다기보다 아이들의 장점을 보완하겠다는 의미로 가볍고 우습고 지적인 영화를 만들려고 했다.”
   
   - 아르테미스가 검은 옷에 검은 안경을 쓴 모습이 마치 제임스 본드나 ‘맨 인 블랙’의 주인공을 연상시킨다. 그렇게 만든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가. “아르테미스에게 수퍼히어로의 이미지를 갖추어 주려고 한 것 외에도 그가 지적으로 자기 나이를 훨씬 앞질러 간 아이여서 그 같은 성질에 맞는 쿨(cool)한 분위기를 갖추도록 했다. 쏙 뺀 날렵하고 멋진 의상으로 일종의 수퍼히어로를 위한 유니폼이라고 봐도 좋다. 세상을 말아먹으려는 음모에 대처하는 영웅의 복장이다.”
   
   - 요정과 괴물들의 복장은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었는지. “작품의 무대인 아일랜드의 동화 속 요정과 괴물들로부터다. 아일랜드의 신화와 민요의 서로 다른 여러 전통에 따라 다채롭고 멋진 의상을 준비하려고 애썼다. 갈색과 회색과 초록색을 많이 쓴 것은 아일랜드의 시내와 바위와 이끼 등의 색에서 따온 것이다. 가능한 한 아일랜드라는 장소와 연결 지으려고 했다.”
   
   - 코로나19 사태로 집에서 어떻게 보내고 있는가. “요즘 개와 함께 산책하는 시간이 전보다 길어졌다. 걸으면서 나무와 하늘을 보면서 이런 뜻밖의 고립을 나 외에도 전 세계의 사람들이 다 경험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곤 한다. 이 고립이 비극적이요 심각한 상황으로부터 유래한 것이긴 하지만 역설적인 것은 그것이 우리에게 자성할 여유를 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성과 함께 읽고 쓸 시간이 많아진 것도 이 사태가 우리에게 부여한 좋은 점이다. 지금은 모든 것이 정지된 상태다. 이렇게 모든 것을 중단함으로써 우리는 우리의 위치를 깨닫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은 축복이라고 하겠다.”
   
   - 자랄 때 읽은 동화와 신화가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내 어머니는 11명, 아버지는 5명의 형제자매를 가져 난 친척이 많았다. 어렸을 때 우리는 각자 집에 모여 앉자마자 자기들이 좋아하는 얘기를 하곤 했는데 나도 내가 아는 옛날이야기를 했다. 친척들은 거인과 난쟁이 얘기를 많이 했다. 우리는 모두 얘기 그 자체보다 얘기하는 것을 즐겼다. 물론 그 얘기란 것이 전부 허구인데 우리 아일랜드 사람들은 진실과 사실이 좋은 얘기를 방해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 영화 ‘아르테미스 파울’의 한 장면.

   - 당신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영화들은 무엇인가. “여섯 살부터 아홉 살까지 가족과 함께 벨파스트에 있는 극장에서 본 영화들이다. 먼저 딕 반 다이크가 날아다니는 자동차를 발명한 정신 나간 발명가로 나오는 ‘치티치티 뱅뱅’이다. 노래와 동화가 나오는, 상상력이 무궁무진한 마법 영화인데 중간에 휴식시간이 있어 아이스크림과 팝콘과 초콜릿을 먹을 수 있어 더 강한 인상을 받았다. 다음으로 스티브 맥퀸이 나오는 전쟁포로 영화 ‘대탈주(그레이트 이스케이프)’도 어린 내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때 처음으로 ‘영화 스타’라는 것과 ‘쿨하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내 남성호르몬을 자극했던 영화가 ‘기원전 100만년(원밀리언 이어스 B.C.)’이다. 라켈 웰치가 모피 비키니 차림을 하고 나와 정신을 못 차렸다. 아주 간단한 내용을 이해할 생각도 없이 그저 흥분에 잠겼던 기억이 난다.”
   
   - 영화에는 당신이 주로 캐스팅하는 주디 덴치가 나오는데 당신과 주디 간 화학작용의 비결은 무엇인지. “그는 대단한 사람으로 늘 진실을 수용할 용의가 있는 사람이다. 개인적으로는 정직하고 직선적인 성격으로 전연 배우 티를 안 내는 사람이다. 또 사람들에게 관심이 있으며 생명력이 강한 사람이기도 하다. 매우 조직적이고 우스운 것을 즐기는데 항상 일할 준비를 하고 있다. 나도 조직적인 사람이어서 우린 호흡이 잘 맞는다. 주디는 일은 진지하게 여기지만 자신을 진지하게 취급하지는 않는다. 우린 둘 다 재미있고 우스운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함께 일하는 것이 즐겁다.”
   
   - 왜 이런 동화에 매력을 느꼈는가. “삶을 살다 보면 삶에 덩굴이 얽히고 잡초로 뒤덮이는 것을 발견하지만 삶은 여전히 거기에 있는 것이다. 삶이 가장 순수하게 드러나는 때는 우리가 어렸을 때다. 나는 명상을 좋아하는데 명상은 자신을 기억하라고 가르친다. 어렸을 때는 삶이 단순하고 복잡한 것도 명료하게 보게 된다. 따라서 아이의 눈으로 보면 이야기와 보다 순수하게 연결될 수가 있다. 그래서 관객과도 아주 직접적으로 연결되게 마련이다. 유치해서는 안 되지만 아이 같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 코로나19 사태가 당신의 창작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굉장히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 반드시 고립과 소외와 분리에 관한 것은 아니지만 글을 많이 쓰고 있다. 과연 이 사태가 끝나고 나서 사람들이 내 글에 여전히 관심을 가져줄까 자문한다. 또 사람들이 지금 이 사태에 관한 글을 읽기를 바랄 것인지, 또는 그와 반대되는 것을 원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궁금하다. 난 이런 시기에 이 같은 영화가 나온 것이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어두운 때에 이런 가볍고 단순한 얘기가 마음의 청정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요즘 책도 가벼운 것을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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