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주간조선 로고

상단주메뉴

  • [할리우드 통신]  할리우드 기자단 앞에 선 코미 전 FBI 국장의 폭로
  • facebook네이버 밴드youtubekakao 플러스친구
  • 검색
  1. 문화/생활
[2625호] 2020.09.14
관련 연재물

[할리우드 통신]할리우드 기자단 앞에 선 코미 전 FBI 국장의 폭로

LA= 박흥진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 회원 

▲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 photo 뉴시스
제임스 코미(59) 미 연방수사국(FBI) 전 국장이 할리우드 외신기자들 앞에 섰다. 최근 자신의 저서 ‘고매한 충성: 진실, 거짓말 그리고 리더십(A Higher Loyalty: Truth, Lies, and Leadership)’이 TV 미니시리즈로 제작된 것을 계기로 할리우드 영화 기자들과 버지니아주 자택에서 영상 인터뷰를 가졌다. 쇼타임 TV가 만든 미니시리즈 ‘더 코미 룰(The Comey Rule)’은 미국에서 방영을 시작했다. 이 시리즈는 트럼프 대통령(브렌던 글리슨 분) 취임 초 몇 달간 대통령과 코미(제프 대니얼스 분)와의 관계를 다뤘다.
   
   코미는 검은 정장을 한 채 단정한 자세로 질문에 직선적으로 대답했다. 2013년 오바마 대통령에 의해 FBI 국장에 임명된 코미는 트럼프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다가 2017년 해임됐다. 인터뷰 내내 트럼프에 대해 비판적이던 코미는 급기야 트럼프를 “조직범죄단의 두목과도 같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 FBI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는가 아니면 부정적으로 보는가. “난 FBI와 미 국민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다. 과거 역사를 돌아볼 때 미국은 수많은 오류를 범했다. 또 FBI는 지금보다 더 어려운 시기도 보냈다. 하지만 이 기구의 성격과 독립성은 FBI의 직원들에게 달린 것이 아니라 미 국민에게 달려 있다. 우리는 괜찮을 것이다. 11월에 다른 사람이 대통령으로 선출되는 것이야말로 매우 중요한 일이긴 하나 길게 봐서 우리 모두와 FBI는 다 괜찮을 것이다.”
   
   - 시리즈 제작에 어느 정도 참여했는가. “별로 참여하지 않았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촬영할 때 딱 하루 세트를 방문했는데 그날 나와 대통령과의 단독 저녁 식사 장면을 찍었다. 그런데 두 배우가 어찌나 사실과 똑같이 연기를 하던지, 보고 나서 거의 병이 날 지경이었다. 트럼프를 만나고 나서 가진 것과 똑같은 느낌이어서 토론토에서 난 과거에 느꼈던 병세를 한 번 더 경험한 셈이었다. 개인적으로 만났을 때 트럼프가 보여준 위협감은 대중 앞에서 보여주는 것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글리슨과 대니얼스가 함께 트럼프와 나의 모습을 표현하면 묘사까지 너무나 정확해 거의 구역질이 날 정도였다.”
   
   -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사건과 러시아의 미 대통령 선거 개입에 대해 수사하면서 배운 것은 무엇인가. “나는 선거에 어떤 영향도 미치고 싶지 않았다. 의회 청문회에서 의원들에게 거짓말을 해 그들을 오도하기도 원치 않았다. 난 서로 충돌하는 두 가지 규범 사이에서 악몽에 시달렸다. 여기서 배운 것은 지도자가 되려면 자신의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도 있다. 지도자의 본질은 책임을 받아들이고 투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FBI는 결코 어느 특정 후보를 위해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는 것만은 약속할 수 있다. 그런데 미국의 현 대통령은 책임도 수용 안 하고 투명성도 거부하고 있다.”
   
   - 닉슨 대통령과 당시 FBI 국장인 후버의 관계, 그리고 당신과 트럼프와의 그것은 어떻게 다른가. “닉슨은 FBI를 자기 가까이 두고 좌지우지하려고 했다. 그것은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FBI를 그때까지 50년간 이끌어온 J 에드거 후버 국장은 대통령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길 원했기 때문이었다. 닉슨과 후버는 술친구였다. 닉슨은 후버 사망 후 워터게이트 사건이 터졌을 때 새로 임명한 국장도 심복으로 삼아 당시 국장이 워터게이트 관련 서류를 파기했을 정도다. 여기서 미 국민들이 배운 것은 백악관과 FBI를 멀리 떼어놓아야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FBI를 다시 닉슨 때로 되돌려놓으려고 한다는 것을 깨닫고 대경실색을 했다. 물론 내가 모든 것을 다 완벽하게 처리했다는 것은 아니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내가 처리한 일부 사소한 일들에 대해 새 결정을 내릴 것이다. FBI가 관여하지 않았더라면 하는 일들도 있었다.”
   
▲ 쇼타임 TV가 만든 미니시리즈 ‘더 코미 룰’에서 트럼프 대통령 역의 브렌던 글리슨과 코미 역의 제프 대니얼스가 열연하고 있다.

   - 트럼프와 단둘이 마주 앉아 저녁을 먹었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 “사석에서 느낀 위협감은 조직범죄단의 두목에게서 나오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난 뉴욕에서 검사로 있을 때 조직범죄를 다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와의 대화는 공갈협박조였다. 식사가 시작되자마자 그는 내게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전에 세 차례나 내게 ‘국장 자리를 지켜달라’고 말했기에 이런 질문은 말도 안 되는 것이었다. 난 즉시 그가 나에게 무언가를 원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의 말은 마치 ‘당신 집이 아주 좋은데 누군가 불이라도 지르면 어떻게 하지’라고 공갈협박을 하는 식이었다. 그의 말을 들으면서 마피아 두목을 연상했다. 그는 대중 앞에서는 서커스 호객꾼이요 요란한 거짓말쟁이이자 사나운 왈패 같지만 사적으로는 보다 조용하고 음험한 사람이다.”
   
   - 시리즈를 보면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사건에 관해 처리한 내용을 의회에 문서로 통보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아내와 아이들에게도 얘기를 하는데 실제 그들의 반응은 어땠는가. “그 문제에 대해 ‘결정은 내가 한 것이지만 그것은 FBI의 팀워크’라고 가족들에게 알려줬다. 자세한 얘기를 들은 아이들은 ‘아이고, 아빠 큰일 저지르셨네’라고 하더라. 그러면서도 ‘아빠가 개입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이나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아주 빨리 일단락 지었다.”
   
   - 러시아가 다시 미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려고 한다는 설이 있다. “나는 미 3대 정보기관인 FBI와 CIA(미 중앙정보국) 및 NSA(국가안보국)를 크게 신뢰한다. 그들은 러시아가 어떤 일을 하고 있으며 그것을 어떻게 저지할지에 대해 열심히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난 그들을 잘 알고 있어 이 문제를 확신한다. 그러나 그들이 어떤 대책을 마련한다 할지라도 그런 위협이 존재한다는 것을 대통령이 인정하지 않는다면 대책을 실행할 능력이 없는 것이다.”
   
   - 11월 조 바이든이 대통령 선거에서 이기더라도 트럼프가 이에 승복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내가 크게 우려하는 것은 바이든이 승리할 경우 선거가 불법적이었다고 국민들이 믿도록 트럼프가 선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의 민주주의는 더 큰 상처를 입게 될 것이며 트럼프는 평화로운 정권교체라는 개념을 놓고 일종의 공포 게임을 하게 될 것이다. 결국 트럼프는 백악관을 떠나겠지만 끝까지 빨간불을 켜놓기를 원할 것이다.”
   
   - 이번 TV시리즈 선전 광고에서 당신 사진과 이름을 보는 기분이 어떤가. “기이할 뿐이다. 난 공직에 출마하는 것도 원치 않았으며 결코 유명해지는 것이 목적은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은 사람들이 날 알아봐서 불편하다. 처음에 몇 달간은 시리즈 제작에 반대했다. 그런데 제작자 중 한 사람이 내게 ‘책을 왜 썼냐’고 물었다. 내가 ‘젊은 사람들에게 지도자의 자질은 어떤 것이며 FBI를 비롯한 우리의 제반 기구들은 어떤 목적의식을 지녀야 하며, 또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의 진정한 모습을 알려주기 위해 썼다’고 대답했다. 그랬더니 그가 ‘그렇다면 당신의 불편함을 극복하고, 그런 얘기를 다른 방법으로 하면 어떻겠냐’고 하더라. 그래서 승낙했다. 광고 간판에서 내 얼굴과 이름을 보자니 몸에 전율이 온다. 나는 내 모습을 TV에서 보는 것도 싫어한다. 그러나 이 또한 모두 지나갈 것이다.”
   
   - 트럼프가 당신을 백악관 사진 촬영 현장에 불렀을 때 당신 귀에 대고 속삭인 말이 무엇인가. “당신과 함께 일하기를 진정으로 기대한다는 것이었다.”
   
   - 현 세계 지도자 중 누구에게 박수를 보내겠는가. “독일의 메르켈 총리이다. 개인적으로 알지는 못하지만 내 책에서 언급한 지도자의 자질을 고루 갖추고 있다. 훌륭한 지도자는 친절하면서도 강인하다. 예의 바르다는 것은 결코 약하다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확신이 있으면 겸손할 수 있다. 메르켈로부터 훌륭한 인상을 받은 것은 그가 자기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주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