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력운동, 심폐운동과 달리 몸을 마사지하고 풀어주는 운동은 일상에서 실천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이런 이유로 시중엔 다양한 종류의 ‘셀프 마사지’ 도구들이 나와있다. 폼롤러나 작은 마사지 볼은 운동을 좀 해봤다 싶은 사람들이라면 하나씩 갖고 있을 만큼 익숙한 마사지 도구들이다. 여기서 한 발 더 나가면 요가 수업에서 자주 쓰이는 마사지 링, 선수트레이닝에서 전문적으로 사용하는 고가의 마사지 건 등이 있다.

도구를 이용해 스스로 근육을 풀거나 전문가에게 수기로 마사지를 받을 때 '세게하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강한 마사지 압에 숨을 참고 버티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몸을 경직 시키는 길이다. 근육을 누르고 있는 압력에 대한 저항으로 근육을 수축시키기까지 한다. 아무리 좋은 제품도 효과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도구는 다양해도 이를 적용하는 나의 몸은 하나다. 도구의 특성에 주목하기 전에 셀프 마사지를 적용하는 공통적인 원리를 기억한다면, 도구가 바뀌어도 한결 같이 유의미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진짜 효과적인 셀프 마사지를 위해 절대 잊어선 안될 기본, 바로 ‘호흡’이다. 우리는 긴장하거나 패닉할 때 숨이 차고 호흡이 가빠진다. 반면, 편안하고 걱정이 없을 때 호흡이 길고 차분해진다.

도구를 사용해 마사지를 할 때는 호흡을 깊고 편안하게 반복할 수 있는 강도로 하는 게 좋다. 도구 자체가 너무 단단하거나 자극이 센 형태라면 말랑하고 부드러운 모양으로 바꾸는 게 좋다. (좋은 호흡법에 대해선 '숨만 제대로 잘 쉬어도 살 빠진다'를 참고하자).

호흡을 편안하게 하고 있다면, 이번엔 마사지하는 근육 자체를 조절해보도록 하자. 생각보다 쉽지 않은 과정이라 의식적인 연습이 필요하다. 마사지는 움직임이 적거나 과도해 탈수가 심해진 부위에 수분을 재배치함으로써 근육과 관절 조직을 감싸는 근막의 균형을 바로잡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마사지만으로 근육의 탄성이나 길이를 물리적으로 변화시킬 순 없다. 근육의 긴장 상태를 조절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신경계의 작용이다. 때문에 자주 뭉치고 불편한 부분을 운동하는 사람 스스로가 풀어줄 수 있어야 한다. 스스로 근육이 ‘긴장된 상태’와 ‘이완된 상태’를 구분하여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

폼롤러나 마사지 볼을 이용해 몸을 풀다 보면 유난히 아프고 걸리는 듯한 부위가 있다. 아픈 부위를 만나면 대부분 빠르게 넘어가는데 마사지하는 부위의 긴장 상태를 인지하고 조절하기 위해선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 유난히 결리고 아픈 부분에 멈춰서 가만히 기다리는 연습이다.

처음에는 아픈 느낌에 나도 모르게 근육을 조이고 있을 수도 있고 주변의 다른 부분에 힘을 주고 버티고 있을 수도 있다. 해당 부분에서 멈춰서 한 번 더 호흡하면서 ‘저항하지 않는’ 연습을 해야한다. 마사지 도구가 닿는 부위에 불필요하게 힘을 주고 있지 않는지 느껴보고 내뱉는 호흡에 한번 더 힘을 빼고 마사지 압력을 수용하는 연습이. 본래 건강한 근육은 적절한 압력을 통증 없이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어린 아이들의 몸이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것은 그만큼 근육이 건강하고 탄성이 있으며 균형 잡혀 있기 때문이다.

가만히 멈춰서 마사지 도구의 압력을 수용하며 힘을 뺄 수 있다면, 이제는 그 상태에서 인접한 관절을 움직여보자. 허벅지 앞쪽 셀프 마사지를 예로 들어보자. 폼롤러나 마시지 볼 등을 허벅지 앞에 대고 가볍게 눌어주며 움직이다가 가장 아프고 결리는 지점에서 멈춰서 압력을 수용할 수 있도록 기다리며 천천히 호흡한다. 압력에 익숙해졌다면 같은 상태에서 마사지하는 다리의 무릎을 굽혔다 펴면서 허벅지 근육이 늘어나고 줄어드는 감각을 느껴본다. 적절한 압력 아래에서도 근육이 부드럽게 미끄러지고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은, 뭉치고 긴장된 부위가 새로운 상태의 움직임을 경험하고 학습하는 기회가 된다.

호흡을 유지하며 가만히 멈춰서 힘을 빼고 받아들이는 연습. 그리고 인접한 관절을 움직이며 능동적으로 근육이 늘어나고 줄어드는 경험의 반복. 이런 과정을 통해 셀프 마사지의 시간대비 효율을 훨씬 높일 수 있다. 우리가 부드럽고 편안한 마사지에도 몸이 가볍고 자유로워지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처럼 마사지한 부위를 한결 가볍고 편안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 너무 센 마사지를 받고 이른 바 ‘마사지 몸살’이 나는 것은 마사지를 받는 동안 긴장하고 저항하느라 지쳐버렸기 때문이다. 도구를 이용한 셀프 마사지를 굳이 괴롭고 아프게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이제 정말 몸을 살피는 셀프 마사지를 실천해보도록 하자.

▶내 몸의 굳은 근육을 ‘제대로’ 푸는 셀프 마사지 방법.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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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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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제 퍼스널트레이너·요가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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