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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8호] 2020.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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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바이러스 1차 방어벽 ‘코’ 지키는 가장 쉬운 방법

▲ ‘코 전문의’ 이상곤 원장은 최근 출간한 ‘코의 한의학’(사이언스북스)을 통해 코로나19 시대에 있어 코 건강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photo 장은주 영상미디어 기자
2019년 12월 원인 불명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덮쳤다. 발발 초기엔 감염 원인과 전파 경로 등에 대한 잘못된 정보들이 쏟아지며 혼란을 야기했지만, 이내 한 가지 사실이 분명해졌다. 바로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고 전파되는 질병이라는 것. 마스크 착용과 밀폐 공간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바이러스의 확산을 상당히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매년 심해지는 미세먼지, 여기에 더해 2003년 사스·2012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2016년 조류독감에 이어 코로나19까지 발발하면서 호흡기 건강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독감, 코로나19 같은 호흡기 감염 질환 시대, 코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게 최고의 예방이다.”
   
   ‘코 전문 한의사’로 통하는 이상곤 갑산한의원 원장은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바이러스의 감염을 피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신체 면역의 1차 방어벽인 코를 튼튼하게 유지하는 것”을 꼽았다. 각종 이비인후과 질환과 알레르기 질환의 치료로 유명한 이 원장은 현재 서울 강남구에서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1989년 경북 경주 안강에서 한의원을 연 지 10년 만에 이명·비염 분야에서 이름을 알렸다. 2007년 개원한 서울 한의원에도 코와 귀 질환을 치료받으려는 환자들이 꾸준히 찾는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한 정재계·스포츠계 인사들이 단골손님이다.
   
   “코의 점액은 우리 몸을 방어하고 보호하는 면역의 최전방에서 중심 역할을 수행한다. 우리 몸과 외부 사이에서 경계초소 역할을 하는 셈이다.”
   
   코와 목구멍의 점막 세포를 채취하는 코로나19의 검사법에서 알 수 있듯 바이러스의 1차 감염 경로는 주로 코 점막의 배상세포와 섬모상피세포다. 기관지, 허파에 세균이나 바이러스라는 도둑이 침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그 대문인 코가 건강하게 기능해야 한다. 점막의 오염을 피하고, 나아가 점막 자체를 튼튼하게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바이러스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사람들은 코로 숨을 쉬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기에, 코의 환기 작용이 저절로 이뤄진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사실 이는 매우 정교한 조절 작용을 통해 이뤄지는 노력의 결과다. 코는 우리 몸에 들어오는 외부 공기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점액 분비를 통한 외부 오염물질 차단의 역할도 한다. 코 내부의 혈관, 특히 동맥은 아래코선반(하비갑개) 끝에서 보일러 작용을 하면서 온도를 높여 주는데, 외부의 공기를 체온과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단 0.25초가 걸린다. 코에서 목구멍을 지나 폐까지 가는 길고 꼬불꼬불한 통로는, 공기가 지나가면서 체온과 습도에 맞추기 위함이다. 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선 혈액 순환과 코 내부의 점액 분비, 신경 안정 등이 중요하다는 것이 이 원장의 말이다.
   
   문제는 현대인들이 코 건강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코가 건강하기 위해선 체온과 비슷한 온도의 환경을 유지하고, 체온조절과 점액질 생산에 이로운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원장은 “시대가 질병을 만들고 질병이 시대를 만든다”면서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오늘날의 생활환경은 코의 건강을 해치는 위해요인들로 가득하다고 지적했다. 우선 사계절 가동되는 냉난방 시스템은 몸 안의 온도와 외부 온도 사이에 큰 격차를 유발한다. 쌀에 비해 점도가 약한 밀가루 섭취도 늘었다. 공기 중 오염물질이 증가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공기의 온도와 습도를 내 몸에 맞추고 오염물질을 필터링해야 하는 코에 과부하가 걸리기 쉽다.
   
   “한의학에서 코는 폐를 말한다. 코에 병이 나는 것은 폐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 몸은 마치 태양광 전지처럼 여름에 온기를 흡수했다가 가을과 겨울에 그 온기로 체온조절을 한다. 더운 여름철에 아이스 음료를 계속 마시면 차가워진 폐가 끊임없이 온도를 높이면서 과부하가 걸리고 몸 안에 온기가 부족하게 된다. 그게 콧병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이 원장에 따르면, 가장 대표적인 콧병이 비염(鼻炎)이다. ‘현대인의 난치병’이라고 불리는 비염으로 고통받는 환자는 해마다 늘어 14년 새 2배 증가했다. 실제 인하대병원 환경보건센터 통계에 따르면 인구 1만명당 알레르기비염 진료 실인원은 2004년 724명에서 2018년 1400명으로 14년 새 93.4% 늘어났다.
   
   이 원장은 “모든 비염의 출발은 감기”라며 “감기와 비염은 하나의 원인으로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바로 ‘한기(寒氣)’로, 차가움이 원인이 되어 발병한다는 것이다. 여름철 냉방과 차가운 음식 섭취 등 현대인의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생활병’이라는 진단이다. 바이러스 증상을 억제하는 항생제와 소염제 등의 처방이 일시적인 증상 완화엔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론 코 내부의 섬모운동 기능을 저하하기 때문에 비염의 원인 제거엔 한계가 있다고 이 원장은 지적한다. 대신 평소에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도 알레르기비염 및 바이러스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마스크가 코로 들어오는 공기의 온도와 습도를 1차적으로 조절하고, 점막의 필터링 역할을 분담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이미 ‘코’라는 최고의 마스크를 지니고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자신의 면역력이다.”
   
   콧병을 앓지 않기 위해 현대인들이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이 원장은 “가장 쉬운 방법이 있다”며 “찬 것을 피하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음식이다. 대추, 대파, 마늘, 생강 등 위장과 폐를 따뜻하게 하는 음식으로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코, 나아가 우리 몸의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정답’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점액질 분비를 강화하기 위해 마, 선인장, 알로에처럼 점도가 높은 음식물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조금 더 효과를 증폭시키고 싶다면 침을 맞거나 주요 혈 부위를 지압할 수도 있다.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는 일단 피하는 게 상책이다. 조선왕조 510여년 동안 역병이 1400번 돌았는데, 역사적으로 역병이 돌 때 제1원칙이 ‘도망’이었다. 우리 조상들은 역병이 돌면 깊은 산으로, 인적이 드문 절로, 지방으로 피해 갔다. 그다음으로 한 게 음식을 통한 극복이었다. 동지에 팥죽, 단오에 쑥, 추석에 송편을 먹는 세시 풍속은 이런 조상의 지혜를 담은 것이다. 이를 현대적으로 해석한다면 근본적으로 바이러스를 접하는 환경을 피하고 면역력에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이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게 식습관이다. 식습관 개선만으로도 바이러스의 공격에 대비해 튼튼한 면역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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