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과거를 고백한 기록영화 ‘이것이 패리스다’를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패리스 힐튼. ⓒphoto 뉴시스
자신의 과거를 고백한 기록영화 ‘이것이 패리스다’를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패리스 힐튼. ⓒphoto 뉴시스

힐튼호텔의 상속녀이자 모델, 가수, 배우, DJ로 활동 중인 패리스 힐튼(39)은 유명해질 대로 유명해진 여자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를 비롯해 수많은 남성과의 염문으로 세기적 관심을 끌기도 했다. ‘파티걸’이었던 패리스는 자신의 섹스비디오가 노출돼 세계적 화젯거리가 되기도 했다.

힐튼은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와의 최근 인터뷰에서 ‘섹스비디오’ 사건을 비롯해 자신의 과거를 솔직히 얘기했다. 패리스와의 인터뷰는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은 10대 시절의 어두운 경험과 자신의 과거를 고백한 기록영화 ‘이것이 패리스다’의 유튜브 방영에 맞춰졌다. 가슴 아래까지 내려오는 긴 금발에 애완용 고양이처럼 생긴 패리스는 밝고 활기찬 모습으로 질문에 대답했다.

- 영화에서 10대 때 다닌 기숙사 학교에서 겪은 부당한 대우에 대해 말했는데 그에 대해 자세히 알려 달라. “미국 유타주에 있는 사립학교 프로보캐니언스쿨에서 말과 정신, 감정적으로 모진 학대를 받았다. 내 생애 가장 어려웠던 때로 지옥과도 같았다. 질병이요 악몽이었다. 거기서 일하는 교사를 비롯해 다른 사람들도 모두 매우 나쁜 사람들이었다. 난 그 후로 악몽에 시달려왔다. 그러나 그로 인해 난 더욱 강한 사람이 되었다. 이 영화의 예고편을 본 학부모들이 벌써 그들의 자녀를 그 학교에서 빼내고 있다고 한다. 내 영화가 어린 학생들을 구원하는 데 일조할 수 있어 정말로 기쁘다.”

- 그동안 가정과 아이를 갖고 싶다고 계속 말했는데 39세가 된 이제 그럴 준비가 되었는가. “난 이제 가정을 이루기 위해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다. 난 마침내 완벽한 동반자를 찾았다.(작가이자 기업가인 카터 리움을 말한다.) 곧 가정을 이루고 아이도 가질 것이다. 물론 아이는 결혼 후에 가질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동화 속의 얘기처럼 화려하고 성대한 결혼식을 꿈꾸었으나 코로나19로 대규모 행사를 치를 수 없기 때문에 가족과 가까운 사람들만 초청하게 될 것이다. 그날은 내 꿈이 현실이 되는 날로 난 이제 멋진 왕자를 찾았다. 결혼식은 어디서 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우린 아직 약혼을 안 했지만 준비는 됐다. 더 이상 못 참겠다.”

- 예전에 ‘아무도 내가 누군지를 모르며 나 자신도 내가 누군지를 모르겠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지금은 어떤가. “예전에는 항상 카메라 조명을 받으면서 본연의 내가 아닌 카메라의 대상이 되어 스스로를 잊고 있었다. 그러나 이 영화를 만들면서 나 스스로를 열고 본연의 내가 되면서, 생각하지 못했을 정도로 나 자신에 대해 많이 배웠다. 믿을 수 없는 일이다. 나는 성장했고 친절하며 총명하고 커다란 마음을 지녔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제 세상에 내 실체를 보여줄 준비가 됐다.”

- 당신의 과거는 화려하기도 하나 어둡고 어려운 경험도 많다. 자신의 과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최근 들어 나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하곤 한다. ‘패리스야, 네가 겪은 과거를 돌아보아라, 너는 참으로 강한 여자다.’ 나 같은 복잡다단한 경험을 하고서도 이렇게 좋은 자리에 설 수 있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다. 그래서 나는 여자로서 그리고 사람으로서 지금의 내가 된 것이 정말로 자랑스럽다.”

- 사람들이 당신에게 갖고 있는 잘못된 선입관을 어떻게 생각하나. “나를 모르거나 만나보지 못한 사람들은 진정한 내가 아닌 미디어가 묘사한 나를 패리스로 알고 있다. 전적으로 잘못된 생각이며 선입관이다. 미디어는 그동안 진정한 나를 결코 보여주지 않았다. 어쨌든 유명세 때문에 내게서 무언가를 뜯어내려는 사람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들은 옳지 않은 의도를 지닌 믿을 수 없는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이제 그들을 내 삶으로부터 말끔히 청소했다. 지금 내 주위에는 긍정적인 에너지와 본연의 나를 사랑하는 좋은 사람들만 있다.”

패리스 힐튼이 지난 10월 9일 유타주 프로보에서 자신이 어린 시절 다녔던 프로보캐니언스쿨 폐교 촉구 시위를 벌이고 있다. ⓒphoto 뉴시스
패리스 힐튼이 지난 10월 9일 유타주 프로보에서 자신이 어린 시절 다녔던 프로보캐니언스쿨 폐교 촉구 시위를 벌이고 있다. ⓒphoto 뉴시스

- 사업가로 식품제조업에 투자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그렇다. 생선 맛이 나는 식물을 제조하는 ‘굿캐치’에 투자하고 있다. 지금 바다는 심하게 오염돼 거기서 사는 어류들이 인체에 해로운데도 우리는 그것들을 먹고 있다. ‘굿캐치’ 제품은 건강에도 좋을 뿐 아니라 지구 환경보호에도 일조한다. ‘굿캐치’에 투자하는 또 다른 이유는 내가 동물애호가이기 때문이다.”

- TV는 주로 어떤 작품을 보는가. “난 공상과학을 좋아해 그에 관한 것을 즐겨 본다. 그리고 코미디도 좋아한다. 그러나 리얼리티 쇼는 즐겨 보지 않는다. 그것에는 별 관심이 없다. TV는 침대에서 애인과 함께 본다.”

- 섹스비디오가 노출되면서 얼마나 심한 고통을 겪었는가. “내 생애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그로 인해 사랑과 믿음과 남자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 앞으로도 사람들이 두 사람 간의 은밀한 순간에 따라 나를 판단할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진다. 생각하면 분통이 터진다. 그것이 노출되면서 사람들은 나를 조롱하고 악녀 취급했는데, 누군가를 믿었던 철없는 여자아이에 대해 사람들이 그처럼 악의적일 줄은 몰랐다. 요즘 같았으면 그 여자는 희생자일 텐데 당시는 그렇지가 않았다.”

- 당신 애인에 대해 말해 달라. “내 평생 이렇게 행복감을 느껴본 적이 없다. 이런 일이 있으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난 그동안 섹스비디오 사건 때문에 사랑에 대해 문을 걸어잠그고 있었다. 그런데 이 사랑이 바로 제때에 찾아와 주었다. 그와 나는 15년간 친구 사이였다. 그런데 작년 추수감사절 때 그의 가족 집에 초청받아 갔는데 그와 호흡이 절묘하게 맞았다. 찰떡궁합 같았다. 그 뒤로 우린 떨어질 수 없는 사이가 되었고 하룻밤도 떨어져본 적이 없다. 우리는 사랑에 젖어 있다. 그는 모든 면에서 완벽한 사람이다. 총명하고 친절하며 재미있고 로맨틱하며 내게 성실하다. 내가 바라는 모든 것이다. 그를 찾은 것이야말로 큰 행운이다. 그를 찾지 못했더라면 난 평생 혼자였을 것이다. 왜냐하면 괴로운 일일지 모르지만 난 누구도 믿지 않기 때문이다.”

- 지금의 사랑이 10대 때의 그것과 어떻게 다른가. “삶의 경험으로 인해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언지를 알게 됐다. 10대 때는 참된 삶의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진실한 사랑이 무엇인지도 몰랐다고 생각한다. 돌아보면 그 누군가를 사랑했다고 말한 것이 미친 짓으로 생각된다. 이제 나는 참으로 성숙했다. 이번 사랑은 내가 누구이며 또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을 완벽한 때에 찾아왔다. 이제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누군가를 사랑할 마음의 문도 열려 있다. 예전에 나는 행복하지 않았고 나 자신을 몰랐으며 또 나를 사랑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누군가가 나를 사랑하는 것을 수용할 수가 없었다. 그는 내게 훌륭한 조언을 해주는 사업 선배이자 동업자이기도 하다. 나는 그를 존경한다. 그는 내 안의 최고의 것을 드러나게 해주는 사람으로 그가 나를 자랑스럽게 느끼도록 노력할 것이다. 둘이만 있으면 마음이 편하고 로맨틱하고 멋지고 또 마법적이다.”

- 얼굴에 주름살이라곤 없는데 보톡스라도 맞았는가. “7살 때 어머니에게 들은 조언이 큰 영향을 미쳤다. 어머니는 햇빛은 피부를 죽이니 절대로 햇빛을 쪼이지 말라고 했다. 그 말을 따른 것이 큰 다행이다. 내 피부는 100% 자연적인 것이다. 모두가 얼굴을 고치는 LA에서 이런 말을 들어보기 힘들겠지만 보톡스를 맞아본 적이 없다. 얼굴에 약물을 투입해본 적이라곤 없고 성형수술도 안 했다. 햇빛을 안 쪼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 집에선 어떤 차림인지. “운동복 차림으로 화장도 안 하고 머리도 뒤로 딴 채 평범하게 차리고 있다. 애인도 내가 화장하지 않은 얼굴을 좋아한다. 화장 안 한 얼굴이 10대처럼 예쁘다고 좋아한다. 미친 소리 같겠지만 난 그런 자연적인 나를 사랑하는 그를 사랑한다.”

박흥진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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