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5일 개통한 알프스 산악케이블카 ‘아이거익스프레스’. ⓒphoto 동신항운
지난 12월 5일 개통한 알프스 산악케이블카 ‘아이거익스프레스’. ⓒphoto 동신항운

‘유럽의 지붕’으로 불리는 알프스 융프라우요흐(해발 3463m)까지 도달시간을 편도 47분 줄인 최첨단 산악케이블카 ‘아이거익스프레스(Eiger Express)’가 지난 12월 5일 개통됐다. ‘아이거익스프레스’는 20세기 초인 1912년 개통과 함께 ‘알프스 산악관광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융프라우철도가 3년 넘게 추진해온 야심작이다. 지역주민 동의 및 인허가 기간까지 포함하면 사업추진 이후 개통까지 무려 8년이 소요됐다.

아이거익스프레스는 융프라우 지역의 산악마을에 신설된 그린델발트터미널(해발 943m)을 기점으로 아이거글레처역(해발 2320m)을 잇는 총연장 6.5㎞의 산악케이블카다. 알프스 3대 북벽 중 가장 악명 높은 아이거 북벽을 정면으로 지난다. 아이맥스 스크린처럼 광대하게 펼쳐지는 아이거 북벽의 위용을 편안히 의자에 앉아 감상할 수 있어 알프스 산악관광의 차원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등반 중인 클라이머도 맨눈으로 관찰할 수 있을 정도다.

아이거익스프레스는 건설과정에서 자연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총연장 6.5㎞의 케이블과 케이블에 매달린 26인승 초대형 케이블카 44대를 단 7개 기둥으로 지탱하는 최첨단·친환경 공법으로 가설됐다. 케이블카 통유리창에는 열선이 내장돼 눈과 성에로 인한 시야 차단 우려도 없다. 26인승 초대형 케이블카는 케이블 두 가닥으로 유지돼 시속 100㎞ 강풍 속에도 운행이 가능하다고 한다. 악천후로 인한 산악관광 실패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평가다.

‘그린델발트터미널’도 융프라우 지역의 새 관광명소로 등장했다. 케이블카 탑승장에는 차량 1000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과 스포츠용품 및 스키렌털숍, 쇼핑몰은 물론 철도역(베르너오버란트철도)까지 들어섰다. 아이거익스프레스 개통과 함께 융프라우 산악관광 지도가 통째로 바뀌는 셈이다. 발터 투른헤어 스위스연방의회 의장은 “스위스의 산악철도는 국민 모두가 열정과 헌신으로 이뤄낸 유산”이라며 “아이거익스프레스는 지속가능한 철학과 디테일 충족의 섬세함을 더해 스위스인의 이상과 비전을 실현한 위업”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 여행객들은 기존에 적용되는 할인쿠폰 요금으로 아이거익스프레스를 추가 요금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우르스 케슬러 융프라우철도 사장은 “융프라우철도는 지상 최고의 산악관광 수단이라 자부하지만 우리는 안주하지 않고 새롭게 도전하는 모험을 선택했다”며 “코로나19 팬데믹은 극복해야 할 숙제지만 아이거익스프레스가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미래 포석인 만큼 팬데믹 이후 전개될 새로운 관광 환경에서 그 빛을 더 발할 것”이라고 했다.

융프라우 지역의 새 관광명소 ‘그린델발트터미널’.
융프라우 지역의 새 관광명소 ‘그린델발트터미널’.

융프라우에서 스포츠를 즐기는 관광객들.
융프라우에서 스포츠를 즐기는 관광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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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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