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조선일보 신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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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를 뒤로 아래로 당겨 내리세요.”

“가슴을 넓게 펴세요.”

다양한 운동을 하다 보면 쉽게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장시간 의자에 앉아 생활하는 현대인은 대체로 어깨가 숟가락처럼 앞으로 오목하게 굽은 채 굳어 있다.

어깨가 굽어있다는 것은, 가만히 서있을 때 견갑골(날개뼈)이 상대적으로 좌우로 더 벌어지고 앞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것을 말한다. 굽은 어깨를 펴기 위해 견갑골을 뒤로 더 모으면서 으쓱한 상태의 어깨를 힘을 줘 끌어 내리는 운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방식은 팔을 뒤나 아래로 당겨 내리는 운동을 할 때는 유효할 수 있다. 또 평상시 능동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등근육을 작동시키기에 효과적인 움직임이기도 하다.

어깨가 앞으로 굽었다는 말은 가만히 서있을 때 견갑골(날개뼈)이 상대적으로 좌우로 더 벌어진 채 앞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경우를 말한다. ⓒphoto 이우제
어깨가 앞으로 굽었다는 말은 가만히 서있을 때 견갑골(날개뼈)이 상대적으로 좌우로 더 벌어진 채 앞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경우를 말한다. ⓒphoto 이우제

그러나 굽은 어깨 자세가 단순히 어깨만의 문제만이 아닌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위와 같은 동작은 근본적인 문제해결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우리가 ‘어깨’라고 부르는 관절은 견갑골과 쇄골을 통해 팔뼈로 연결되는 관절이다. 늑골(갈비뼈) 위에 얹혀져 형성되는데, 이때 늑골이 연결돼 있는 척추의 굽음은 어깨 관절의 위치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굽은 척추로 인해 어깨까지 굽는 셈이다.

골반이 앞쪽으로 기울어지면서 무게 중심을 맞추기 위해 허리는 과도하게 젖혀지고 등뼈는 굽은 경우(왼쪽). 골반이 뒤로 기울어지면 척추 전체가 평평해지고 흉추 윗부분과 경추(목뼈)가 앞으로 과도하게 굽는 경우(오른쪽). ⓒphoto 이우제
골반이 앞쪽으로 기울어지면서 무게 중심을 맞추기 위해 허리는 과도하게 젖혀지고 등뼈는 굽은 경우(왼쪽). 골반이 뒤로 기울어지면 척추 전체가 평평해지고 흉추 윗부분과 경추(목뼈)가 앞으로 과도하게 굽는 경우(오른쪽). ⓒphoto 이우제

특히 다양한 동작 및 자세로 흉추(등뼈)가 앞으로 많이 굽으면 어깨까지 앞으로 굽는 자세가 나온다. 예를 들어 위 파란색 첫번째 모형처럼 골반이 앞쪽으로 기대어 기울어지면 허리가 더 과도하게 젖혀지고 무게 중심을 맞추게 위해 등뼈가 굽게 된다. 굽이 높은 신발을 많이 신거나, 허리를 과도하게 젖히는 운동이 잦은 경우 이런 자세가 유발되기 쉽다.

반면 의자에 기대어 구부정하게 앉는 자세가 습관이 돼 골반이 뒤로 기대어 기울어지면 위 파란색 두번째 모형처럼 척추 전체가 평평해지고 흉추 윗부분과 경추(목뼈)가 앞으로 과도하게 굽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서로 상이한 자세로 인한 굽은 어깨는 어깨만의 문제가 아니라 골반의 위치, 그리고 척추 전체의 움직임을 개선해야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하다. 무작정 어깨를 뒤로 젖혀 당기는 습관은 오히려 허리를 무리하게 젖히는 습관을 만들거나 어깨 움직임을 더 불균형하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자세를 개선하고 바른 움직임을 형성하려면 어느 한 관절의 움직임에만 주목하기보단 전신을 함께 살펴야 한다. 특히 직립 보행을 하는 인간의 기본적인 움직임을 고려할 때, 선 자세에서 골반을 앞으로 기대고 서 있지는 않은지, 발에 무게 중심은 고르게 분산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자세 확인만으로 누구나 쉽게 교정을 시작할 수 있다. 의자에 앉아 있을 때도 특정한 한 자세로만 있는 것을 피해야 한다. 조금씩 움직이며 자세를 바꾸고, 수시로 일어났다 앉는 것이 좋다. 굽은 어깨라 하더라도 견갑골과 팔뼈가 움직일 수 있는 전체 각도로 고르게 사용해야만 근육이 균형 있게 발달할 수 있다.

마법처럼 하나의 방법으로 자세와 움직임을 개선하고 기능까지 향상시키면 좋겠지만, 사람의 몸은 다양한 환경에서 서로 다르게 발달되었기에 보다 포괄적이고 폭넓은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기억하자.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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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제 퍼스널트레이너·요가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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