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밝았다가 한낮을 지나 저녁으로 가듯이, 우리 삶의 주기도 함께 따라 변하며, 우리 인생 또한 그렇게 아기가 청소년의 성장기를 지나, 어른이 되어 열심히 자신을 삶을 매일의 주기를 따라 가다 저녁 일몰처럼 조용히 사라진다. 이 과정을 항상 함께 하는 매개체가 바로 태양으로 우리에게 어둠을 밝힐 빛을 주고, 또 생명을 유지할 열에너지를 공급해준다.

우리가 늙어가는 것은 시간상의 과정이 아니라 생물학적인 과정이다. 우리가 자신의 신체기능을 잘 유지한다면 생물학적인 노화과정을 수십 년까지 늦추기도 하고 정지시킬 수도 있다. 이것은 자연의 법칙과 마차가지이며, 이 법칙을 우리 몸에도 자연스럽게 적용할 수 있다. 육체적 활동이 생물학적인 노화과정을 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겨울이 오고 낮이 짧아지고 기온이 내려가 추워지면서 실내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 또한 줄어들게 된다. 그러면서 기분이 처지는 계절성 심리장애가 발생하기도 하고, 올해는 코비드-19팬데믹 관련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이 길어지면서 더 야외에서 햇빛을 만날 기회들이 줄어들면서 문제가 더 심각해지고 있다.

미국심리학회는 전 세계 사람들의 스트레스 수치가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고 해도 놀랍지 않은 한 해라고 설명한다. 영국의학저널 란셋 정신의학 잡지에는 코로나19 환자 5명 중 1명이 회복 후 90일 이내에 정신건강에 문제를 경험할 정도로 미증유의 정신건강 이슈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코로나19에 감염돼 호흡곤란 등의 증세로 고통을 경험했거나, 가족 중 감염자나 희생자를 두어 마음고생을 했거나, 감염되진 않았지만 다른 질환이 악화되었거나 직장을 잃었거나, 감염되거나 직장을 잃지는 않았지만 자신이 경영 중인 사업을 오랫동안 중단해야 하는 상황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사람들도 많다.

또한, 일과 휴식의 경계가 무너져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리거나, 실내 헬스장 폐쇄로 체력 저하나 취미생활 즐기기의 어려움 등으로 무기력한 상태에 빠진 사람들도 있다. 이렇게 이유 없이 아무리 자더라도 피곤하고 기운이 없고 허탈하며 삶의 의미를 찾기 어려울 정도의 심한 탈진감과 우울감이 증폭된 ‘코로나 블루’도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다.

햇빛은 우리 일상과 건강에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와 같은 수호신이다. 뼈를 튼튼하게 하지만 과도하게 노출되면 피부에 암을 일으킬 수도 있다. 우울증을 막아주기도 하지만 백내장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처럼 햇빛은 건강 측면에서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두루 가지고 있다. 햇빛을 이용하는 방식에 따라 친구도 될 수 있지만 적이 되기도 한다.

‘봄볕에 며느리 내 보내고 가을볕에 딸 내 보낸다’는 속담은 해가 주는 열파의 효과를 말하고, ‘응달에도 햇빛 드는 날이 있다’는 속담에서는 말 그대로 해가 주는 빛 자체의 밝기를 의미하고 있어서 우리가 통상 햇빛이나 햇살이라고 할 때는 따스함과 밝기 둘 다 포함하고 있다. 운동과 관련되어서는 열파 에너지와 주로 관련성이 많다.

햇빛은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한 토대다. 부족하면 이렇게 체내 시계에 문제가 생기고 기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된다. 이럴 때일수록 가장 중요한 것이 야외로 나가 햇빛을 받으면서 가볍게 걷기라도 하는 것이다. 아무리 어둡고 칙칙한 회색빛 겨울날이라도 태양은 사무실 조명의 5배에서 10배에 이르는 빛을 제공하기 때문에 기분을 밝게 만든다.

수면호르몬의 분비가 활발한 오후 10~12시 사이에 잠자고 아침 일찍 일어나 간단한 스트레칭이라도 해서 규칙적으로 심신을 이완시키고, 식사도 하루 세 끼 꼭 챙겨먹되 탄수화물 대신 비타민과 단백질 섭취에 신경을 쓰고, 점심 식사 후에는 30분 동안 햇빛을 쬐며 운동한다. 식단과 활동에 균형이 잡히면 기분도 제자리를 쉽게 제자리를 찾게 된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이동윤 이동윤외과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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