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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5호] 2021.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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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통신]‘데이비드 코퍼필드의…’ 데브 파텔 “태권도로 인생 배워”

LA= 박흥진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 회원 

photo 뉴시스
덥수룩한 수염을 한 쾌남 데브 파텔(30)은 큰 제스처와 웃음을 지으면서 씩씩하게 질문에 대답했다. 인도계 영국배우인 파텔은 오스카상 후보자로 찰스 디킨스의 소설이 원작인 ‘데이비드 코퍼필드의 개인적 역사’에서 데이비드 코퍼필드로 나왔다. 인도계 영국 배우인 그는 런던의 태권도 아카데미학원을 나온 챔피언으로 한국말을 할 줄 안다며 손가락을 접으면서 ‘하나 둘’ 하며 우리말로 다섯까지 세었다. 파텔은 LA의 자택에서 인터뷰에 응했는데 떠오르는 빅스타 티를 내지 않는 순박하고 꾸밈이 없는 젊은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 코로나19 사태로 집에 있으면서 애인 틸다 코브햄 허비(호주 태생의 배우)와 함께 30세 생일을 축하하는 영상을 봤는데 요즘 어떻게 지내는가. “집에 있으면서 나 자신과의 관계가 성장하는 것을 깨닫고 있다. 직업 때문에 항상 움직이던 내가 이 사태로 잠시 멈춰 조용히 머문다는 것은 분주하기만 한 과거로부터의 출발을 의미한다. 토비(틸다 코브햄 허비의 애칭)와 함께 조용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경험이다. 토비는 나의 범죄 파트너가 아니라 격리상태의 파트너다.”
   
   - 당신은 국내외 태권도 시합에서 메달을 37개나 딴 태권도 챔피언인데 태권도의 종주국인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가. 태권도 사범은 한국 사람이었는가. “사범은 영국인이었다. 나의 꿈의 목적지가 한국이다. 난 지금도 한국말로 열까지 셀 줄 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어렸을 때 태권도를 배운 것은 내 삶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현실로부터의 도피였는데 태권도가 내게 절제를 가르쳐 주었다. 또 삶의 추진력도 주었다. 태권도가 가르치는 육체적 기술에 푹 빠졌는데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이 내게 준 감정적 힘이었다. 태권도는 예술이다. 그건 연기를 위한 훌륭한 도구이기도 하다. 난 한국에 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한국 영화를 사랑하는데 ‘기생충’ 이전의 영화들도 많이 봤다. ‘올드 보이’ ‘달콤한 인생’ ‘추격자’ ‘아저씨’ 같은 영화들을 다 봤다. 한국 액션영화를 좋아하는데 가능한 전부 다 보려고 마음먹고 있다. 나는 한국 영화제작자와 감독들이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영화인 중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 ‘데이비드 코퍼필드의 개인적 역사’는 어렸을 때 어떤 모범적인 어른을 만나는가가 성장에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데 당신이 어렸을 때 모범이 된 어른은 누구였는가. “내 태권도 사범인 스튜어트 엔조다. 그는 내게 책임을 가르쳐준 첫 번째 사람이다. 나보다 어린 아이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쳐 주라고 지시해 방과 후 1시간 일찍 도장에 가 우리가 ‘작은 용들’이라고 부른 아이들을 가르쳤다. 내게 큰 영향을 준 다른 사람들로 브루스 리와 윌 스미스, 그리고 로저 페더러도 있다. 이들은 나에게 모범이 된 성인들로 나의 자아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와 함께 내가 배우가 되는 데 큰 영향을 미친 사람들은 두 여선생님이다. 나를 학교 연극반에 들도록 밀어댄 사람들로 거기서 내면의 원동력을 무언가 창조적인 것, 즉 예술로 변화시킬 수 있었다. 이로 인해 난 연기를 사랑하게 되었다.”
   
   - 당신과 데이비드 코퍼필드와의 유사점은 무엇인가. “이 이야기는 젊은 사람으로서의 데이비드의 성장기요 정체성 추구에 관한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과 자기 과거, 그리고 살면서 겪은 다사다난한 일들을 수용해 이를 자기 삶의 성공을 위해 다듬는 진화 과정의 얘기이다. 나도 진화와 함께 자신과 자신의 과거를 이해하기 위한 여정을 끊임없이 거치고 있다는 점에서 데이비드와 닮았다. 이런 국외자로서의 느낌을 상당히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성장하면서 느낀 자기 정체성에 대한 위기도 잘 안다. 데이비드는 그런 면에서 카멜레온과도 같은 사람인데 나도 그와 같다. 또 데이비드는 삶에 대해 매우 역동적인 관점을 지니고 있는데 이 점도 나와 닮았다.”
   
▲ 영화 ‘데이비드 코퍼필드의 개인적 역사’의 한 장면.

   - 당신과 찰스 디킨스 작품과의 관계는. “학교 다닐 때 디킨스에 관해 많이 배웠지만 우습게도 난 ‘데이비드 코퍼필드’는 읽지 않았다. 이 책은 작가 찰스 디킨스의 인생과 그가 만난 사람들에 관한 얘기다. 작가가 되면서 자기를 완성한 누군가에 대한 힘찬 얘기다. 난 ‘올리버 트위스트’ 등 디킨스의 대표적인 책들을 읽긴 했지만 특별히 그의 책들을 선호하진 않았다. 그의 책들로부터 거리를 두고 있었는데 난 늘 그의 책들이 매우 어둡다고 생각했다. 읽은 뒤에 기분이 우울해지는 책들로 생각했다.”
   
   - 프레디 바톨로뮤가 데이비드로 나오고 조지 큐커가 감독한 1935년작 흑백영화 ‘데이비드 코퍼필드’를 봤는가. “못 봤다. 여기 적어 놓았다가 보겠다.”
   
   - 영화의 원전인 책은 찰스 디킨스의 반자전적 얘기인데 데이비드, 즉 작가 찰스가 어렸을 때 학대를 받지 않았다면 책 내용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물론이다. 그는 어렸을 때 사랑이 있는 환경에서 자랐으나 의붓아버지를 만나면서 심한 학대를 받았다. 그는 심지어 어린 나이에 병 제조공장에서 일하기도 했다. 이것도 아동학대다. 그러나 믿지 못할 일은 데이비드와 찰스가 이런 간난을 승리로 변형시켰다는 점이다. 그는 고통을 그대로 수용해 이것이 결코 자신을 집어삼키지 않도록 승화시킨 사람이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타인과 공유하기 위해 글을 썼는데 많은 사람이 데이비드, 즉 찰스의 경험에 공감을 한 것이다. 사람들은 그의 글을 읽고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 당신이 공동으로 각본을 쓰고 주연하고 또 처음으로 감독하는 영화에 대해 말해 달라. “제목은 ‘몽키 맨’인데 참으로 버거운 일이었다. 마치 끓는 물에 던져진 바닷가재 같은 경험이었다. 영화 제작이 공동작업이라는 것도 절실히 깨달았다. 복수와 믿음에 관한 영화로 한국산 복수영화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촬영감독도 한국인인 김지용씨로, 인도에서 찍었다. 프로덕션 디자이너는 프랑스 사람이었다. 그 밖에도 인도와 영국인 등 다국적 영화인들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내용은 내가 늘 얘기하고 싶었던 액션영화와 브루스 리와 같은 액션 영웅을 우상으로 여기는 것에 대한 내용이다. 여느 액션영화와 뭔가 다른 작품이 되기를 희망하는데 힘들었지만 즐거웠다.”
   
   - 연인 틸다를 만나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운 좋은 남자로 생각하는가. “그렇다. 이 대재난 가운데 같은 공간에서 서로의 내적 느낌을 교류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다. 그래서 난 불평할 일이 없다. 그런데 틸다와 나는 최근 호주에서 ‘로보롭스키’라는 단편 만화영화를 만들었다. 틸다는 나보다 훨씬 총명한 사람이다. 난 그저 그가 하는 일을 도와준 데 지나지 않는다.”
   
   - 유색인종인 당신이 백인인 데이비드 역을 맡은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제야말로 좋은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촬영장에서 어린 데이비드로 나온 인도 소년이 구시대 의상을 입고 있는 것을 보면서 감정적으로 격한 느낌을 경험했다. 어느덧 나도 나이가 먹었는데 소년시절 때만 해도 그런 일은 있을 수가 없었다. 이제 좋은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대담무쌍한 영화제작자들과 관객들이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참으로 기릴 만한 일이다. 인간이 된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늘 탐구하는 내게 있어 이런 변화는 특히 의미심장하다. 이제야말로 배우들이 더 이상 우리에 갇히지 않고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된 것이다. 그것이 우리의 직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실로 긍정적인 때라고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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