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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9호] 2021.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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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감독 꿈꾸던 세탁소 주인 유튜브로 대박 난 비결

곽승한  기자 seunghan@chosun.com 2021-03-16 오전 8:58:44

▲ 세탁 전문 유튜버 설재원씨. 그는 최근 자신의 세탁 노하우를 담은 책 ‘세탁살림백과’를 출간했다. photo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구독자 27만명을 보유한 세탁 전문 유튜버 설재원(42)씨의 원래 꿈은 영화감독이었다. 영화 현장에서 일하며 꿈을 키우던 그가 진로를 바꾼 이유는 생계 때문이었다. 27살에 결혼한 그는 영화 일로는 생계를 책임질 확신이 서지 않았다. 동대문에서 의류 관련 일을 하던 그에게 세탁업을 배우라고 제안한 이는 세탁소를 운영하던 아버지였다.
   
   경기도 화성 동탄에서 6~7개의 지점을 운영하며 10여년간 세탁소에서 일하던 설씨가 유튜브를 시작한 건 2년 전 어느 날 찾아온 회의감 때문이었다. 함께 현장에서 일하던 동료들은 영화감독으로 데뷔하고 제작사 대표가 됐는데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눈이 간 곳이 유튜브였다. 첫 콘텐츠는 ‘흰 와이셔츠를 다리는 방법’이었다. 별 기대 없이 올린 영상의 반응은 예상외로 좋았다. 영상과 편집이라면 이미 20년 전 대학에서 배운 일. 어려울 것이 없었다. 세탁과 관련한 노하우를 전하는 유튜브 콘텐츠가 없다는 것을 안 그는 곧장 카메라와 편집용 컴퓨터를 샀다. “한번 해보라”는 아내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한다.
   
   설씨는 “세탁소 사장님들 중 자신의 작업방식을 공개하기를 꺼리는 분들이 많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돈까지 주고 얻은 기술인데 유튜브에 쉽게 공개하는 것을 불편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유튜브 시대’에는 그런 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알고 싶은 것도 전문적인 기술보단 실생활에서 간단히 적용할 수 있는 노하우”라고 했다. ‘수건 빨래의 악취를 없애는 법’ ‘운동화 쉽게 세탁하는 법’ ‘와이셔츠 누런 찌든 때 제거하는 법’과 같이 일상생활에 필요한 세탁 기법을 소개한 그의 영상은 70만~300만회의 조회수를 자랑한다.
   
   구독자 27만명을 둔 유튜버가 된 덕에 설씨에게 유튜브는 곧 직장이자 생계가 됐다. 첫 영상을 올린 지 2년여 만에 누적 조회수는 2400만회를 기록했다. 그가 운영하는 세탁소는 이제 ‘스튜디오’라고 하는 것이 정확하다. 1년 전부터 일반 손님은 받지 않고, 유튜브 제작에만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직접 대본을 작성하고 촬영, 편집까지 혼자서 다 한다. 최근에는 그동안 유튜브에 올린 세탁 노하우를 모아 ‘세탁살림백과’라는 책도 발간했다.
   
   “세탁소 일을 10년 하니까 어깨가 고장나 수술해야 한다는 진단까지 받았다. 하루 일하고 하루 버는 세탁소의 특성상 일을 쉴 수도 없었는데, 유튜브를 시작하니 그런 고민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영상을 만든다는 기쁨, 창작의 즐거움이 컸다. 원래 하고 싶었던 꿈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사실상 독보적인 ‘세탁소 유튜버’이지만, 세탁소를 프랜차이즈화하는 계획은 없다고 했다. “세탁소를 계속 운영하고 싶지는 않다.(웃음) 각자의 노하우와 지식을 콘텐츠로 만들면 돈을 벌 수 있는 시대다. 모든 소상공인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본다. 나 역시 세탁소 운영보다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더 하고 싶다.”
   
   설씨는 요즘 ‘세탁 봉사’ 콘텐츠를 계획하고 있다. ‘세탁차’로 수해현장의 옷가지나 산간지역 노약자들의 세탁을 돕는 일이다. 그는 “뜻을 함께해 줄 기업이나 ‘귀인’이 나타나주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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