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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0호] 2021.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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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인터뷰]전 중앙일보 편집국장의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나라’

곽승한  기자 seunghan@chosun.com 2021-03-25 오후 3:02:03

photo 한준호 영상미디어 기자
“기자 생활 30년 넘게 했지만 이런 정권은 처음 봤다. 민주화 이후 정권 중 단연 최악이다. 책을 쓰면서 이 정권이 잘한 건 뭐가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봤다. 전혀 없더라…. 뭐가 있을까?”
   
   김종혁(59) 전 중앙일보 편집국장은 올해 1월 1일 33년간 다녔던 회사를 나왔다. 1987년 중앙일보에 입사해 편집국장과 JTBC 보도부문 대기자까지 지낸 그는 과거 고려대 재학 시절 ‘운동권’에 속했었다. 시위에 참가하다 강제징집을 당하기도 했다. 현재 여권의 유력 인사들과도 대학 시절 함께 활동해 지금까지 친분이 두터운 사이다. 그런 그가 30여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현 정권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책을 썼다.
   
   “기자 생활을 하며 양쪽 다 지켜볼 수 있었다. 학생 때는 경찰과 돌 던지며 싸웠는데, 기자가 되니 경찰 쪽 진영에서도 관찰할 수 있었다. 경찰 쪽에 있으니 날아오는 화염병과 돌이 정말 무섭더라. 그저 모두에게 불행한 시대였던 것이다.”
   
   그는 우리의 과거와 현재가 선과 악으로 단순히 나눌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고 본다. 그런데 요즘은 보수가 ‘악’이 됐다는 것이다. “적어도 보수가 악으로 규정되고 사회가 분열되지만 않았다면, 보수가 제 목소리를 당당하게 내면서 대응했다면, 이런 책을 쓸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보수는 완전히 지리멸렬한 상태다. 말도 안 되는 거짓 논리가 횡행하는데 거기에 기죽어서 제대로 반박도 못 한다. 그럼 나라도 총대를 메야겠다고 생각했다.”
   
   대학 시절 운동권이었던 그의 생각에 변화가 온 결정적 계기는 강제징집당해 간 군생활이었다. “휴전선에서 30개월 근무하며 김일성을 신격화하는 북한의 말도 안 되는 대남방송을 들었다. 이건 아니다, 싶었는데 대학에 돌아오니 주체사상이 쫙 퍼져 있었다. 주체사상은 사회과학이 아니라 종교에 가까웠다. 군사정권에 저항하는 쪽을 응원하는 것이 김일성을 우상시하는 거라면 할 수가 없었다.”
   
   김 전 국장은 책에서 현 정권에 대해 “군사독재와는 사뭇 다른 ‘정의독재’의 세상이 왔다”고 지적했다. “자신들의 세계관과 역사관만이 정의롭다고 주장하면서 거기에 동의하지 않으면 모조리 ‘역사와 진실의 적’으로 몰아가는 독재”라는 비판이다. 그는 “전두환 정권이 물리적 폭력으로 사람을 억압했다면, 문재인 정권은 정신적 폭력으로 인격을 살해하고 있다. 둘 다 파시스트적이라는 점에서 본질은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리멸렬한 보수’를 향해서도 쓴소리를 이어갔다. “나라를 건국하고, 전쟁에서 지켜내고, 허리띠를 졸라매 경제 성장을 해낸 덕에 지금 우리가 이렇게 살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보수라는 사람들은 선배들의 과실을 따먹기만 하고 이제 와 ‘보수라서 졌다’고 한다. 그들이 진 건 보수여서가 아니라 보수를 제대로 안 했기 때문이다.”
   
   김 전 국장은 현 정권으로 인해 ‘진보의 유행’이 끝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금 진보라는 사람들이 경제, 국방, 외교, 안보, 고용 정책에서 무엇 하나 제대로 해낸 게 없다. 거기에 조국과 윤미향으로 대표되는 그들의 위선까지 드러나지 않았나. 사람들도 지긋지긋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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