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은 건강의 바로미터이다. 특히 코로나19 시기와 같이 외부로부터 오는 스트레스가 심한 경우 양질의 수면을 충분히 취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수면 시간이 부족하면 비만, 판단력 및 감정 조절 능력 저하, 기억력 감퇴, 혈압 상승, 심장기능 저하, 면역기능 이상 등 우리 몸에 총체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양질의 잠을 충분히 자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세계적 헬스테크놀로지 기업 필립스가 지난 3월19일 ‘세계 수면의 날’을 맞아 한국인 999명을 포함한 호주‧독일‧인도‧영국‧미국 등 13개국 1만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수면 동향‘ 결과를 내놨다. 그 결과, 전 세계 13개국 응답자의 55%가 수면에 만족한다고 답한 반면, 한국인은 41%만 수면에 만족하고 있다고 답했다. 사실상 ’수면 파산‘ 상태라는 분석이다.

수면이 부족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수면의 양과 질에 가장 큰 손상을 주는 원인으로 스트레스와 불안을 꼽는다. 우리 몸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코르티솔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하는데, 이것이 동물의 활동주기를 조절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 수치를 낮추고 수면을 방해한다.

미국수면협회 자문위원인 임상심리학자 휘트니 로번은 “코로나19와 같이 우리를 둘러싼 변화가 급격하고 스트레스가 많은 시기엔 특히 몸과 마음을 모두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뇌를 진정시키기 위해 잠들기 전 긴장을 풀어 좋은 잠으로 빠르게 빠져들기 위한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CNN이 미국 과학수면 전문가 4인을 인터뷰해 소개한 좋은 잠을 위한 습관을 소개한다.

● 수면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숙면을 위한 좋은 습관 ●

1) 휴대폰을 치워라. 잠금장치가 달린 ‘전화 금고’를 만들어라

휴대폰의 지속적 사용은 낮 시간의 생산성과 밤의 수면 질에 모두 좋지 않다. 미국 공인 과학수면코치 매튜 로스는 아예 휴대폰을 쉽게 집을 수 없는 곳에 보관해보라 조언한다. 그는 “휴대폰이 쉽게 손에 닿을 수 있다면 아마 당장이라도 폰을 집어 검색을 하고, 뉴스를 확인하고 싶을 것”이라며 “‘전화 금고’를 사용해보라”고 말했다. 금고에 잠금장치가 달려있다면 더 좋다. 잠금을 해제하기 위해 번호를 입력하기 전 휴대폰 사용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2) 자기 전 몸을 움직여라

침대에 눕기 15~30분 전에 가벼운 스트레칭 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근육이 긴장되고 팽팽해지는데, 이렇게 되면 자면서 편한 자리를 찾기 위해 자주 뒤척이게 된다. 스트레칭은 근육을 풀어주어 쉽게 잠 들고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몸을 편안하게 해주는 데 도움이 된다. 가벼운 요가나, 폼롤러, 마사지건 등을 적절히 활용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임상‧법의학 신경심리학자 주디 호는 “잠을 잘 자는데 운동은 매우 중요하다”며 “춤추고, 유튜브에 맞춰 운동하고, 음악에 맞춰 빠른 속도로 집안을 청소하는 모든 것이 다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단 너무 심한 움직임을 오히려 뇌를 활성화시킬 수 있으니 이른 오후에 움직이는 것이 좋다.

3) 안대나 귀마개를 활용하라

‘잠이 보약’이란 말처럼 인간에게 수면은 언제나 중요하다. 특히 코로나19 시기에 최상의 면역력을 유지하고, 스트레스를 잘 처리하고, 회복력을 강화하기 위해 잠을 잘 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과학수면 코치 제이슨 파이퍼는 “완전히 어두운 방에서 자는 것이 멜라토닌을 풍부하게 생산하는데 도움이 된다”며 “잠에 쉽게 들지 못하는 사람들이 안대나 귀마개를 사용한다면 눈과 귀로 들어오는 외부 자극을 줄여 더 빨리, 더 푹 잠 들 수 있을 것”이라 조언했다.

4) ‘감사일기’를 쓰는 습관을 길러보자

수면 전문가 마사 루이스 박사는 자기 전 단 몇 분이라도 오늘 하루 일어난 감사한 일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수면의 질을 대폭 개선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2008년 영국 연구진이 4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 연구 결과 감사의 마음이 수면의 질과 양을 높이고,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루이스 박사는 “우리가 감사하다는 생각을 할 때 수면을 통제하는 뇌의 시상하부를 활성화시킨다”며 ”매일 감사하는 세 가지를 적는 ‘감사 일기’를 써보라“고 권했다.

5)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을 써라

평소 활동을 할 때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을 쓰는 것도 좋다. 루이스 박사는 “화면과 전구의 파란 불빛이 멜라토닌을 억제한다”며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을 쓰면 잠자기 전 저녁에 멜라토닌 생성을 촉진할 수 있어 수면활동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6) 나만의 취침 루틴을 만들어라

매일 같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일어나는 일관된 수면 일상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수면코치 로번은 매일 밤 짧고 일관된 취침 루틴을 따를 것을 권한다. 그는 “잠자기 전에 매일 밤 스트레칭, 심호흡, 일기쓰기, 책(e-북 말고) 읽기, 편안한 음악 듣기 등 자신을 편안하게 해주는 뭔가를 하라”며 “이것은 뇌와 신체에 수면 시간임을 알리는 신호가 된다”고 말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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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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