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의 출현은 일상의 우선순위에 많은 변화를 불러왔다. 사람들은 먹는 것을 포함해 건강과 안전에 더 많이 신경 쓰고 있다. 식습관 트렌드 역시 여기에 맞춰 변해왔다. 예를 들어, 식당에서 주는 컵에다 물을 마시거나 사먹기 보단 물통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외식 대신 집에서 간단한 즉석식품을 조리해 먹고.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직접 빵을 굽거나 채소를 길러 먹는 사람도 증가했다. 육식을 최소화하고 식물을 위주로 먹는 플랜트 베이스드 다이어트(자연식물식) 열풍도 불었다. 여전히 코로나19를 떨쳐내지 못한 2021년, 우리의 식탁 위엔 어떤 바람이 불까?

● 여전히 인기 높은 친장환경식(Gut-Friendly)

지난해 뜨거웠던 ‘친장(腸)’ 열풍은 올해도 유효할 전망이다. 당뇨 식이요법 전문가 에린 팔린스키-웨이드는 “우리 몸 면역체계의 80%가 장 건강과 직결되어 있다”며 “우리가 먹는 음식들은 내장에 사는 박테리아와 다른 미생물들을 구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장에 유익한 음식을 올바로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친장환경식엔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가 모두 포함된다. 프로바이오틱스는 건강한 장내 미생물 집단을 지탱하는 박테리아와 효소를 함유한다. 프리바이오틱스는 건강한 장내 세균의 성장을 촉진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대표적 친장환경식 음식이 바로 김치다. 플레인 요거트나 콤부차도 좋은 친장환경식이다.

● 글루텐 프리

글루텐 프리 식품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아몬드, 코코넛, 카사바 밀가루 등으로 글루텐이 함유된 곡물을 대체해 만든 식품들이다. 미국 공인 영양사 사만다 카세티는 “글루텐 프리 식사가 2021년에도 주요 식이요법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제품 포장지에 ‘글루텐 프리’라고 적혀 있다고 해서 ‘건강한 음식’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포장을 믿지 말고 스스로 제품 구성 요소를 살펴본 뒤 선택하도록 하자.

● 무알콜 음식 전성기

탄산이나 알코올이 함유되어 있지 않지만 술처럼 마실 수 있는 ‘모크테일’ 시장은 더욱 성장할 전망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건강 가치가 커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공인 영양사 리사 앤드류스는 “저칼로리로 기분을 내려는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며 “점점 더 많은 무알콜주가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점점 건강해지는 즉석조리 밀키트

2020년 많은 사람들의 식탁 위는 즉석조리 식품과 밀키트로 가득했다. 팬데믹이 이어지며 집에서 요리를 해 먹는데 따른 피로감이 누적되며 손쉽게 요리할 수 있는 밀키트가 많아진 것이다.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여전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고 있는 2021년 밀키트는 여전히 대표적인 식습관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밀키트는 면역 친화적인 재료와 조리법을 제공하며 진화하고 있다. 특히 지역내 식재료를 사용해 지속가능성까지 잡은 ‘착한 밀키트’도 등장하고 있다.

●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은 원시인 식단, 팔레오 다이어트

공중보건이니 면역력 개선이니, 이런 가치와는 별개로 체중 감량을 위한 인간의 다이어트는 계속된다. 몇 년 전부터 인기를 끈 ‘원시인 식단’ 팔레오 다이어트는 이제 대중적인 식이요법으로 자리 잡았다. 원시인과 같은 식단을 유지하면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는 이 다이어트는 농업혁명 이전의 선사시대 식단을 따른다. 유제품, 곡류, 콩류, 가공유, 정제된 설탕과 소금을 멀리하며, 주류(주로 곡류에서 발효)와 커피 등의 음료 섭취도 제한한다. 이런 특정 음식을 제한하는 식이요법을 시작하기 전에는 반드시 의사와 상의하고 특정 질환에 치명적인 것은 아닌지 충분히 확인해야 한다.

● 설탕 대신 자연 당분을 첨가한 음식

정제 설탕을 대신해 과일, 대추, 계피 등 자연 당분을 첨가해 만든 음식을 찾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사만다 카세티 영양사는 “설탕과 설탕이 든 식단이 2형 당뇨병, 심장병, 기억력 감퇴, 그리고 우울증 등 질병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설탕을 줄인 식품이 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 아직 생소한 자연식물식

점점 더 많은 소비자들이 그들의 음식이 어디에서 유래했고, 그것이 환경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생각한다. 식사에서 동물성 단백질을 제한하지만 정제되거나 가공된 음식에 대한 가치판단을 하지 않는 비건(채식주의자)와는 달리 자연식물식을 하는 사람들은 최대한 가공되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홀 푸드 음식을 먹는다. 지난 2년 간 미국에서 자연식물식품(plant-based foods) 산업은 가파르게 성장했다. 신시아 새스 영양학 박사는 “자연식물식은 건강 관리, 환경 보호, 윤리적 소비 등 여러 가지 소비자 운동과 깊은 관련이 있다”며 “사람들은 자연식물식품을 먹을 때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해짐을 느끼며 기분좋게 소비를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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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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