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토종 작물 포니오(fonio)가 슈퍼푸드로 각광받고 있다. 좁쌀보다 작은 크기의 곡물 포니오는 다른 작물이 자라지 못하는 마른 땅에서도 자라나는 강인한 작물이다. 특별한 비료나 농기구 없이도 잘 자라며 에너지와 영양가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아프리카가 원산지로 부르키나파소, 기니, 세네갈, 말리,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산악지대에서 주로 나온다. 아차(acha), 아이브루라(iburura) 또는 ‘헝그리 라이스’라는 이름으로 부르기도 한다.

포니오는 5000년 전부터 존재한 고대 작물 중 하나다. 이 곡물은 그간 큰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서아프리카 일대에서 소규모로 자연적으로만 재배되어왔다. 최근 유럽과 북미의 곡물업계에서 ‘고아작물(orphan crop)’에 대한 투자,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고아작물이란 쌀이나 밀, 보리, 귀리 등 널리 알려진 작물에 비해 활용도 및 대중의 관심도가 낮은 곡물을 말한다. 지난 20여년 간 세계 식품업계는 대체 작물을 개발해 인류의 식량부족을 해결하고, 친환경적 작물의 대량 재배를 통해 기후변화 등에 대처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 노력의 일환으로 고아작물의 대량생산을 연구해왔다. 포니오는 식품업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고아 작물 중 하나다.

곡물의 크기가 매우 작은 포니아는 그간 도정 등의 어려움으로 마이너(minor)한 작물로만 남아 있었다. 그러나 유럽 및 북미의 비료회사 등 식품업계에서 오던 포니아를 대량생산. 도정하는 방식을 고안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 들어 포니아의 성분과 효능에 대한 연구도 이뤄지기 시작하면서, 풍부한 영양소가 재평가 받기 시작했다. 서아프리카의 농부들에게 중요한 수입원으로 떠오른 포니오는 글루텐 프리 시대의 밀가루 대체제로서 차세대 곡물로 떠올랐다. 오늘날 제2의 퀴노아(quinoa)라고 불리며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슈퍼푸드가 됐다. 2018년 처음으로 유럽연합의 안전성 평가 및 승인을 받아 EU 시장 유통이 가능한 신식품인 ‘노벨 푸드’ 승인을 받았다. 미국의 대표적인 유기농 전문 마켓인 홀푸드마켓(Whole Food Market)에서 2020년 주요 식음료 트렌드 식품으로 선정된 바 있다. 국내에선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 해외직구를 통해서만 구입할 수 있다.

포니오는 쌀이나 밀에 비해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채식주의자나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 등 유제품을 먹지 않는 사람들이 먹기 좋은 식품으로 알려졌다. 글루텐이 없기 때문에 글루텐에 대한 감수성이 증가해 나타나는 알레르기 질환 셀리악 병에 걸린 사람들에게도 추천하는 식품이다. 인슐린 민감도를 높이고 혈당 수치를 낮추는 저항성 녹말도 다량 함유하고 있다.

콜레스테롤, 나트륨, 지방 함량은 매우 낮고 비타민B와 아미노산은 풍부하다. 특히 메티오닌과 시스테인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필수 아미노산인 메티오닌은 피부탄력, 모발성장, 손톱건강, 신체조직의 성장과 회복에 기여하며 음식물 섭취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시스테인은 단백질 합성과 해독에 필요한 비필수 아미노산이다.

철, 구리, 아연, 마그네슘 뿐만 아니라 칼슘도 풍부하게 들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포니오는 모든 곡물 중에서 칼슘 함량이 가장 높다. 토고의 일부 지역에서는 출산 후 혈액 응고를 방지하고 모유 수유를 하는 사람들이 젖을 잘 나오게 하려고 포니오를 먹었다고 한다.

포니오는 낱알의 크기가 매우 작기 때문에 대게 통곡물로 섭취하는 경우가 많다. 통곡물은 체중 관리와 장 건강에 도움이 되는데, 제2형 당뇨병, 심장병, 대장, 췌장, 위암의 위험을 줄이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미국 농무부는 하루 곡물 섭취량의 절반을 통곡물로 구성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하루 식단에 익히지 않은 포니오 4분의 1컵 또는 익힌 포니오 2분의 1컵을 포함하면 건강식단을 유지할 수 있다. 익히지 않은 포니오 4분의 1컵(45그램)은 170 kcal, 단백질 2g, 당분 0g, 지방 0.5g, 탄수화물 39g을 포함하고 있으며, 섬유질 하루섭취권장량의 4%, 철 하루섭취권장량의 4%를 섭취할 수 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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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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