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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화/생활
[2653호] 2021.04.12

“여행 못 가는 슬픔, 기내식 만들어 달랬죠” ‘기내식 덕후’ 닉 센하우저

김경민  기자 kkim@chosun.com 2021-04-14 오전 11:01:28

▲ ‘기내식 덕후’ 닉 센하우저가 집에서 직접 만들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기내식. 2015년 루프트한자 항공사에서 먹었던 소고기 굴라시와 훈제연어. photo. @flysoplane
여기 비행과 기내식을 좋아했던 한 남자가 있다.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우에 사는 닉 센하우저(Nik Sennhauser)다. 태국과 오스트리아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그는 어려서부터 비행기를 탈 일이 많았다. 비행기를 좋아하던 소년은 ‘항공기 덕후’(avgeek)로 성장했다. 프리랜서 프로젝트 매니저이자 소셜미디어 매니저였던 그에게 비행기는 ‘집’과 같은 곳이었다. 태국에 살고 있는 부모님, 미국과 스위스에 사는 여동생들, 그리고 스페인에 사는 남동생을 만나기 위해 최소한 3주에 한번은 비행기를 탔다. 그는 지난 4월8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팬데믹 전까진 모든 여가 시간을 다음 비행 계획을 짜며 보냈다”며 “비행을 중심으로 돌아가던 제 삶은 팬데믹 이후 완전 달라졌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영국에서 락다운이 이어지며 그는 더 이상 비행기를 탈 수 없게 됐다. 2020년 2월 일본으로부터 돌아오는 비행이 그의 마지막 여정이었다.
   
   평생을 여행하며 다니던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집에만 있어야 하는 상황에 답답함을 느꼈다. 그는 “매주 주말이면 예전에 탔던 비행기의 사진들을 훑어보고, 기내식으로 무엇을 먹었는지, 그 여정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떠올리며 지루함을 견뎌내야 했다”며 “그러던 중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그 아이디어란 기내에서 먹은 식사를 지접 재현해내는 것. 그는 “항공기 덕후 가운데엔 이미 이렇게 기내식을 직접 만들어 보는 사람들이 있었다”며 “기내식 고증이 나만의 특별한 취미가 아니란 사실을 알고 잠시 중단한 적도 있었지만 결국 다시 기내식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취미를 지속하게 한 동력은 역시 여행에 대한 욕구와 지루함이었다.
   
▲ 치즈와 시금치를 넣은 달걀찜. photo. @flysoplane

▲ 레드커리와 익힌 당근, 후식으로 나온 망고푸딩. photo. @flysoplane

   지난 1월부터 본격적으로 자신이 맛본 기내식을 그대로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만든 요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flysoplane) 계정에 올렸다. 지금까지 센하우저가 만든 기내식은 일본 항공사의 타마고야키에서부터 오스트리아 항공사의 스페츨러(spaetzle), 태국 항공사의 타이 카레까지 다양한다.
   
   그저 기내식만 만드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항공사마다 선보이는 특유의 접시와 수저, 유리잔까지 그대로 재현했다. 이코노미석과 비즈니스석에 따라 달라지는 메뉴 및 찬기까지 신경을 쓴다. 주로 이베이에서 구입한다. 당연히 많은 공이 들어가는 작업이었다.
   
   그가 이렇게 만든 식사는 센하우저 부부가 실제로 먹는다. 주로 일요일 점심 혹은 저녁으로 준비한다. 그는 “내가 만든 기내식은 단지 인스타그램에서 멋져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맛도 있도록 만든다”며 “그래서 저는 요리책과 인터넷을 통해 요리법을 찾아 정성껏 만든다”고 말했다. 3개월 남짓 매주 기내식을 만들다보니 그의 요리 실력도 늘었다고 했다. 그는 “원래 요리를 전혀 할 줄 몰랐지만 점차 실력이 늘었다”며 “특히 디저트를 꽤 잘 만든다”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냥 재미로 시작”했던 기내식 조리는 어느새 비행기 탐구를 대신해 그의 새로운 취미가 됐다. 항공기 덕후가 기내식 덕후가 된 셈이다. 이제 그는 자신이 기내에서 무엇을 먹었는지를 기억해내기 위해 과거 비행기 탑승시 촬영했던 영상을 훑어본다. 요리를 하면서 예전의 여행을 떠올리다보니 자연스럽게 그의 방랑욕구도 해소했다.
   
▲ 센하우저가 오스트리아 항공사에서 먹었던 스페츨러와 파프리카치킨 요리. photo. @flysoplane

   그가 생각하지 못했던 효과도 있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따뜻한 유대감을 느낀 것이다. 매니아들 사이에서 제법 유명해진 그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동료 덕후’들과 교류가 생긴 것이다. 한 번은 그가 올린 기내식 사진을 보고, 오스트리아에 사는 한 사람이 그가 가지고 있지 않은 기내식 비품을 찾아 보내주기도 했다. 센하우저는 “취미 생활을 공유하며 여행을 할 수 없는 시간 동안 나에게 기쁨이 되었다”며 “코로나19로 감금되다시피 살며 잃었던 인간관계의 온기를 느낄 수 있게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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