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커피사랑은 남다르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커피를 즐기며, 커피전문점은 식품업 가운데 가장 빠르게 창업이 증가하는 종목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민 한 명이 카페에서 쓰는 돈은 연평균 약 10만4000원으로 세계 3위 수준이다. 또 현대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한국 성인 1인당 커피 소비량은 연간 353잔으로 세계 평균(132잔)보다 3배 가량 많다.

한국인의 ‘국민 음료’가 된 커피. 하지만 그 영양학적 효과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커피를 마시는 방법에 따라 독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커피에는 항산화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있다. 항산화 영양소는 암 등 각종질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영양성분이다. 세포의 노화와 손상을 초래해 질병 유발의 원인이 되는 체내 산화를 막기 때문이다. 비타민, 미네랄, 카로테노이드, 플라보노이드, 이소플라본 등이 대표적인 항산화 영양소다.

이런 이유로 적당한 양의 커피는 건강에 유익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국립암센터가 발표한 가장 최신의 공식 자료에는 커피가 일부 암 발생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적혀 있다. 커피는 특히 간 건강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 따르면 커피는 간암과 자궁내막암의 위험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 대한간학회 역시 커피의 효능을 인정해 ‘만성간질환자가 커피를 마시면 간암 발생 억제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의 진료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대한간학회이 지뇨지침에 따르면, 커피 섭취로 간암 예방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설탕이나 우유 등 기타 첨가물을 넣지 않은 원두커피(블랙커피)로 하루 3잔 정도 마시는 것이 좋다. 이 진료지침은 실제 의료현장에서 의사가 환자에게 주는 처방의 근거가 되고 있다.

그럼 하루 중 언제가 커피를 마시기에 가장 좋은 시간일까. 전문가들은 오전에 마시는 커피가 좋다고 말한다. 아침 커피는 배변 활동에 도움을 준다. 커피에 포함된 카페인은 배변을 조절하는 신경을 자극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침에 블랙커피 한 잔을 마신다면 활발한 배변활동으로 상쾌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단, 공복상태에서 마시면 오히려 위 점막을 손상시킬 수 있다. 전문가들은 먼저 물을 마시거나 간단한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실 것을 권한다.

오전 커피는 각성효과로 하루 능률을 향상시킬 수도 있다. 커피의 카페인 성분 등은 대뇌피질을 자극해 주의력과 집중력을 향상시킨다. 차가운 커피보다는 따뜻한 커피를 권한다.

오후에 커피를 마실 때엔 약간의 주의가 필요할 수 있다. 커피엔 철분 흡수를 막는 타닌과 클로로겐산이 들어 있어, 식전이나 식사 직후에 커피를 마시면 섭취한 음식의 철분 흡수율이 감소할 수 있다. 때문에 식후 두 시간이 지나 섭취한 음식이 충분히 흡수된 뒤에 커피를 마시는 것이 좋다고 한다. 늦은 오후 카페인 섭취는 숙면을 취하는데 방해가 될 수도 있으므로, 개인에 따라 커피 섭취 시기와 양에 유의하는 것이 좋다.

커피의 효능은 개인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세계보건기구 등은 자신의 몸 상태를 살펴가며 커피를 마실 것을 권한다. 커피를 마셨을 때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얼굴이 달아오르는 느낌이 들면 섭취를 중단하는 것이 좋다. 위식도 역류, 소화불량, 고혈압, 불면증 등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건강한 사람이라도 하루 2~3잔 정도로 마시는 게 좋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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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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