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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9호] 2021.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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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통신]‘뉴스 오브 더 월드’ 톰 행크스가 지적한 요즘 미디어

LA= 박흥진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 회원  2021-05-27 오전 9:00:56

photo 뉴시스
톰 행크스(64)는 언제 봐도 서글서글하고 털털해 친한 이웃집 아저씨 같다. 인터뷰 때 농담도 잘하고 잘 웃고 상냥하다. 하지만 대답은 매우 진지하다. 서민풍이지만 진지한 사람이다. 그는 이색적인 서부영화 ‘뉴스 오브 더 월드’에서 남북전쟁 몇 년 후 텍사스를 돌면서 세상물정에 어두운 사람들에게 미국과 세계 뉴스를 알려주는 전직 남부군 장교 캡틴 제퍼슨 카일 키드로 나온다. 캡틴 키드는 도중에 인디언들에 의해 키워진 10세 소녀 조한나를 만나 소녀를 친척집에 돌려주기 위해 함께 여행을 한다. 그러다가 둘 사이에 따스한 부녀간의 사랑이 영근다. 행크스를 영상 인터뷰했다.
   
   
   - 뉴스 전달자인 캡틴 키드로서 요즘 미국 뉴스미디어의 보도 성향을 어떻게 보는가. “요즘 뉴스는 뉴스라기보다 뉴스로 가장한 의견과도 같다. 상품화되고 상업화됐다. 내가 젊었을 때는 존 챈슬러 같은 명방송앵커들이 다양한 소식통들에 의해 확인되지 않은 것은 절대로 뉴스로 내보내지 않았다. 그러나 이젠 많이 달라졌다. 모두가 웹사이트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기가 듣기를 원하는 뉴스들을 찾고 있다. 자기가 이미 믿고 있는 것을 한 번 더 확인하고자 한다. 뉴스 매체들은 옛날에는 사실만 보도했는데 요즘은 24시간 사실에 뭔가를 치장한 것들을 내보내고 있다. 캡틴 키드는 뉴스 전달자로서 집단을 계몽하고 있는데 이야말로 저널리즘이 해야 할 일이다.”
   
   - 부인(배우인 리타 윌슨)과 함께 코로나19에 감염되고 나서 이 질병에 대한 의식과 감정이입이 보다 강해졌다고 느끼는지. “우리가 코로나19에 감염되었다고 해서 그것에 대한 의식이나 감정이입이 보다 강해졌는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로 인해 우리의 책임감이 강해졌다는 것만은 사실이다. 싫으나 좋으나 우리는 공인이어서 사람들이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현명한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우리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솔직해지기로 했다. 또 모든 것을 공개하기로 한 것이다. 나는 당뇨가 있고 아내는 암을 앓은 경력이 있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이런 병력이 우리를 더욱 큰 위험으로 몰고 가는 것 아니냐는 공포를 느꼈다. 그러나 우리를 잘 돌봐준 사람들 덕택으로 감염 사흘 후 증세가 없어지면 괜찮을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감염시키지 않아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러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손을 씻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야 한다. 코로나19 사태는 우리 모두가 치러야 할 시험인데 아직도 우리들 중 일부는 그 시험을 치르면서도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 정신적·육체적으로 캡틴 키드 역을 어떻게 소화했는가. “영화의 원작인 폴렛 자일스의 책을 읽고 본능적으로 역에 이끌렸다. 그 역은 육체와 정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었다. 나는 캡틴 키드의 정신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의 지나온 길과 하는 일, 그리고 그가 푼돈을 받은 대가로 사람들에게 시대정신을 깨우쳐줘야 한다는 사회적 부담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것이 바로 계몽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서로 말도 안 통하는 조한나를 캡틴 키드가 친척집에 데려다주면서 아버지 노릇을 배우게 되고 둘 모두에게 아름답고 좋은 결실을 맺는다. 이것이 영화 촬영 3개월간에 걸쳐 내가 경험한 감정적 여정이었다. 이를 위해 출연을 결정한 것이다. 이 작품을 통해 그 무언가에 나를 부딪쳐 보고 싶었다.”
   
   - 당신은 조한나 나이 또래의 두 손녀가 있는데 그들에게 어떤 할아버지인가. “난 자기가 어떤 아버지요, 어떤 할아버지라고 공언하는 사람들을 믿지 않는다. 그런 질문은 아이들에게 물어봐야 할 사항이다. 난 내가 이 지구상에서 가장 훌륭한 할아버지일 수도 있고, 아니면 할아버지 노릇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일 수도 있다. 나는 단지 가능한 한 그들과 함께 있으려고 애쓰지만 언제나 원하는 만큼 시간이 충분하지 못하다. 아이들은 매력적이고 호기심이 많다. 때로 할아버지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뒷전에 앉아 아이들 하는 일을 관찰하고 그들의 말을 듣는 것이다. 내 첫 손녀는 아홉 살인데 내가 그 나이였을 때보다 훨씬 더 내적으로 풍족하고 부유하다. 할아버지로서 내 욕심이란 가능한 한 그들의 정수를 많이 흡수하는 것이다.”
   
   
▲ 영화 ‘뉴스 오브 더 월드’의 장면.

   - 영화에서처럼 1860년대 인디언들에 의해 양육된 백인 아이들이 꽤 있었는가. “가난과 전쟁으로 버려진 백인 아이들을 인디언들이 데려다 키웠다. 후에 이 아이들은 백인 사회로 돌아오고 나서도 대부분 자연 속의 삶으로 돌아가고 싶어 했다.”
   
   - 이 영화는 일종의 서부영화인데, 왜 요즘에는 영화사들이 서부영화를 만들지 않는가. “실제로 요즘에는 서부영화를 보기가 힘들다. 대부분의 서부영화에는 총격전이 있기 마련인데 이젠 공상과학영화들이 그런 장면을 잘 만들어 보여주고 있다. 공상과학영화가 서부영화를 대체한 것이다. 서부영화가 안 만들어지는 또 다른 이유는 해외시장에서는 먹히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사로선 돈을 벌어주지 못하는 장르가 되었다.”
   
   - 남북전쟁 이후 150년이 지났는데 그동안 미국 역사는 올바른 흐름을 이어왔다고 보는가. “역사란 빌어먹을 일들의 연속이다. 1870년 이후 우리가 제대로 진전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러 법안들이 통과되고 우리는 과거와 달라진 장소에서 과거에 누리지 못하던 권리를 누리며 살고 있다. 하지만 지금 미국은 남북전쟁 때와 마찬가지로 완전히 50%씩 양분되어 있다. 일단의 사람들은 항상 불만에 가득 차 있고 또 다른 일단의 사람들은 미국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나라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에 속하지 못하는 나머지 사람들은 그저 다음 달 집세를 어떻게 내고 내일 먹을 것을 어떻게 마련할지를 걱정하면서 살고 있다.”
   
   - 영화에서는 과거의 미국 사람들이 편협하고 폭력적이며 구역질 나는 사람들로 묘사됐는데. “우리 주위에는 언제나 편협하고 폭력적이며 구역질 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을 찾아보려고 이리저리 헤맬 필요가 없다. 그들은 어제도 있었고 내일에도 있을 것이며 1870년대에도 있었다. 이들은 증오와 분열을 가져오는 사람들이다.”
   
   - 조한나 역을 한 독일 태생의 헬레나 젱겔이 연기를 잘하던데. “영화를 감독한 폴 그린그래스와 나는 헬레나가 없었더라면 이 영화를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폴은 재능 있는 사람을 발굴하는 데 뛰어난 감각을 지닌 사람으로 헬레나야말로 천부적인 연기 재능을 타고난 배우다. 헬레나는 영화를 찍었을 때 11살이었다. 이중언어에 능통한데 나이가 더 들면 몸을 비롯해 여러 가지가 변화하기 때문에 그전에 영화를 찍어야 한다고 결정했다.”
   
   - 매일매일을 살면서 당신이 누리는 여러 가지 좋은 일을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그 무엇도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모든 것을 붙잡고 그것에 매달리며 그 순간에 감사하려고 노력한다. 난 이미 64세다. 지금 내게 중요한 것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연결이다. 난 아주 좋은 직업을 갖고 있다. 그것은 내게 기쁨과 즐거움을 주고 있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연결에 비하면 그다지 중요한 것은 아니다.”
   
   - 말을 타고 질주하는 장면을 찍을 때 진짜로 말을 타고 달렸는가. “세트에는 내가 말을 타고 질주하지 못하도록 감독하는 사람이 있다. 스턴트맨이 내 옆에서 따라오다가 질주하는 부분에서는 그가 말을 타고 달리는 것을 찍는다. 말은 위험한 동물이어서 항상 보험이 따라다닌다. 내 말 이름은 ‘윔피’였는데 우린 아주 사이좋게 지냈다. 만약 내가 ‘윔피’를 잘 대해주지 않았더라면 말이 나를 죽였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항상 그가 원하는 대로 해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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