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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1호] 2021.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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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통신]‘콰이어트 플레이스 2’ 에밀리 블런트 “괴물은 우리 옆에 있다”

LA= 박흥진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 회원  2021-06-07 오전 11:01:55

▲ 에밀리 블런트와 남편 존 크래신스키. photo 뉴시스
보는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평화스러운 얼굴. 에밀리 블런트(38)는 단정한 자세로 앉아 질문에 정성껏 대답했다. 자상했지만 영화와 관련이 없는 물음에는 대답하기를 꺼렸다. 블런트는 공포영화이자 가족드라마인 ‘콰이어트 플레이스 2’에서 주연을 맡았다. 블런트는 이 영화에서 작은 소리에도 민감한 치명적인 외계 괴물들을 피해 두 남매와 갓난아기를 데리고 안전한 곳을 찾아가는 어머니 이블린으로 나온다. 영화를 감독한 배우 존 크래신스키는 블런트의 남편. 이 영화는 본래 작년 초에 개봉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개봉이 지연됐다가 미국에서 지난 5월 28일 개봉했다. 한국에서는 6월 16일에 개봉한다.
   
   
   - 이블린은 딸 리간(밀리센트 시몬스 분)과 아들 마커스(노아 주프 분), 그리고 갓난아기를 보호하기 위해 모성애 본능을 극단적으로 동원하는데 그런 역을 한 소감이 어떤가. “이블린은 모성애의 치열성을 극단적인 한계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성경에 나오는 모성애의 강인함이라고 하겠다. 그는 자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모성애를 발휘함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정의를 찾고 있다. 이블린은 전편에서 가족의 안전망이기도 한 남편 리(크래신스키 분)를 잃고 혼자서 세 아이를 지켜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떠맡는다. 나는 슬픔으로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세 아이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필사의 노력을 하는 이블린을 존경한다. 이블린의 이야기는 역시 아이들을 가진 나의 개인적 이야기라고도 하겠다. 우리는 종종 여자들이 자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비상한 일을 한다는 뉴스를 듣곤 한다. 따라서 이블린의 이야기는 세상 모든 어머니에게 큰 공감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본다.”
   
   - 영화에서 아버지를 잃은 두 남매는 생존을 위한 모험을 겪으면서 부쩍 성장하는데 그런 연기를 하는 두 아역배우를 보면서 느낀 소감은. “나는 두 아이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남편 존과 나는 영화를 찍으면서 그들에 대한 자랑은 진짜라며 웃었다. 우리가 비록 두 아이의 가짜 부모이긴 하지만. 밀리(센트)와 노아는 영화를 통해 진짜로 성장했고 또 매우 모범적인 배우들이다. 영화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는데 그럼으로써 우리는 제작기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 그들은 모두 스타이다. 특히 영화의 각본을 쓰기도 한 존은 밀리가 영화를 짊어지고 가도록 그에게 막중한 책임을 부여했다. 존은 청각을 상실한 연약한 여자아이(리간은 듣지를 못한다)가 생존을 위해 하나의 무기가 된다는 아이디어를 매우 흥미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
   
   - 10여년간 존과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하면서 배우와 감독으로서 함께 일하는 경험은 어떤지. “나는 금슬 좋은 잉꼬부부라는 말을 듣는 것이 당황스럽다. 우린 다른 부부와 마찬가지다. 나와 그는 서로를 매우 값지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서뿐 아니라 직업적으로도 그렇다. 그리고 우리는 창조적으로 호흡이 잘 맞는다. 그것이 큰 도움이 된다. 우리는 같은 영화를 보면서 어떤 장면이나 연기에 대해서 느끼는 반응이 같다. 그가 감동하는 것에 나 역시 감동하는데 이런 점이 우리가 함께 일하는 데 유연성을 준다고 생각한다. 위스키를 많이 마시는 것도 같은 점이다.”
   
   - 영화계를 비롯한 세상은 야심 있는 여자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남성 위주의 영화계에서 여성이 자기 야심을 성취하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러기 위해선 우선 먼저 자기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변명의 여지가 없이 직선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나는 아주 직선적인 사람이다. 야심이란 목적이 있는 꿈을 뜻한다고 본다.”
   
   - 항상 침묵을 지키면서 외계의 괴물들과 싸우는데, 얼마나 힘들었는가. “이 영화는 단순히 피상적인 공포영화가 아니다. 존은 괴물들을 은유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무언가 무시무시한 것이 침입해 우리 사회 공동체를 파괴해 갈라놓는 일은 지금도 일어나고 있지 않은가. 영화는 사람들이 함께 뭉쳐야 한다는 필요성과 함께 분열된 사회 공동체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깨우쳐주고 있다. 이런 점에서 매우 희망적이라고 생각한다.”
   
   - 당신의 조용한 곳은 어디인가. “내 조용한 장소는 다소 희귀한 곳이다. 그곳은 아무도 없는 우리 집이다. 조용할 때 나는 내 방에서 책을 읽는다. 매우 특별한 경우지만 나는 집이 텅 비었을 때가 아주 좋다.”
   
▲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2’의 한 장면. photo 뉴시스

   - 영화에서 마커스가 덫에 발이 걸려 크게 다치는데 당신의 아이들이 이런 사고를 당한 적이라도 있는가. “마커스의 경험보다는 덜하지만 내 딸 헤이즐이 길에서 스쿠터를 타고 가다가 넘어져 턱이 찢어지면서 12바늘이나 꿰매야 했다. 그때 우리는 함께 브루클린 거리를 가고 있었는데 딸이 쓰러지자 존이 아이를 안고 인파를 뚫고 병원 응급실로 쏜살처럼 달려갔다. 난 처음에 충격에 빠져 어리둥절해하다가 곧 정신을 차리고 문제 해결책을 강구했다. 여성은 그런 일에 아주 능숙하다. 특히 내 어머니는 자식의 위기 해결에 있어 그 누구보다 나은 사람이다.”
   
   - ‘메리 포핀스’ 속편에 나온다고 들었다. “금시초문이나 만들어지면 기꺼이 나오겠다.”
   
   - 위스키를 어떻게 마시는가. “커다란 사각얼음을 잔 가득히 채워 마신다. 난 10대 때부터 위스키를 마셨다. 기침약으로 마시면 효과가 있었다. 그때 난 할아버지가 드시던 위스키를 마셨는데 위스키를 마실 때면 향수에 젖곤 한다. 존은 나보다 위스키에 대해 더 정통한 애주가다. 하루 종일 육체와 감정을 다 소진해가며 영화를 찍고 집에 돌아와 위스키를 마시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 긴장감이 말끔히 없어지곤 한다. 위스키를 마시는 것은 아주 로맨틱한 일이다.”
   
   - 존 크래신스키는 ‘노’라는 대답을 수락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정말인가. “그렇다. 그는 매우 협조적인 사람이면서도 일단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으면 남이 뭐라고 말하든 밀고 나간다. 모두가 그를 잡아 끌어내리는데도 산으로 바위를 굴리며 올라가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히 고집 때문이 아니다. 목적의식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존은 타인들의 의견을 잘 듣고 조언해준다. 한밤중에도 전화가 걸려와 문제 해결을 상의하는 경우가 있다. 그는 남에게 매우 친절한 사람이다.”
   
   - 존이 속편의 각본을 쓰면서 당신과 상의했는가. “속편의 첫 장면에 대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알려주었다. 그리고 그 후 7개월 동안 자기 생각과 주제와 장면들에 관해 제작자들과 상의했다. 이어 골방에 들어가 2주에 걸쳐 각본의 초본을 완성했다. 우린 단순히 전편이 빅히트했기 때문에 속편을 만든 것은 아니다. 전편보다 나은 작품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그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전편이 끝난 데서 페이지를 넘겨 앞서 나아가기 위해 상상력을 총동원했다.”
   
   - 현대 여성들의 위치가 어디까지 왔다고 생각하는지. “지금은 물결이 방향을 바꾸면서 여성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흥분되는 때라고 생각한다. 지금 여자들은 과거보다 더 많은 공간과 발판을 소유하고 있다. 여자들이 자기 의견을 말하면 그것이 받아들여지고 또 생산적인 것으로 전환되고 있다. 물론 아직 개선해야 할 일이 많이 있긴 하지만 과거보다 많이 나아진 것만은 사실이다. 우리는 남의 응원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원하는 것을 강력히 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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