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대부분을 앉아서 보내는 60세 미만 성인의 뇌졸중 위험이 신체활동이 많은 사람에 비해 훨씬 높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19일 미국심장협회(AHA)의 의학저널 ‘스트로크’(Stroke)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하루에 8시간 이상 앉아 있고 신체적으로 그다지 활동적이지 않은 사람들은 4시간도 채 앉아 있지 않고 매일 10분 이상 운동을 하는 사람들보다 뇌졸중 위험이 7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캐나다 지역사회보건조사 소속 성인 14만3000명에 대한 건강 정보를 분석, 뇌졸중 이력이 없는 40세 이상 참가자들을 평균 9.4년간 추적 관찰한 끝에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캐나다 맥마스터대 래에드 준디 교수는 “오랜 시간 앉아 있는 것은 포도당, 지질대사, 혈류를 손상시키고 체내 염증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몸의 변화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혈관에 악영향을 미치고 심장마비와 뇌졸중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 대상이 된 2965건의 뇌졸중 중 90%가 ‘허혈성 뇌졸중’이었다. 허혈성 뇌졸중은 가장 흔한 뇌졸중으로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이 좁아져 발생한다. 준디 교수는 “뇌졸중이 빨리 치료되지 않으면 혈액의 공급이 부족한 부위의 뇌세포가 산소 부족으로 죽기 시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케리 스튜어트 교수는 “뇌졸중은 발생하기 전에 여러 번 징후가 나타난다”며 전조 증상을 유의해 살필 것을 강조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팔, 다리, 얼굴에 허약함을 느끼게 되며, 특히 이 느낌이 몸의 한쪽에만 국한된 경우 더욱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발음이 뭉개지거나 보거나 듣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것 역시 뇌졸중의 전조증상일 수 있다. 별다른 이유 없이 갑자기 심한 두통이 발생할 때도 뇌졸중의 가능성을 의심해봐야 한다.

뇌졸중 위험을 줄이려면

하지만 뇌졸중은 별다른 전조 증상 없이 발병하는 경우도 많아 사전에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의학전문가들은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고 신체 활동을 늘리는 것이 뇌졸중의 위험을 낮추는 기본적이지만 확실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스튜어트 교수는 “앉아 있는 대신 더 많이 서 있고,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오르는 것처럼 일상에 작은 변화가 큰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하루 10분 이상 빠르게 걷기나 자전거 타기처럼 심박수를 높이고 땀을 흘릴 정도로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달 초 미국신경과학회(AAN) 저널 ‘뉴롤로지’(Neurology)에는 뇌졸중이 발생했던 사람이 1주일에 3~4시간 이상 걷기나 정원 가꾸기 등 신체활동을 하면 사망위험이 절반으로 준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음주 등 생활습관의 관리도 중요한 요인이다. 준디 교수는 “이전의 연구에서 알코올 섭취량을 포함한 10가지 위험 요인이 뇌졸중의 90%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며 “이러한 위험요인만 제거된다면 이론적으로 뇌졸중의 90%는 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은 영양가 높은 식단, 금연, 고혈압‧당뇨병 같은 질환의 진단과 치료 등과 함께 뇌졸중 위험 을 감소시킬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일 뿐”이라며 적극적으로 신체활동 개선을 권고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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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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