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키며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고혈압. 고혈압을 처음 진단받았다면 식습관 조절, 운동 등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다. 적극적 유산소 운동, 야채 위주의 저염식 식단, 금연, 절주 등 생활습관의 변화만으로도 어느 정도 개선이 가능한 질환이기 때문이다.

특히 식단은 혈압 관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미국 국립보건원과 미국당뇨병협회 등에선 고혈압 환자에게 대시(DASH) 식이요법을 권한다. 대시 식단은 고혈압 환자를 위해 개발된 식이요법으로, 저염식·저지방·저당이 핵심이다. 채소와 과일, 유제품 위주의 식단으로 구성되며, 하루 나트륨 섭취량을 2000㎎ 이하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국인의 하루 나트륨 섭취량이 4000㎎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현재의 절반 수준이다.

최근 이 대시 식단과 적절한 운동을 병행할 경우 ‘내성고혈압’에 효과가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내성고혈압은 매일 3가지 이상의 혈압 약을 복용해도 혈압이 잘 내려가지 않는 증상으로, 뇌졸중이나 심장마비 또는 기타 심장 관련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연구 결과, 20세에서 49세 사이의 젊은 남성들이 같은 나이의 여성들보다 내성고혈압을 가질 가능성이 70%까지 더 높았다. 20~29세 사이의 젊은 남성들로 한정해도 그 나이의 여성들보다 내성고혈압을 가질 가능성이 59% 더 높았다. 30~39세 남성들의 경우는 70% 더 높았고, 40~49세 남성들은 47%가 더 높았다.

그러나 70세가 넘으면 상황이 완전히 바뀌어서 여성이 남성보다 내성고혈압을 가질 가능성이 29%에서 63%로 치솟았다. 이 연구는 AHA 지침을 사용하여 고혈압을 130 이상의 수축기와 80 이상의 이완기로 정의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미 러트거스 대학 아유시 바이자리아 박사는 “내성고혈압 위험군인 70세 이상의 여성과 50세 미만의 남성의 경우, 일상적 혈압 체크가 유익할 것”이라며 “혈압약 복용 말고도 식이요법, 운동 그리고 소금 섭취를 줄임으로써 내성고혈압을 줄일 수 있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특히 대시 식이요법과 운동의 병행이 내성고혈압을 줄일 수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4개월 동안 내성고혈압을 가진 90명의 성인들에게 대시 식이요법을 따르도록 했다. 야채와 과일, 통곡물, 무지방 유제품, 살코기, 견과류, 씨앗, 콩류 등이 포함된 식단이었다. 연구에 참여한 90명의 사람들은 식사 지도 외에도 일주일에 3회 심장재활시설에서 강도 높은 지도 훈련을 받았다. 다른 내성고혈압 환자 50명은 간단한 상담만 받았다. 그 결과 식단과 운동을 체계적으로 통제한 그룹의 수축기 혈압은 최소 12포인트가 줄어든 반면, 그렇지 않았던 그룹 사람들은 7포인트만 감소했다.

미국심장협회(AHA)의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이 연구는 27일(현지시각) AHA의 학술지 ‘순환’(Circulation)에 실렸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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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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