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터운 유럽

권석하. 안나푸르나. 3만5000원

프랑스 파리 근교의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 위치한 라부 여인숙. 네덜란드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생애 마지막에 머물던 다락방에서는 지금도 곰팡이에서 풍기는 퀴퀴한 냄새가 난다. 37세 젊은 화가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 지 127년이 지났지만 라부 여인숙을 찾은 방문객은 다락방의 공간에서 고흐의 마지막 순간을 상상한다. 영국과 프랑스 사이 해협에 있는 건지섬에는 빅토르 위고가 있다. 위고는 나폴레옹 3세가 통치하던 프랑스로부터 스스로를 망명시켜 건지섬에 머물렀다. 언덕 위 하얀 집들이 늘어선 평화로운 이곳에서 ‘레 미제라블’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재영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이렇게 유럽 전역에 걸친 공간을 되짚으며 역사적 인물의 생애와 그들의 예술작품을 재현해낸다.

국가공인 여행가이드 중 제일 따기 어렵다는 영국 예술·문화·역사 해설사 자격증(Blue Badge)을 딴 저자가 쓴 유럽 문화사. 역사적 사실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유럽 곳곳을 누비며 보고 들은 공간적 맥락 속에 역사적 인물과 사건 등을 두텁게 담았다. 1982년 무역상사 주재원으로 처음 영국에 건너가 지금까지 살면서 유럽 곳곳을 다닌 경험도 곳곳에 녹아 있다.

밸런스 은퇴지갑

김진영. 밸런스자산연구소. 1만8000원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 누구도 대신해주지 않는 은퇴 후 삶은 미리미리 혼자 설계해야 한다. 퇴직금 운용을 돕고 은퇴 후 삶을 설계할 수 있게 돕는 가이드북. 인기 유튜브 방송을 책으로 엮었다.

비즈니스 워

데이비드 브라운. 한국경제신문. 2만원

비즈니스 업계에서 생존하는 전략은 전쟁에 대비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의 인기 비즈니스 팟캐스트를 진행하는 저자는 2000년 전 군사 전략서인 ‘손자병법’을 참고해 기업의 생존 공식을 만들어냈다.

중국 갑질 2천년

황대일. 기파랑. 1만6000원

세계 유일 패권국으로 등극하겠다는 ‘중국몽’이 한국 등 주변국에 미치는 영향은 뭘까? 종군기자 출신인 저자는 중국이 한반도를 침략해온 2000년 역사를 되짚으며 사대주의 늪에서 생겨난 대중국 저자세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86세대 민주주의

민경우. 인문공간. 2만원

주사파 이론가이자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사무처장을 지낸 민경우가 펴낸 30년 민주화운동 역사서. 조국 사태 이후 “운동권에 대한 신념이 송두리째 흔들렸다”는 저자는 민주화 세대가 법치주의를 해체하는 아이러니의 기원을 찾아간다.

지금 다시 계몽

스티븐 핑커. 사이언스북스. 5만원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점령, 500만명에 달하는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 세상은 정말 진보하고 있는 걸까? 과학 사상가인 저자의 대답은 ‘그렇다’이다. 갖가지 데이터를 통해 계몽주의에 바탕해 발전해온 세상을 설명한다.

적을수록 풍요롭다

제이슨 히켈. 창비. 2만원

세계경제가 고도로 성장하는 동안 지구는 빈곤과 기후변화 등 이상징후를 보였다. 불평등 연구로 주목받는 경제인류학자인 저자는 끊임없는 경제성장의 역설을 지적하며 ‘탈성장’을 해법으로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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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단신
조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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