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잔잔하게 부는 가을은 야외 운동하기에 안성맞춤인 계절이다. 맑고 푸른 하늘을 보며 걷거나 달리면 일상에서 지친 몸과 머리가 한결 가벼워지는 기분이다.

가을은 조깅이나 걷기 운동을 중심으로 야외 활동을 시작하기 좋다. 하지만 아무리 가벼운 운동도 신체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겐 위험할 수 있다. 평소보다 많아진 걸음 수나 익숙하지 않은 달리기로 인해 족저근막염이나 아킬레스건염 등이 발생하기 쉽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걷기와 달리기 자세를 익혀야 한다. 하지만 이에 앞서 내 몸 상태에 맞는 신발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무조건 푹신하고 디자인이 예쁜 신발이 최선은 아니다.

첫째, 주로 걷고 달릴 곳이 어딘지 고려하자.

만약 흙이나 잔디로 되어 있는 둘레길이나 가벼운 등산로에서 운동할 계획이라면 일반적인 러닝화가 아니라 트레일 러닝화를 선택해야 한다. 트레일 러닝화는 접지력을 강화하고 발의 흔들림을 줄여준다. 불규칙한 노면을 딛고 방향전환을 할 때 발목에 부담을 최소화해줄 수 있다. 단 신발이 상대적으로 무겁고 충격을 흡수하는 쿠셔닝이 크지 않다.

일반 도로나 공원을 달릴 때는 쿠셔닝이 보강된 러닝화가 낫다. 흙이나 잔디처럼 노면이 부드럽지 않은 곳에서 걷고 달리는 기술이 좋지 않다면 발목과 무릎에 충격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신발 속에서 발가락은 반드시 자유롭게!

조금 타이트한 신발도 사용하다 보면 늘어나서 잘 맞게 된다는 말도 있지만, 앞으론 잊기로 하자. 신발이 늘어나길 기다리는 동안 발가락은 압박 받고 찌그러지고 있다. 발과 발가락은 걷고 달리는 동안 지속적으로 충격을 흡수하고 무게 중심 변화에 반응할 수 있도록 자유로워야 한다.

특히 발가락이 신발에 눌려 안으로 모이면 걷고 뛸 때 제대로 추진력을 내기 어렵다. 한발로 지지하는 순간 균형을 잡는 데도 불리하다. 따라서 발볼이 상대적으로 큰 사람은 발가락을 편하게 펼칠 수 있는 여유공간이 확실한 신발을 선택하고, 발이 앞으로 밀리지 않도록 발등 부분을 잘 조여서 신는 게 좋다.

셋째, 발바닥 안쪽의 아치의 상태에 맞게 신발을 골라야 한다.

걷고 달리는 동작은 외발 서기를 반복적으로 번갈아 하는 운동이다. 외발 서기 동작은 발의 기능이 특히 중요한데 발바닥 아치가 안으로 무너지거나, 반대로 발바닥 아치가 지나치게 높아 발의 바깥쪽 날에 체중이 집중되는 경우 무릎이나 골반에서 불필요한 틀어짐이 발생한다.

나의 발 아치를 확인하는 손쉬운 방법이 있다. 한쪽 발로 섰을 때 내 검지손가락 한마디가 발바닥 아래로 들어갈 공간이 있는지 확인해보자. 만약 손가락이 들어갈 공간이 충분하지 않다면 아치가 많이 무너지는 형태(회내)로 볼 수 있다. 아치가 많이 무너지는 사람은 발목을 뒤에서 관찰할 때 아킬레스건이 안쪽으로 휘어진 경우가 많으니 이 부분도 확인해보자.

손가락이 깊숙하게 들어가거나 엄지발가락 발볼에 무게 중심이 잘 실리지 않는다면 아치가 많이 높은 요족인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아킬레스건이 바깥쪽으로 휘어진 경우가 많으니 함께 보면 된다.

발 아치가 많이 무너지는 사람들의 경우, 무조건 쿠셔닝이 충분한 신발보다는 안정화 기능이 좋은 신발을 선택하는 게 좋다. 신발을 정면에서 보았을 때 안쪽 면이 상대적으로 높게 제작된 신발도 있다. 신발을 통해 발이 지나치게 안으로 무너지는 것을 보조하여 발목과 무릎의 피로도를 줄여줄 수 있다. 발 아치가 너무 높은 경우, 쿠셔닝이 보강된 신발을 사용하여 발의 피로도를 줄여주는 게 좋다.

어떤 신발을 사용하든 기본적인 발의 기능을 관리하고 강화해야 한다. 걷고 달리는 운동 후 발바닥과 종아리 마사지와 스트레칭을 하고, 발가락 사이 스트레칭도 잊지 말자. 자세한 방법은 지난 연재 기사 ‘무시하기엔 너무 중요한 발’(주간조선 2620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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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제 퍼스널트레이너·요가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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