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대신 인공감미료를 쓰면 여성과 비만 남성의 경우 더욱 허기를 느끼게 된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케크의대(Keck School of Medicine of USC) 연구팀은 인공감미료 ‘수크랄로스’가 첨가된 음료와 설탕이 첨가된 음료를 여성과 비만남성에게 각각 마시게 한 뒤 뇌 보상중추의 활동을 조사했다. 그 결과 수크랄로스를 먹었을 때 식욕이 더욱 촉진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최근 미국의학협회저널(JAMA) 오픈에 게재됐다.

수크랄로스는 단맛이 설탕의 600배에 달하는 무열량 감미료다. 식품과 음료에 파우더, 액상 등 다양한 형태로 설탕을 대신해 사용한다. 다이어트 탄산음료와 시럽, 샐러드 드레싱, 각종 무설탕 제품 등에도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국내에서는 2000년 식약청의 고시로 식품첨가물로 지정된 이후 빵이나 과자, 껌, 음료 등에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캐슬린 페이지 교수는 실험 참가자 74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설탕이 든 음료를, 다른 한 그룹은 수크랄로스가 든 음료를 각각 300mL씩 마시게 했다. 두 시간 뒤 참가자들에게 음식 사진을 보여주고 식욕과 관련된 뇌 영역의 활동을 MRI(자기공명영상)를 통해 확인했다.

그 결과, 여성과 비만인 남성의 경우 설탕 함유 음료에 비해 수크랄로스 함유 음료를 마셨을 때 식욕과 관련된 뇌 영역의 활동성이 현격하게 높아졌다. 식욕이 촉진된다는 의미다. 반면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 수치는 수크랄로스 함유 음료 섭취 후 크게 떨어졌다. 연구팀은 수클랄로스 음료가 배고픔 억제에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공감미료의 안전성을 둘러싼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체중감량과 건강한 식단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체중 증가, 제2형 당뇨병 발병, 기타 대사 장애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이번 연구는 성별과 체질량 지수를 감안하면 이런 엇갈린 결과가 설명될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연구를 진행한 페이지 교수는 “인공감미료는 필요 이상으로 배고픔을 느끼도록 뇌를 속이는데 여성과 비만인 남성일수록 더 민감하게 이를 느낄 수 있다“면서 “이로 인해 더 많은 칼로리를 소비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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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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