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살을 빼기보다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몸을 관리한다는 생각으로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영국 팝스타 아델이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은 이런 다이어트에 대한 인식 전환을 잘 보여주고 있다. 아델은 2년 간 운동을 통해 45kg 가까이 체중을 감량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나에게 다이어트는) 결코 살을 빼는 것에 관한 것이 아니었으며 내 몸을 튼튼하게 만들고, 내 감정과 마음을 강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체중 감량만을 위한 공격적 다이어트는 여러 가지 면에서 우리의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최근 발표된 한 연구는 지나친 음식 제한이 우리 몸의 면역력 저하를 불러일으켜 병에 걸리기 쉬운 상태를 만들 수 있다는 결론을 담고 있다.

이번 연구는 과도한 칼로리 제한이 면역 체계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를 평가한 것이다. 이란의 합동연구팀은 필요한 것보다 적은 양의 칼로리를 섭취하는 것은 살 빼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에 참여한 영양·공중보건 전문 박사학위 임상의들은 체질량지수 30㎏/㎥(미국심장학회가 비만이라고 여기는 기준) 이상으로 과체중인 여성 참가자 29명을 모아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눴는데, 한 그룹은 체중 감량을 위한 약물치료와 함께 하루 600칼로리 섭취를 요구하는 다이어트를 했다. 다른 그룹은 자유롭게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실험을 시작한 시점과 실험 그룹이 체중의 10%를 감량한 시점에서 모든 참가자의 림프구 수를 측정했다. 림프구는 신체의 면역 기능을 지지하는 백혈구의 일종이다. 그 결과 칼로리 제한과 약물 치료를 받은 여성들이 몸무게의 10%를 감량할 경우, 신체 면역계의 핵심인 ‘자연 살해 세포(natural killer cells)’가 감소했다. 자연 살해 세포는 선천 면역을 담당하는 중요한중요한 세포다. 반면 자유롭게 섭취한 대조군의 경우 유의미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주제에 대해 추가 임상시험이 필요하단 단서를 달면서도 “칼로리 제한으로 인한 체중 감소는 독립적으로 항바이러스 면역 방어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건강하게 체중을 관리하기 위해 급격한 칼로리 제한으로 살을 빼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는 아메리칸 저널 오브 트랜슬레이션 리서치(American Journal of Translation Research)에 최근 호에 게재됐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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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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