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어린이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뉴욕에서 한 어린이가 백신을 맞고 있다. ⓒphoto 뉴시스
미국에서 어린이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뉴욕에서 한 어린이가 백신을 맞고 있다. ⓒphoto 뉴시스

미국에서 어린이 오미크론 환자가 급장했다는 사례가 소개되자 최근 맘카페는 관련 게시물들로 혼란스럽다. 미국에서는 오미크론 확산으로 코로나19에 걸려 입원하는 어린이 환자가 늘고 있다.

지난 12월 29일(현지시간) NBC방송은 미국 보건복지부 통계를 자체 분석해 보니 "지난 4주 간 어린이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52%나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11월 29일 1270명이었던 어린이 환자가 12월 26일 기준 1933명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성인의 경우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는 29% 증가했다.

일단 어린이 입원자 급증을 낮은 백신 접종률에서 찾고 있다. 미국은 11월에 들어서자 접종 연령을 낮춰 5~11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아직 5세보다 어린 아이에 대한 접종은 승인받지 못했다. 코네티컷 아동의료센터의 의사인 후안 살라사르는 CNN과 가진 인터뷰에서 "코네키컷 주 5세 이상 백신 접종 대상 어린이 중 약 3분의 1 정도만 백신을 맞았다. 바이러스는 이런 틈새를 발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어린이 대다수가 미접종자이다 보니 오미크론에 가장 취약한 집단이 됐다는 얘기다.

시기도 급증에 한몫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아 어른들의 모임이 빈번하게 이뤄지는 환경이 어린이 환자 급증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스탠리 스피너 텍사스 어린이병원 최고의학책임자(CMO)는 "입원한 어린이는 대부분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거나 한 번만 접종한 상태였다. 시기상 앞으로 확진 어린이가 더 나올 가능성이 높고 더 많은 어린이 입원자가 병원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는 "지금껏 보지 못했던 어린이 확진자 숫자를 볼 것 같다"고 전망했다.

“선천적 면역 때문에 아이들이 감염병과 잘 싸운다”

아이들은 코로나19에 걸려도 위중증 환자가 될 가능성이 낮다는 게 우리가 지금껏 알고 있는 상식이다. 제니퍼 라이터 뉴욕 랭고네 병원 소아 감염병 전문의는 "전반적으로 어린이들은 어른들보다 감염병에 더 낫다"고 말한다. 면역 반응은 인간이 태어날 때 갖고 있는 선천적 면역과 질병에 걸린 뒤 얻는 적응성 면역으로 나뉜다. 어린이는 선천적인 면역에서 성인보다 강하기 때문에 코로나19와 더 잘 싸울 수 있다는 게 라이터의 설명이다.

그래서 개인별로 보면 아이들은 성인에 비해 중증에 걸릴 확률이 적다. 하지만 엄청난 숫자의 어린이 인구가 감염된다면 문제는 심각해 진다. 어린이 개인에게는 드물어도 집단의 총량으로는 환자와 감염병의 숫자가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CDC에 따르면 오미크론이 유행하면서 델타 때보다 어린이 입원 환자가 두 배 정도 증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CDC는 바이러스가 더 독해져서라기 보다는 감염률과 환자 수가 급증한 것과 관련있다고 보고 있다. 일부 아이들에게는 기관지 질환이 나타날 수 있는데 마냥 가볍게 여기면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제니퍼 오웬스비 럿거스대 의대 교수는 "코로나19 확진 어린이의 증상도 다른 호흡기 질환처럼 콧물이나 발열, 기침 등에서 그칠 수 있지만 소아다기관염증증후군(MIS-C)도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어린이 확진자들 사이에서 소아다기관염증증후군(MIS-C) 환자가 발생했는데 MIS-C는 코로나19 확진 후 2~4주 뒤에 증상이 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발열, 발진, 다발성 장기기능 손상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에 따르면 지금까지 5973명의 MIS-C 환자가 발생해 이 중 52명이 사망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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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회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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