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신체 중 노화가 가장 빨리 찾아오는 기관은 ‘눈’이다. 한 번 안 좋아진 눈은 쉽게 회복되기 어려우며 노화를 촉진시킨다. 코로나 19로 비대면 활동이 늘어나면서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이 증가해 눈의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눈의 노화는 실명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3대 실명 질환’의 발병률이 최근 4년 새 44%가량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가운데 최근 영국 안과학 저널에는 망막의 나이가 사망률을 결정한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

호주 이스트 멜버른 빅토리아 안과 연구센터에 따르면, 사망률은 노화에 따라 증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망막의 미세혈관 구조가 신체 순환계와 뇌 건강의 전반적인 지표가 될 수 있다고 한다. 덧붙여 동일한 연령의 사람도 망막의 나이가 많은 사람이 사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나 실제 나이와 망막 나이의 차이가 사망률을 결정짓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영국에 거주하는 40세에서 69세 사이의 성인 4만6969명의 망막 사진 8만169장을 조사했다. 이 중 건강 검진에서 좋은 결과를 받은 참가자 1만1052명의 망막 사진 1만9200여 장을 조사한 결과, 초기 예측된 실제 나이와 망막 나이가 비슷했다. 연구진은 나머지 건강이 좋지 못한 참가자 3만5917명을 11년 동안 모니터링 했다.

관찰 기간 동안 사망자는 1871명(5%)으로 심혈관질환 321명(17%), 암 1018명(54.5%), 치매 등 기타 원인 532명(28.5%)이었다. 실제 나이와 망막 나이의 차이가 클수록 심혈관 질환이나 암을 제외한 사망 위험이 49~67% 더 높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밖에도 고혈압, 체중(BMI), 생활방식 등 잠재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망막 나이 차가 1년 증가할 때마다 사망 위험은 2% 증가했으며, 심혈관 질환이나 암이 아닌 특정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도 3%씩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망막 나이는 사망률을 예측할 수 있는 독특한 방식의 접근성을 제공한다“며 "망막이 노화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사망 위험을 높인다는 가설에 무게를 더했다“고 설명했다.

건강한 눈을 오래도록 유지하기 위해선 생활 속 습관이 중요하다. 분당 서울대 병원 이은지 교수는 일상 속에서도 실천할 수 있는 겨울철 ‘눈 건강 지키기 4대 수칙’을 제시했다.

▲눈을 자주 쉬게 하기

TV, 스마트폰, 게임기, 컴퓨터 등을 장시간 보면 눈이 조절근의 긴장이 지속되어 눈이 쉽게 피로해진다. 모니터를 장시간 보게되면 눈 깜박임이 무의식적으로 줄어들게 되어 눈이 건조해지거나 충혈되기 쉽다. 1 시간 정도 모니터를 봤다면 10분 정도 먼 곳을 바라보며 조절근의 긴장을 풀어주고, 평소 눈을 자주 깜빡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적절한 실내 환경 유지

겨울철 적정 실내 온도는 18~20℃다. 추위를 피하기 위한 과도한 난방은 습도를 낮출 뿐 아니라 눈을 건조하게 만들어 눈 건강 악화의 요인이 될 수 있다. 어두운 조명과 지나치게 밝은 조명 또한 눈의 피로를 증가시킬 수 있다. 실내 조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 중요하다.

▲눈에 좋은 음식 섭취

당근 섭취는 풍부한 비타민 A와 베타카로틴을 얻을 수 있다. 눈에 좋다고 소문난 블루베리와 시금치 또한 안토시아닌, 제아젠틴, 루테인을 공급할 수 있다. 아몬드에 함유된 비타민 E 역시 눈 건강에 도움을 주는 영양성분이다.

▲선글라스 착용

장시간 야외활동을 하거나 운전을 할 땐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선글라스를 꼭 착용해야 한다. 강한 자외선은 망막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여름철 못지 않게 겨울철에도 선글라스는 필수다. 특히 스키장, 눈썰매장에서는 흰 눈에 자외선이 반사되면 눈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고글이나 선글라스를 착용해 설맹증을 예방해야 한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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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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