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문화
[2458호] 2017.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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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야생화·철쭉이 만든 천상의 화원으로 초대

▲ 털진달래와 산철쭉이 만개한 한라산 선작지왓에서 노닐고 있는 노루 한 마리. photo 오희삼 사진작가
날도 따뜻하고 마음도 따뜻해지는 가정의 달 5월이다. 어린이날이든 어버이날이든 가족의 소중함을 확인하는 일은 그 무엇보다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즐거운 5월, 가족여행 삼아 산에 내려앉은 ‘천상의 화원’을 찾아보자. 아빠가 앞에서 끌어주고 엄마가 뒤에서 밀어주며 오르면 더욱 끈끈한 가족의 정이 쌓일 것이다.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다고? 걱정하지 말라, 산길 곳곳에 삼삼오오 모여 핀 야생화와 철쭉들이 입 모아 ‘파이팅’을 외쳐줄 테니.
   
   
▲ 대암산 솔봉 가는 길, 광치계곡의 금낭화 군락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등산객들. photo 이경호 영상미디어 차장

   강원 양구 대암산 솔봉 야생화
   
   양구와 인제에 걸쳐 있는 대암산(1304m)은 해발 1300m가 넘는 큰 산이지만 그 속에 숨겨놓은 것들이 더욱 가치 있고 소중한 ‘비밀의 화원’이다. 정상 근처의 용늪은 군사보호구역이자 천연기념물, 국제습지조약(람사조약)의 습지보호구역으로 등록되어 있어 세계적으로도 귀중한 자연의 보고이다.
   
   이런 가치 때문에 용늪 부근은 정해진 기간에 미리 허가를 받아 정해진 인원만 출입할 수 있다. 하지만 대암산이 숨겨놓은 야생화들을 구경하기엔 출입이 통제되지 않은 솔봉(1122.4m)까지만 가도 충분하다.
   
   광치자연휴양림을 들머리로 솔봉에 오른 후 양구생태식물원으로 하산하는 코스는 가족과 함께 야생화 탐승을 즐기기에 좋은 코스다. 이 코스는 대암산 생태탐방로 3코스이기도 하다. 광치자연휴양림을 지나면 광치계곡이 시작되고 형형색색 야생화의 향연이 시작된다.
   
   회리바람꽃, 금낭화, 노랑제비꽃, 미나리냉이, 산괴불주머니 등이 이 시기 광치계곡에서 볼 수 있는 야생화들이다. 뿐만 아니다. 피나무, 옻나무, 고사리, 관중, 곰취 등 다양한 식물들도 함께 자라고 있어 아이들과 함께라면 식물도감 한 권쯤은 꼭 챙기자. 계곡엔 기묘하게 생긴 강쇠바위와 옹녀폭포도 있다. 옹녀와 변강쇠가 금강산으로 가던 중 이곳에서 정분을 나누다가 이를 보고 크게 노한 산신령의 지팡이에 얻어맞아 각각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폭포 위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능선에 닿기까지 다소 가파른 오르막이 이어진다. 아이들이 힘들어한다면 옹녀폭포까지만 왔다가 길을 되돌아가는 편이 낫다. 능선에 올라 후곡약수터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솔봉으로 향한다. 이 길엔 고지대의 철쭉도 만발한다. 바위 틈새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와 신갈나무의 모습도 볼거리다.
   
   솔봉 정상엔 정자와 정상표지석이 있다. 정자에 오르면 남서쪽으로는 사명산이 보이고 서쪽으로는 양구 동면 일대가 내려다보인다. 동북쪽 방향으로는 설악산의 모습도 어렴풋이 볼 수 있다. 북쪽으로는 대암산 정상이 보이는데 날이 쾌청하면 금강산도 희미하게 볼 수 있다고 한다.
   
   정자 뒤쪽으로 대암산 정상(용늪)으로 가는 6㎞ 남짓한 길이 나 있다. 이 길을 이으려면 출입 2주 전에 양구군청(033-481-2191) 생태산림과에 신청해 출입허가를 받아야 한다. 광치계곡부터 옹녀폭포~주릉~솔봉~양구생태식물원으로 하산하는 코스는 약 8.1㎞로 휴식시간 포함해 4시간 정도 걸린다.
   
교통
   
   승용차로는 중앙고속도로 춘천나들목으로 나와 ‘인제, 양구, 화천, 소양강댐’ 방향으로 간다. 46번국도를 타고 계속 직진하다가 신북교차로에서 ‘양구, 오음’ 방향으로 우회전해 직진하면 양구읍이다. 양구읍에서 광치자연휴양림까지는 9.6㎞ 정도 거리다.
   
   서울 동서울터미널에서 양구행 시외버스가 하루 30회(첫차 06:30, 막차 20:05) 다닌다. 요금 1만2300원. 양구시외버스터미널에서 광치자연휴양림까지는 택시를 타야 한다. 약 10㎞ 거리에 요금은 1만3000원 정도 나온다. 문의 양구택시 (033)481-8804.

   
   
▲ ‘보현산 웰빙숲길’을 따라 야생화를 관찰하며 오르면 보현산 천문대에 닿는다. photo 보현산 천문대

   경북 영천 보현산 야생화
   
   보현산(1124.4m)은 정상 부근에 보현산 천문대가 있어 해발 1000m까지 차를 타고 오를 수 있고 천문대를 중심으로 ‘천수누림길’이라는 나무데크 탐방로가 설치되어 있어 아이들과 함께 야생화를 보러 가기 좋은 곳이다. 4월 초부터 가을까지 다양한 종류의 야생화들이 순서를 기다리며 피고 진다. 5월과 6월이면 다양한 제비꽃을 비롯해 왜미나리아재비, 나도바람꽃, 피나물, 덩굴개별꽃, 큰애기나리, 기린초 등을 볼 수 있다.
   
   트레킹 삼아 걷거나 MTB를 타려면 ‘보현산 웰빙숲길’을 이용해 봄 직하다. 정각리를 지나 보현산 천문대길 오르막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보면 ‘보현산 웰빙숲’ 이정표가 있다. 이곳에서 시작되는 웰빙숲길은 숲 치료길과 MTB 코스 등의 입구가 있는데, MTB 코스는 제법 넓은 임도(林道)로 곧장 직진하면 되고 숲 치료길 입구는 초입을 지나 화장실 가기 전 왼쪽에 묘가 보이는 곳부터 시작된다.
   
   300m 정도 오르면 ‘비만 치료길’, ‘자양강장의 숲길’, ‘맨발건강 치료길’, ‘감기에 좋은 숲길’ 등으로 나뉘는 이정표를 만난다. 각각 몸에 좋은 나무나 풀들을 식재해 테마를 잡은 것이다. 어느 길을 선택하든 목적지는 팔각전망대를 향한다. 넓은 비포장 임도인 MTB 코스를 따라 걸어도 팔각전망대에서 만난다.(약 4.5㎞)
   
   전망대에서 임도를 계속 따르거나 전망대 아래쪽의 ‘웰빙숲길 데크로드’를 이용해 천문대주차장까지 갈 수 있다. 천문대주차장 왼편에 천수누림길 입구가 있다. 약 1㎞의 이 길은 천문대전시관과 시루봉까지 이어지며 각종 야생화를 관찰할 수 있다.
   
   약 500m 정도면 천문대(전시관)에 닿는다. 이 천문대에는 1만원권 지폐에 그려진 우리나라 최대의 반사망원경이 설치되어 있다. 평소에는 출입이 제한되며 5월, 6월, 9월, 10월의 넷째 토요일에 주간공개행사를 실시한다. 천문학 강연과 1.8m 광학망원경동, 태양망원경동을 견학할 수 있다.
   
   행사가 있는 주 월~금요일까지 인터넷 홈페이지(www.kasi.re.kr)에서 선착순으로 예약을 받는다. 천체 사진과 중력 체험 등을 할 수 있는 전시관은 연중 관람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 휴관. 문의 (054)330-1000.
   
교통
   
   대중교통을 이용해 정각리의 ‘보현산 웰빙숲길’ 입구로 가기엔 매우 불편해 승용차를 이용하는 편이 낫다. 택시를 탄다면 4만원 정도가 나온다. 승용차로는 대구익산고속도로 북영천나들목으로 나와 청송 방면으로 20여분 달리다 화북면소재지인 자천리에서 우측 별빛마을 가는 길로 접어들면 된다.

   
   
▲ 소백산의 세 봉우리를 잇는 주능선에 활짝 핀 산철쭉. 고산답게 6월 초까지 철쭉이 핀다. photo 국립공원관리공단

   충북 단양·경북 영주 소백산 철쭉
   
   최근 평균 기온이 높아지면서 전국적으로 철쭉이 피고 지는 시기도 앞당겨졌다. 지리산 바래봉 철쭉이 이미 지기 시작했고 그 아쉬움을 달래려는 사람들은 북동쪽의 소백산(1439.5m)으로 발길을 돌린다. 소백산은 5월 중순 이후부터 산철쭉이 시작된다.
   
   소백산은 고산 철쭉 산행의 최적지다. 웅장하고 부드러운 능선에 분홍색 산철쭉이 핀 모습은 봄을 떠나보내기 아쉬워하는 이들에게 선물을 안겨준다. 5월 20일을 전후해 주능선인 연화봉에서 비로봉, 국망봉 구간에 산철쭉이 만개해 6월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개화시기에 맞춰 5월 25일부터 28일까지는 단양소백산철쭉제가 열린다.
   
   소백산 철쭉 군락은 주능선에 밀집해 있다. 특히 연화봉(1383m)에서 정상인 비로봉으로 이어진 능선과 국망봉(1420.8m) 주변에 철쭉이 많다. 연화봉, 비로봉, 국망봉 세 봉우리는 등산객이 사랑하는 등산 코스이기도 해서 등산이 주목적이라면 세 봉우리를 잇고, 철쭉 탐승만 할 요량이라면 연화봉을 지나 비로봉까지만 다녀오는 것이 좋다.
   
   정상인 비로봉 주변의 철쭉은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산다는 수령 200~500년의 고목 1000여그루가 빽빽이 들어차 있어 주목과 철쭉이 어우러지는 이국적인 풍광이 절경이다.
   
   소백산은 죽령이나 희방사에서 출발해 비로봉까지 종주한 다음 하산하는 코스가 가장 인기 있다. 죽령~연화봉 구간(7㎞)이 희방사~연화봉 구간(4.4㎞)보다 더 길지만, 희방사 코스의 경사가 급해 전체 난이도는 비슷한 편이다. 죽령에서 연화봉까지 2시간 30분 정도, 희방사에서 연화봉까지 2시간 정도 걸린다.
   
   죽령에서 산행을 시작해 제2연화봉(1357.3m)의 제2연화봉대피소에서 하루를 묵고 연화봉을 거쳐 비로봉까지 갈 수도 있다. 제2연화봉대피소는 국립공원홈페이지(knps.or.kr)를 통해 예약할 수 있으나 주말의 경우 예약경쟁이 치열하다. 연화봉에서 산행을 마친다면 남쪽 능선을 타고 희방사 쪽으로 내려서면 된다.
   
   초보자라면 다리안(천동)에서 출발해 비로봉과 연화봉에 오르는 8.1㎞(4시간 소요) 구간을 추천한다. 천동계곡을 따라 소백산 주능선으로 오르는 이 코스는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경사도 완만해 어린이들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교통
   
   단양이나 영주까지 간 다음 군내버스를 타고 죽령으로 가야 한다. 단양버스터미널에서 음지마을 단성 방향 버스(1일 3회 운행)를 타고 소백산국립공원 정류소에서 내린다. 택시를 타면 2만8000원 정도 나온다. 단양택시 (043)422-0412, 단양콜택시 (043)423-6666.

   
   
▲ 한라산 선작지왓 일대에 화려하게 핀 털진달래 군락. 화구벽과 어우러진 모습이 이국적이다. photo 조선일보

   제주 한라산 털진달래 & 산철쭉
   
   꽃 많은 제주도, 그중에서도 한라산(1950m)에는 4월 말~5월 중순 털진달래가 활짝 피고 그 뒤를 이어 6월 초까지 산철쭉이 만발한다. 비록 1980년대부터 말 방목을 금지하면서 조릿대가 영역을 확장해 털진달래와 산철쭉을 괴롭히고 있지만 여전히 해발 1400m 이상의 광활한 능선에선 연분홍꽃의 향연을 즐길 수 있다.
   
   털진달래와 산철쭉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으로 방애오름, 움텅밭, 탑궤, 만세동산 등이 손꼽힌다. 이 중 윗세오름 주변 고원지대인 선작지왓과 남벽 기슭은 현지인들이 추천하는 ‘꽃바다’다. 한라산을 상징하는 화구벽을 배경 삼아 푸르른 평원을 붉게 물들이는 모습은 장관이다.
   
   4월 말부터 중순까지 털진달래가 선작지왓을 붉게 물들이고 나면 그 뒤를 이어서 산철쭉이 남벽 기슭을 장식한다. 산행 코스는 영실 코스와 어리목 코스를 가장 많이 이용한다. 영실~병풍바위~윗세오름~남벽 분기점 코스는 5.8㎞에 2시간30분 정도 걸리고 어리목~사제비동산~윗세오름~남벽 분기점 코스는 6.8㎞에 약 3시간이 걸린다. 보통 승용차를 이용하면 해발 1280m 지점의 영실을 기점으로 왕복산행을 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대개 이 두 개 코스를 이어 걷는다. 꽃 탐승을 하려면 영실에서 시작해 윗세오름산장을 거쳐 어리목으로 하산하는 게 바람직하다. 특이한 모습의 영실기암을 바라보며 윗세오름 평원에 올라섰다가 부드럽게 솟은 오름들을 보며 하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디를 기점으로 잡든 4~5시간이면 산행을 마칠 수 있다.
   
   하지만 꽃 절정기에는 등산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뤄 호젓하게 걷는 것은 포기해야 한다. 사람이 덜 붐비는 곳을 찾는다면 돈내코 코스를 이용해 봄 직하다. 이 코스는 비교적 호젓하게 걸을 수 있지만 7㎞ 거리로 제법 길고 숲길이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돈내코 탐방안내소~평궤대피소~남벽 분기점 코스는 7㎞로 3시간30분 정도 걸린다.
   
   또 다른 털진달래·산철쭉 명소인 방애오름은 그릇을 엎어놓은 듯한 언덕에 온통 분홍색 꽃이 만발해 절경을 이룬다.
   
교통
   
   어리목탐방로 제주시와 서귀포시 중문동을 잇는 1139번 도로(1100도로)를 이용한다. 제주시에서 어리목탐방안내소까지는 시외 700번 또는 740번 버스를 탄다. 약 35분 소요. 중문에서 어리목탐방안내소까지는 740번 시외버스를 탄다. 약 50분 소요.
   
   영실탐방로 1139번 도로(1100도로) 이용, 제주시에서 영실탐방안내소까지 시외버스터미널에서 740번 버스를 이용. 영실 코스 들머리까지 걸어서 2.5㎞ 거리다. 중문에서 영실탐방안내소까지는 1100도로 입구 정류장에서 740번 시외버스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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