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튜브에서 조회 수 70만을 넘으며 큰 화제가 되고 있는 곡이 있습니다. 바로 ‘벌레소년’이라는 한 유저가 올린 ‘평창유감’이라는 랩입니다. 이 곡은 2030세대가 왜 현 정권에 불만을 품게 됐는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가사에는 문재인 정부와 평창 동계올림픽을 향한 한 청년의 날 선 비판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습니다. 이 곡을 듣자 서태지의 ‘시대유감’이라는 곡이 떠올랐습니다. 1996년 서태지가 만든 ‘시대유감’은 은유적인 가사를 통해 당시의 기성세대를 비판한 곡입니다. ‘평창유감’이라는 곡은 ‘디스’랩(상대방을 비판하는 랩)답게 직설적인 표현과 거친 욕설이 사용된 점이 특징입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평창유감’의 가사 일부를 소개합니다.

“네이버엔 평화올림픽 검색어 올리기, 최저임금 올리기, 태극기 내리고 한반도기 올리기 …(중략)… 메달권 아니면 북한이 먼저. 공정함과 희망 따윈 니들에겐 없어. 투표 끝났으면 입 닥치고 내 말에 복종. 여기가 북한이야 남한이야. 전 세계가 비웃는 평양올림픽 난 싫어. …(중략)… 권력이 이래서 좋구나. 올림픽 선수까지 맘대로 정할 수 있구나. 능력 따윈 중요하지 않아. 흘린 땀보단, 북한 출신이 더 대접받는 사회로구나.”

지난주 커버스토리로 ‘평창을 향한 분노의 목소리’라는 기사를 썼습니다. 문재인 정부를 향한 2030세대의 분노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담았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니 ‘평창유감’의 가사와 제가 기사로 전한 댓글은 비슷한 내용이 많았습니다. 댓글의 내용은 각각 달랐지만 댓글을 관통하는 분노의 본질은 한 가지였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워야 한다’고 말한 약속은 어디로 갔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1월 30일 ‘평창유감’이란 곡은 네티즌들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네이버와 다음에서 검색어 1위에 올랐습니다. 청와대 누리집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2월 9일 다 같이 태극기를 들자’는 글까지 등장했습니다. 현재 SNS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일에 맞춰 태극기 게양 운동이 확산되는 중입니다.

지난 1월 30일 장·차관 워크숍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 관계를 개선하고 평화올림픽을 위해 좋다고 생각했는데 선수들의 입장을 미처 사전에 헤아리지 못했다”고 뒤늦게 사과했습니다. 하지만 2030세대의 분노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키워드

#취재 뒷담화
김태형 기자
저작권자 © 주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