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난 월요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타르틴베이커리 2층 구석, 가게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자리에 앉아 있었습니다. 주류 문화를 거부하는 힙스터 집단을 취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놀라웠던 것은, 정말로 거기에는 힙스터가 많다는 점이었습니다. 가게 1층의 열 석 남짓한 자리 한가운데에 앉아 있던 20대 남성은 애플의 맥북을 켜 놓고 한참 무엇인가 읽고 있었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자마자 보인 것은 일본의 생활용품 브랜드 무인양품의 쇼핑백. 힙스터가 좋아하는 브랜드입니다. 자리에 앉아 잠시 가게를 둘러보다가 웃어버린 이유는, 눈만 뜨면 이렇게 가까이에 힙스터들이 있었는데 그동안 흘려보낸 제 자신의 안목이 아쉬워서였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오래된 격언은 언제나 진실로 통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저 자신을 굳이 분류하자면 힙스터에 가까운데 저 같은 사람을 무엇으로 규정할 수 있는지, 왜 난 이런 힙한 아이템에 끌리는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죠.

그때서야 깨달은 것이 힙스터에 대한 기사는 어디 먼 곳에 외따로 떨어진 사람들에 대한 기사가 아니라 저와 제 주변에 대한 기사라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친구와 지인들에게 오랜만에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어가며 기사를 썼습니다. 삶에 밀착된 기사를 쓰면서 얻는 기쁨을, 오랜만에 다시 느꼈습니다. 그래서 바라건대 힙스터 문화를 분석한 이번호 주간조선 기사가 독자 여러분들의 주변을 다시 한 번 둘러보고 관심을 기울일 만한 기사가 되었으면 합니다.

김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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