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 마감을 하면서 한국이라는 ‘별난 나라’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봤습니다. 바깥세상의 이목이 북한과의 협상 테이블에 쏠리고 있는데 우리 내부에서는 연일 ‘드루킹’ 관련 뉴스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등 우리의 미래와 운명을 결정 지을 대형 뉴스들이 우리 내부를 뒤흔드는 정치권 뉴스로 뒤덮이는 상황입니다.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어렵게 끌어낸 현 정권으로서는 속이 뒤집힐 노릇일지 모르지만 국민도 속이 뒤집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현 정권이 전 정권의 댓글부대를 때려잡은 기억이 아직 선명한데 현 정권의 탄생에도 댓글공작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판이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나 싶습니다. 현 정권으로서는 이 의혹을 풀지 않고는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할 암초를 만난 상황입니다.

지금 쏟아지는 드루킹의 댓글공작이라는 것도 우리가 참으로 별난 나라에 살고 있다는 생각을 굳혀줍니다. 포털의 조작된 댓글이 여론을 만드는 나라가 어디 또 있나 싶습니다. 아침에 눈떠서 잠자리에 들 때까지 모바일폰으로 포털의 기사와 댓글만 들여다보는 나라에서나 가능한 일일 겁니다. 조작된 정보가 넘쳐나는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휘두르는 나라. 기괴하고 씁쓸합니다.

뉴스가 쏟아지지만 주간조선도 독자님들에게 선사할 뉴스를 좇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주 커버스토리는 김대현 기자가 도쿄에서 만난 사카이 다카시 인터뷰입니다. 작년 말 개봉한 ‘강철비’라는 영화를 보신 분이라면 이 일본인의 이름을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우리의 국정원에 해당하는 공안조사청에서 34년간 북한만 들여다본 일본 최고의 북한 전문가입니다. 그가 인터뷰에서 강조한 ‘김정은의 자신감’은 우리의 대북 전문가들과는 사뭇 다른 견해입니다. 김정은의 속내가 무엇보다 궁금한 지금, 경청할 만한 말이 많습니다. 독자님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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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열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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