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부터 강인선 조선일보 워싱턴 지국장이 쓰는 연재물 간판이 ‘워싱턴 저널’에서 ‘트럼프 연구’로 바뀌었습니다. 물론 필자의 요청에 따른 것입니다. 강 지국장은 “연재를 시작하면서 어떤 주제를 담을지 뚜렷한 감이 없었는데 몇 번 쓰다 보니 결국은 다 트럼프 얘기로 귀결됐다”며 간판 교체를 요청해왔습니다. 주제의 선명성을 위해서도, 가독성을 위해서도 간판 교체가 필요하다는 데 서로 동의해 ‘트럼프 연구’가 등장했습니다.

강 지국장의 말이 아니더라도 요즘 세상은 어디로 가든 결국 트럼프가 결론입니다. 그의 변덕스러운 말 한마디가 세상을 들었다 놓기 일쑤입니다. 며칠 뒤에는 싱가포르에서 그가 고대하던 세기의 쇼가 열릴 예정입니다. 김정은과 함께 출연하는 이 쇼의 결말이 우리에게 불행일지 다행일지 아직도 아리송한 것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예측불가능한 트럼프 세상에서 사는 것이 어지럽기도 하지만 당분간 트럼프 세상에서 벗어날 길이 없어 보이는 것도 이제는 좀 답답합니다.

박혁진 객원기자가 이번호에 쓴 기사도 결국은 또 트럼프 얘기지만 새로운 정보가 담겨 있습니다. 트럼프의 잘 알려지지 않은 ‘채널’ 얘기입니다. 인천 송도신도시 프로젝트를 추진해온 게일인터내셔널의 게일 회장이 트럼프의 절친이라고 합니다. 트럼프가 미·북 회담 취소 트윗을 날리기 직전 그와 함께 만찬을 즐겼다는 뉴스에 귀가 번쩍 뜨였습니다. 트럼프의 일거수일투족에 목말라하기는 우리 정부도 마찬가지였는지, 국정원 고위간부와 여당 중진의원도 게일 회장과의 접촉에 매달렸다고 합니다.

이번주 커버스토리는 김효정 기자가 쓴 의료분쟁 이야기입니다. 김 기자가 어렵게 만난 세 명의 엄마들은 모두 병원에서 아이를 잃었습니다. 이후 엄마들은 투사가 돼 긴 싸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들 엄마들로부터 다시는 되새기기 싫은 끔찍한 얘기를 끄집어낸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의료분쟁 후진국의 오명을 벗을 제대로 된 시스템을 한번 고민해 보자는 취지입니다. 이것이 엄마들의 고된 싸움을 그치게 할 유일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독자님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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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열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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