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자발적 마을공동체가 희망이다’ 기사를 쓰기 위해 서울 천왕마을과 인천 영성마을 두 곳을 다녀왔습니다. 기사에는 일찍부터 마을공동체 조성 사업을 시작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천왕마을 이야기를 주로 담았지만 현장의 활력이 더 인상 깊었던 곳은 이제 갓 마을공동체 구색을 갖춘 영성마을이었습니다.

“영성마을이 언론 보도를 통해 소개되는 것은 처음”이라며 주민들은 동네 커피숍에 모여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지난 4월 출범한 마을 협동조합의 대표는 미리 설치한 프로젝터를 통해 주민들과 합심해온 발자취를 하나하나 설명했습니다. 자리에 함께한 주민들은 마을공동체의 필요성과 실행 계획을 누구보다 세밀하게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수백 인분의 잔치국수를 만들 곳”이라며 스스로 규격을 정한 마을회관 싱크대를 쓰다듬는 한 60대 주민의 눈빛은 사뭇 진지했습니다.

전국에는 226개의 시·군·구급 지방자치단체가 있습니다. 평소에도 대선, 총선에 비하면 존재감이 약한 지방선거지만 올해는 특히 미·북 정상회담 등 대형 이슈에 묻혀 덜 주목받는 모양새입니다. 투표율이 낮아질수록 지자체의 대표성은 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주민들이 직접 마을 일을 결정하는 마을공동체의 미래에 시선이 가는 이유입니다.

배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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