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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감을 하며
[2515호] 2018.07.09

현실과 이념 사이

정장열  편집장 

마감 날, 인터넷에서 뉴스를 뒤지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인터뷰 기사에 눈길이 갔습니다. 한겨레신문과의 취임 2주년 인터뷰인데 제목으로 뽑은 김 위원장의 말이 확 눈에 들어오더군요. ‘진보의 조급증 탓에 문재인 정부 실패할 수도’.
   
   내용이 궁금해 찬찬히 읽어보니 이런 대목이 있었습니다. “과거 참여정부 시절 여당이 국회 과반의석을 차지하고도 개혁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에 대해 정부도 반성해야 하지만, 시민사회도 반성이 필요하다. 시민사회의 문제의식 속에 내재된 근본주의적 성향에 대한 점검·반성이 없이는 어떤 정부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
   
   김 위원장의 말을 읽다 보니 또 다른 인터뷰가 중첩돼 연상됐습니다. 제가 작년 1월 기사화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인터뷰였습니다. 거기서 노 전 대통령도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진보 진영은 서로 중첩되는 세 가지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다. 하나는 진보 진영이 자기들의 능력을 뛰어넘는 목표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또 그들은 매우 적대적인 내부 경쟁을 한다.”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이 중도실용주의를 받아들인 것을 진보 진영에 영향을 미친 세 가지 요인 중 하나로 꼽으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광범위하게 중도실용주의에 동의했다. 목표와 현실 사이의 차이만큼 후퇴한 것은 아니지만 그것을 넘어서 자유무역협정(FTA)까지는 가버렸다. 실용주의 선까지 가버린 것이다. 나는 실용주의적인 입장과 현실의 한계를 받아들였다. 나는 권력자가 마주치는 현실의 한계를 받아들였고, 그 이상으로 실용주의를 받아들였다.”
   
   제가 얘기하려는 바가 뭔지 이미 짐작들 하실 겁니다. 두 사람이 경고한 ‘근본주의적 성향’과 ‘능력을 뛰어넘는 목표’가 의미하는 바는 분명합니다. 현실과 맞서 이념을 앞세우고, 무리수를 두지 말라는 얘기입니다.
   
   저는 지금 이 정부가 가장 경청해야 할 말이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노 전 대통령의 말대로 현실의 한계를 받아들이라는 얘기입니다. 이념과 탁상의 이론이 현실을 절대 앞설 수 없습니다. 지금 경제가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는데도 정부가 현실을 외면한 정책을 밀어붙이는 듯해서 하는 말입니다. 이번주 커버스토리 ‘구미의 비명’도 이런 맥락에서 준비했습니다. 독자님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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