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체류한 예멘 난민의 규모는 작은 편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500명 남짓인 예멘 난민 집단을 위협적으로 바라보고 있고 불안하게 생각합니다. 특히 청년과 여성들의 반발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대다수의 언론은 ‘예멘 난민에 대한 오해와 진실’ 같은 제목의 기사를 통해 대중의 우려를 가라앉히려 합니다. 하지만 전혀 통하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언론과 정부, 학계의 대척점에 대중이 왜 서있는 걸까요.

취재를 하면서 깨달은 점은 전문가 집단과 대중 사이의 괴리가 매우 크다는 것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난민 문제에 대해 논의해왔고 난민 수용의 필요성을 인정했으며 난민법 같은 제도도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대중들에게 난민은 여전히 낯설고 불안한 존재입니다. 예멘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기에 난민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 왜 가까운 유럽이 아니라 한국까지 흘러오게 된 것인지 이제야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니 난민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려면 우선 왜 사람들이 난민 수용을 반대하는지, 그 밑바닥에는 어떤 감정이 숨어 있는지부터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으로선 대중의 무지를 탓하고, 전문가의 오만함을 손가락질하는 대립 구도가 끝나기 어렵습니다.

김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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