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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피니언
[2518호] 2018.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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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선의 트럼프 연구]적에겐 따뜻하게 동맹에겐 냉랭하게

강인선  조선일보 워싱턴지국장 

지난 7월 21일 미국 콜로라도주 애스펀에서 열린 ‘애스펀 안보 포럼’에 다녀왔다. 미국 정부의 핵심 안보 담당자와 전문가들이 모여 미국 안보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깊은 산속 리조트에 들어앉아 종일 안보 문제에 대한 인터뷰와 토론을 듣고 있으면 지금 미국의 안보 고민이 선명하게 보인다. 이번엔 무엇보다 러시아였다. 최근 트럼프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후폭풍이 너무 커서 모두들 자리에 앉기만 하면 러시아 이야기였다.
   
   연방수사국(FBI) 국장, 국가정보국(DNI) 국장, 국토안보부 장관, 법무부 차관 등도 약속이나 한 듯 러시아의 위협에 대해 이야기했다. 정부 고위 관리들이니 푸틴을 감싸고 도는 대통령을 대놓고 공격하진 못했다. 하지만 돌리고 돌려 얼마나 난처한 심정인지 토로했다. 청중들은 관리들에게 계속 정부에 남아서 일할 것인지 물었고 “그렇다”고 하면 박수로 응원했다. 트럼프 외교정책에 대한 미국인들의 불안감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워싱턴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러시아의 그림자가 드리워 있다. 첫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선거캠프 시절 러시아와의 부적절한 접촉 때문에 물러난 후 ‘러시아와의 공모 의혹’ 수사가 계속되고 있다.
   
   2016년 미 대선에서 대부분의 여론조사기관이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예상했다. 트럼프의 승리는 그 자신도 놀랐을 정도로 의외의 결과였다. 그런데 지금 미 정보기관들은 러시아가 지난 미 대선에 개입하려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보는 것이다. 트럼프는 이런 결론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선거 결과가 러시아의 영향을 받은 것임을 인정하면 러시아 덕에 대통령이 됐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그걸 인정하지 않으려니 ‘개입한 적 없다’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강한 부정에 마음이 쏠려 한바탕 소동을 빚었던 것이다.
   
   냉전이 끝난 지 오래지만 미국과 러시아 관계는 여전히 차갑다. 미국에서 대학원 다니던 시절 동기 중에 ‘러시아 스파이’가 있었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됐다. 러시아가 미국 사회에 스파이를 자연스럽게 심는 공작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치 미·러 관계의 본질을 들여다본 기분이었다. 최근 NBC 방송 여론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약 70%는 러시아를 적대적으로, 또는 우호적이지 않은 나라로 생각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푸틴을 비롯한 독재자형 지도자들과 직접 만나면 극적인 돌파구를 열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트럼프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후속 협상이 지지부진해도 김정은과 직접 만났던 의미는 여전히 유효할 것으로 기대한다. 북한이 비핵화를 위해 구체적으로 움직인다면 두 번째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도 열려 있다. 푸틴과의 정상회담 후폭풍도 푸틴을 가을에 백악관에 초청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트럼프 외교정책의 최고 수단은 정상회담이다. ‘독재자형 지도자에겐 우호적으로, 우방이나 동맹 지도자들에겐 계산적으로 냉랭하게’를 단기 전략으로 밀고 가는 것처럼 보인다. 선거를 의식하지 않는 독재자들의 계산을 제대로 고려하는 것일까. 그래서 누구와 얘기를 해도 미국 안보에 대한 걱정을 듣다 보면 트럼프가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걱정으로 치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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