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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감을 하며
[2527호] 2018.10.08

수컷의 공격성

정장열  편집장 

학창 시절 학교에서 벌어지는 싸움 구경만 한 재미가 없었습니다. 특히 서열 1위인 개똥이와 2위인 말똥이가 드디어 맞붙는다는 소문이 퍼진 날이면 수업시간 책에 머리를 처박고도 마음은 벌써 콩밭에 가 있었습니다. 수업이 끝나면 다들 쏜살같이 싸움 구경을 하러 달려갔습니다. 결국은 코피가 나고 입술이 터져야 끝나는 싸움이었는데 신기하게도 항상 승부가 갈렸습니다. 서열 1위와 2위가 뒤바뀌기라도 하면 흥분은 극에 달해 구경꾼 모두 자기가 이긴 것처럼 신이 나서 떠들고 다녔습니다. 그리고는 다음 날부터 당장 새로운 서열 1위를 거꾸러뜨릴 도전자를 입에 올렸습니다.
   
   40년이 지난 지금, 그날을 떠올리는 친구들을 만나면 가관입니다. 머리가 벗겨지고 배가 나온 중년들이 모두 신이 나서 ‘선빵의 추억’을 떠들곤 합니다. 저마다의 기억 속에서 승자와 패자가 뒤바뀌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하지만 다들 낄낄거리는 통에 누가 맞았는지, 누가 때렸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되어버립니다. 수컷들에게는 싸움과 공격성이 본능적인 오락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입니다.
   
   수컷들이 왜 공격적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전문가들의 이론이 있습니다. 수컷의 공격성을 얘기할 때 자주 등장하는 동물이 침팬지와 보노보입니다. 비슷하게 생겼지만 둘은 무척 다른 동물입니다. 유전적으로 약 200만년 전 서로 갈라져 다르게 진화해왔다고 하는데 피그미침팬지로 불렸던 보노보가 침팬지와는 다른 종이라는 게 밝혀진 것이 불과 90년 전의 일이라고 합니다.
   
   침팬지가 보노보와 가장 다른 점이 바로 공격성입니다. 침팬지의 수컷 우두머리는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거나 조직에 갈등이 생기면 무력으로 응징합니다. 침팬지들은 조직적인 전투를 하고 서로 죽이기도 합니다.
   
   아프리카 콩고에만 사는 보노보는 딴판입니다. 일종의 평화주의자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계 중심인 보노보들은 조직에 갈등이 생기면 아주 독특한 방식으로 해결합니다. 싸우지 않고 섹스를 하는 겁니다. 인간 외에 번식이 아닌 목적으로 섹스를 하는 동물은 보노보 말고는 찾기 쉽지 않습니다. 개를 비롯해 대부분의 동물들은 인간과 오랫동안 눈을 마주치기 꺼리지만 동물원의 보노보들은 인간의 눈을 오랫동안 지그시 바라보며 교감의 몸짓을 해서 관람객들을 놀라게도 합니다.
   
   인간은 보노보와 침팬지 어느 쪽에 더 가까울까요. ‘내 안의 유인원’ 저자인 세계적인 영장류 학자 프란스 드 발은 인간 속에 보노보와 침팬지가 모두 들어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의 말은 이렇습니다. “침팬지보다 더 잔인하고, 보노보보다 공감능력이 더 뛰어난 우리는 양극성이 가장 심한 유인원이다.”
   
   이 글을 쓰는 오늘 조간에 미국의 ‘러스트(rust) 벨트’가 ‘머더(murder) 벨트’가 되고 있다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디트로이트 같은 제조업의 도시에서 살인율이 치솟고 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번영의 상징이었던 도시가 쇠락하면서 상실감, 박탈감, 위기감 등이 분노와 공격성을 부추기고 있다는 해석입니다. 먹고살기 어려워지면 우리 안의 침팬지가 득세하는 건 당연할 듯합니다. 내년 우리 경제가 어렵다는 진단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도 보노보가 사라지고 침팬지가 많아지지 않을지 걱정입니다. 독자님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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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건의 글이 있습니다.
  이병곤  ( 2018-10-19 )    수정   삭제
옆길로 새는 의견인데, 그 페미니스트들의 주장을 읽은 것이 80년대로 생각되는데 (학교 건물내에서 총맞아 죽은 여자 사진도 함께 나와있었다는 기억이..), 처음으로 그런 주장을 들었을 때 틀렸다고 생각했던 이유는 80년대 당시 학력고사때 남녀학생들의 성적은 대부분 과목에서 남자가 높았고, 만점수준의 학생 수도 남자가 4배이상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이후 언제가부터 여학생 성적이 더 높아졌다는 것을 봤지요. 우리나라에서 남녀간 학업성적이 역전되던 비슷한 시기에 일본에서도 유사한 일이 있었는지, 일본의 대학교에서 해외(에를들면 UN)에서 근무할 외교관으로 남자들이 좋다고 여기고 있는데 여학생들이 남학생들보다 훨씬 많이 합격했는지, 남학생들에게 유리하도록 수학 과학 반영 비율을 높였더니 몇년도 안되어 여학생들의 수학과학 성적이 높아지면서 여학생 입학생 숫자가 남학생 입학생 숫자를 능가하게 되자, (일본) 어떤 교수가 말하기를 여자가 남자보다 우월한 것 아닌가 하는 말을 했다는 글을 어디선가 읽었는데.. 그 무렵은 아마 이해찬 등장 얼마전쯤일 겁니다.. 이해찬(이사람에 대해서는 씨도 아니고 그냥 이해찬이라고 하고 싶습니다만)이 교육부 장관되면서 해놓은 일들이, 지금 학교에서 벌어지는 별별 해괴한 일들의 시작점이 되었습니다.(이해찬 류의 그런 생각 가진 사람이 뭔 일을 벌이면 뭐든지 망친다는 인상을..) 그런데 어쨌든 다시 페미니즘으로 들어와서, 80년대 미국 페미니즘 주장이 맞았다면 그때 20대였던 학생들은 지금 50대일 것인데, 대학에서 그 잘났던 여자들은 다 어디 가고 지금 아직도 미국의 정치 경제 사회의 주도적 인물들이 왜 남자들이 대부분인가? 이 문제는 여성주의자의 주장들을 액면 그대로 믿기기가 거북해지는 한가지 예에 들어갑니다. (개인적으로..)
  이병곤  ( 2018-10-19 )    수정   삭제
기자님은 이것 저것 마구 뒤섞어서 논리를 풀어간 것 같습니다. 기자님 제목이 "수컷의 공격성"이라고 되어있는데, "상실감, 박탈감, 위기감 등이 분노와 공격성을 부추기고 있다는 해석"은 순수하게 망상적 feminism 계열의 주장입니다. 아주 오래전 미국이던가 캐나다던가 어느 대학교에서 성적불량으로 퇴학처분된 남학생 하나가 총들고 대학 구내로 들어가 여학생들을 총으로 쏘고 자살한 사건이 있었는데, 그런 비극이 왜 발생했는가 하는 이유로 당시 어떤 feminist들이 주장한 것이 바로 "여자는 남자보다 우월하고,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여자들을 못 쫓아가간다."이며, 여자들이 남자들에게 지고 있다는 "상실감, 박탈감, 위기감"으로 여자에 대한 분노와 공격성을 드러내고 있다고 논평을 했더군요. 물론 그 이전부터 페미니스틀이 그런 주장을 하고 있었겠지만, 처음 읽은 저야 좀 인정하고 싶지 않은 낯설은 주장이었고.. 그리고 그 페미니즘의 주장은 그때나 지금이나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똑 같은 주장입니다. 논리전개에 "상실감, 박탈감, 위기감" 같은 남여사이에서 여자의 우월성을 주장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페미니스트 주장을 들이대는 것은 어디선가 그런 주장을 읽거나 들어본 적이 있기 때문일 것이고.. 그 용어들에서 여러 사회현상에 쓰일수 있다는 강렬한 인상을 받았기 때문일 겁니다. 그래서 다양한 사회 현상에 그런 말을 쓴 것까지는 이해가 됩니다. 기자님 글은 침팬지와 보노보를 언급하셨는데, 여기서 보노보를 언급한 것은 분명 feminism의 옹호 글입니다. 여성이 우위에 섰을 때 사회가 평화롭다는 주장의 근거로 페미니스트들이 대는 것이 보노보이고 또한 이글의 내용도 결국 그렇게 읽혀집니다. 그리고 이런 이유때문에 지금 이 글이 잘못된 논리전개라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rust belt"가 "murder belt"가 되는 가장 기본적인 원인은 "할 일이 없기 때문"이라는 경제적인 이유란 지적 맞을 겁니다. "경제적 쇠락"이 "남자들의 공격성을 부추긴다"는 것도 맞을 가능성이 크겠지만, 그것은 feminism이 말하는 보노보와 및 페미니즘과는 아무 연관이 없는겁니다. "경제적 쇠락"이 사회전체를 불안하게 한다는 것이 의도였다면, 남자도 여자도 모두 희생자가 된다"는 전개가 바람직했었고, 남자들은 이렇게, 여자들은 이렇게 희생자가 되고 있다는 전개가 맞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페미니스트 주장을 인용해 경제침체가 남자의 분노를 부추겨 살인사건비율이 높아진다는 구조는 결국은 옳은 말이라 하더라도, 여성우위 페미니즘과 경제상 어려움과 불안한 치안 상황을 뒤섞어 놓은, 기자답지 않은 논리상 덜 성숙한 진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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