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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감을 하며
[2530호] 2018.10.29

솔로몬과 잠비아

정장열  편집장 

이번주 커버스토리를 읽으면서 13년 전 주간조선 창간 37주년 기념호 커버스토리를 쓰기 위해 남태평양 솔로몬제도를 방문했을 때가 생각났습니다. 2박3일에 걸쳐 비행기를 두 번씩 갈아타고 간 그 낯선 땅에서 제가 눈으로, 가슴으로 마주한 것이 이번주 ‘잠비아의 기적’을 다룬 커버스토리에서도 그대로 묻어나 있습니다. 바로 인간의 의지와 선함, 그리고 희망 같은 것들입니다.
   
   당시 솔로몬제도를 찾은 것은 한국의 이건산업이 일구는 세계적인 조림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당시 이건산업은 솔로몬제도의 뉴조지아섬에 여의도 면적의 90배에 이르는 2만6000㏊(8000만평)의 땅을 사서 나무를 심고 있었습니다. 미래를 위한 대단한 투자였고, 잠재적 부가가치 역시 막대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 역사(役事)의 현장에서 제가 가장 눈여겨본 것은 돈으로 환산하기 힘든 인간의 의지였습니다. 뉴조지아섬은 솔로몬제도의 수도 호니아라가 있는 주도에서도 배와 비행기를 타고 8시간 가까이 가야 하는 오지 중의 오지입니다. 원주민들의 움막집 외에는 배를 댈 부두조차 없는 밀림지대입니다. 그 섬에서 3박4일간 먹고 자면서 인간의 의지가 일궈내는 힘을 실감했습니다. 그곳 ‘캠프 아라라’의 이건산업 직원 5명은 원주민들과 함께 그야말로 무에서 유를 일구고 있더군요. 허벅지까지 빠지는 진흙탕에 길을 내기 위해 나무를 베어 나르고, 배를 댈 부두를 만들고, 발전기를 들여와 전기를 생산해내고 있었습니다. 경비행기에서 내려다보면 거대한 녹색 섬에 이리저리 황톳빛 가는 선이 그어져 있었는데 그것이 10년간 밀림 속에 개척한 임도라고 했습니다. 그 길의 총길이가 200㎞가 넘는다는 말에 놀랐던 기억이 아직도 납니다.
   
   제가 아직도 잊지 못하는 건 그곳 사람들의 목소리입니다. 그곳 원주민들은 모이면 노래를 부릅니다. 그것도 천상의 화음으로 말입니다. 한 번도 입을 맞춰보지 않은 노래지만 그들은 그 어느 합창단보다 훌륭하게 화음을 만들어냅니다. 솔로몬 사람들의 타고난 재능이라고 하더군요. 그 선한 사람들은 밀림에 들어와 건물을 짓고, 치료를 해주고, 월급을 주는 한국 사람들을 그야말로 선한 눈망울로 대했습니다. “이건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감사의 뜻을 표하곤 했습니다.
   
   그 희망의 땅이 13년 동안 어떻게 변했을지 궁금해 당시 솔로몬 총책임자로 있던 권주혁 전 사장께 전화를 드려봤습니다. 이미 이건산업을 떠났지만 권 사장은 그곳 사정을 소상하게 알고 있더군요. 권 사장에 따르면, 그곳에 조림했던 유칼립투스 나무는 예상대로 무럭무럭 자라 이건산업뿐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기쁨을 안겨줬다고 합니다. 그 밀림 속 마을도 대규모 합판 공장이 들어서는 등 규모가 훨씬 커졌고, 한국인 직원들의 숫자도 늘었다고 하더군요. 제가 당시 기념 식수한 열대나무의 키가 얼마나 커졌을지가 문뜩 궁금해졌습니다.
   
   이번에 소개한 아프리카 잠비아의 카사리아 에코시티도 인간의 의지와 선함을 먹으면서 희망을 키워갈 것으로 믿습니다. 그곳을 일구고 있는 황창연 신부의 인터뷰 내용 중 마음에 와닿는 대목이 있었습니다. “제가 잘나서 되는 일이 아닙니다. 큰 그림에 내가 얼떨결에 앞에 서서 가는 것뿐입니다.”
   
   독자님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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