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공산당 권력구조는 피라미드 모양으로 돼 있다. 14억 인민을 리드할 유일 정당이라는 헌법적 권리를 부여받은 중국공산당 당원 숫자는 2017년 말 현재 8956만여명이다. 중국 사람들 가운데 6.5% 정도가 중국공산당원이다.

세계 최대의 거대정당인 중국공산당의 핵심 지도부는 25명의 정치국원들이다. 정치국원들은 국가와 당의 현안이 있을 때 수시로 모여 회의를 한다. 이 가운데에서도 시진핑(習近平) 당 총서기를 비롯한 7명의 정치국 상무위원들은 베이징(北京) 중심부인 중남해(中南海) 일대에 함께 거주하면서 언제든 국가와 당의 현안에 관한 회의를 소집한다.

중국공산당은 ‘중국 최고의 엘리트들이 모인 집단’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대체로 중·고교를 다니는 동안 공부 잘하고, 인간관계 좋고, 사회봉사에 적극적인 학생들 가운데에서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단원들이 선발되고, 이 공청단원들 가운데 만 18세가 넘으면 중국공산당 입당 자격이 주어진다.

중국공산당은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인 1978년 12월 18일에 열린 제11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11기3중전회)에서 덩샤오핑(鄧小平)의 주도로 개혁개방을 시작한 이래 빠른 속도로 당원수를 늘려와서 현재 당원수 1억명에 가까운 세계 최대 정당이 됐다. 중국공산당은 덩샤오핑의 주도로 개혁개방을 시작한 이래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빠른 속도의 경제발전을 해왔다. 그런 발전속도에 적응하기 위해 핵심 지도부뿐만 아니라 거의 대부분 당원들이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일본식 벤쿄가이(勉强會) 형식의 ‘집체학습’을 끊임없이 해왔다. 국내외 전문가를 초빙해서 하는 집체학습의 내용은 개혁개방 초기에는 경제학 원론 수준이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현대경제학의 체계,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빅데이터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에까지 논의가 깊어지고 있다.

물론 정치적인 과목이나 헌법, 합법적인 반부패 활동에 대한 토론도 집체학습에 포함돼 있다. 중국공산당의 집체학습은 링다오(領導)들이 솔선수범한다는 원칙 아래 진행되고 있다. ‘개혁개방의 설계사’로 평가되는 덩샤오핑 역시 밀턴 프리드먼을 비롯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와 재미 중국인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들을 초청해서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핵심 25명으로 구성된 정치국의 집체학습은 그 내용이 전 인민에게 공개된다. 또 ‘학습시보’라는 신문을 통해 중국공산당원들의 학습의욕을 자극하는 교재로도 활용된다.

지난 12월 13일 중국공산당 정치국원들은 제11차 집체학습을 실시했다. 지난해 10월 제19차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정치국원 25명이 한 달에 한 번꼴로 집체학습을 하는 중이다. 2012년 제18차 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정치국원들은 지난 5년간 모두 43차례의 집체학습을 했다. 최근의 중국공산당 정치국 집체학습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국가전략’을 논의하면서 시진핑은 이런 당부를 했다.

“빅데이터는 정보화의 새로운 발전단계에서 출현한 것이다. 빅데이터를 구현하려면 빅데이터 기술산업의 새로운 혁신이 필요하다. 관건은 디지털 경제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국가 거버넌스의 현대화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된다.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민생을 개선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데이터의 획득과 분석, 운용, 당 간부들의 공작 수준도 높일 수 있다.”

지난 12월 1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개혁개방 40주년 기념식에 시진핑 주석을 비롯한 중국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서열순으로 입장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지난 12월 1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개혁개방 40주년 기념식에 시진핑 주석을 비롯한 중국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서열순으로 입장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시진핑은 경제 시스템의 현대화 집체학습에 나가서는 이런 당부를 했다.

“강한 국가가 되려면 무엇보다도 경제시스템이 현대화되어야 한다. 현대화된 경제시스템을 갖추어야 국제사회에서 현대화된 발전조류에 순응할 수 있고 국제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 우리가 건설하려는 현대화된 사회주의 강국의 꿈도 현대화된 경제체제를 갖추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현대화된 경제체제의 빠른 건설만이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건설하려는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게 해줄 것이다.”

시진핑은 지난 10월 31일에 있었던 ‘인공지능 발전의 현상과 추세’라는 집체학습에 나가서는 이런 인사말도 했다.

“인공지능은 새로운 과학기술혁명과 산업혁명의 중요한 구동역량이다. 새로운 제너레이션의 인공지능을 갖추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는 우리 중국이 과학기술혁명과 산업혁명의 기회를 잡느냐 못 잡느냐는 운명이 걸린 전략적 문제이다. 새로운 세대의 인공지능을 발전시키는 데 대해 심각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 경제사회의 발전과 인공지능의 건강한 발전을 어떻게 융합시키느냐에 대해서도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한다.”

현 정치국원 25명을 이끄는 시진핑 당 총서기와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각각 중국 최고의 대학으로 평가받는 칭화(淸華)대와 베이징대에서 각각 법학 박사와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들 외에 정치국원 25명 중 30%에 가까운 7명이 박사학위 소지자다. 56%에 해당하는 14명이 석사학위 소지자이고, 나머지 모두가 대학 학력 소지자들이다. 이 가운데 중국공산당의 브레인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왕후닝(王滬寧)은 미 아이오와대학과 UCLA에서 방문학자로 연구한 경력이 있고, 경제를 전담하는 류허(劉鶴) 부총리는 미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공공관리학 석사 소지자이다. 외교담당 정치국원인 양제츠(楊潔篪)는 난징(南京)대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획득했다.

중국공산당은 40년 전 개혁개방을 시작한 이래 ‘교육을 통해 국가를 재건한다’는 목표 아래 정치체제는 사회주의 체제이면서도 교육에서만큼은 철저한 경쟁을 통해 인재를 선발한다는 원칙을 지켜왔다. 지난해부터는 시진핑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주도하는 ‘쌍일류(雙一流)’ 계획에 따라 중국 내 100개의 대학과 그 대학 내 100개의 학과를 대부분 세계 100위권 대학과 학과 대열에 진입시킨다는 의욕적인 교육혁명 계획을 추진 중이다.

박승준 아시아리스크모니터 중국전략분석가 전 조선일보 베이징·홍콩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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